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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보석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 말했다. 검은 피부와 반짝이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봐서 ‘흑진주’ 정도로 불러주고 싶다. 브랜드 가구업계에서는 유일한 6년차 대리급 디자이너 김주혁. 2002년 월드컵 전후는 유난히 가구업계가 어려운 때였다.
 
회사가 어려워지자 이직률도 높아졌고, 인원을 보충하지 않은 곳도 있었다. 이래저래 당시의 동년배들은 업계를 떠났고 그만 남겨졌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저보다 5~6살 많은 타사의 과장 또는 팀장급들과의 경쟁이었다. 부족한 점이 많기에 항상 내 손과 발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한눈을 팔 수 없게 하는 기폭제였다.” 

Image_View의욕과 패기를 앞세우는 신입시절을 보내고, 다듬어져 농익은 노하우를 토대로 한창 업무에 빛을 발할 때가 현재 그의 경륜이다. 올해 하반기 신제품으로 선보인 그의 가구는 빛을 냈다.
소재로 인해 실제로도 영롱한 빛을 낼뿐만 아니라, 잘 팔리는 상품으로도 후광을 내고 있다.
지난 초여름, 동대문으로 재료를 구하러 간다는 그와의 짧은 대화.
신제품 Jewelry(쥬얼리)는 광채가 찬란하기로 유명한 스와롭스키 크리스털과 할로겐 실크스크린 공법을 통한 반짝임이 특징인 가구다. 중후한 오리엔탈리즘을 베이스로 하되, 크리스털 소재를 사용해 신혼가구의 화사함도 안고 있다.
모던스타일에 기초하는 젠과 미니멀 스타일에 이어, 장식성이 강조되는 지금의 트렌드를 반영한 결과물이다. 품평회에서 호평을 받은 쥬얼리는 이번 하반기 주력 상품으로 선정돼 본 생산에 들어간 상태다.

에몬스가구에서 김주혁 대리는 신혼상품개발을 전담하고 있다. 에몬스가구가 혼수가구 전문회사라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그의 역할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불경기 속에서도 에몬스의 영업실적이 청신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을 보면, 그는 중책을 다하고 있는 듯 싶다.
 
에몬스가구는 타 회사와 달리 구상에서 완성까지 그 제품에 대해서는 1인이 전담하는 체제다. 작업과정 중 윗선의 허락을 받아야할 결제는 없다. 보고만 있을 뿐이며, 책임은 판매율에서 묻는다. 창의력이 무한대로 펼쳐질 수 있는 멍석을 깔아주는 것이며, 실제로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는 근무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다.   
Image_View“공동(팀)작업이 아닌 개인작업은 좋은 가구를 완성하는데 이점이 더 많다. 디자인은 순수예술(디자이너의 감성)과 상업성 두 요소를 충족시켜야하는데, 그 절충점을 찾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확고한 절충점을 찾게 되면 개인의 디자인 고유성이 형성되고, 결과적으로 차별화된 디자인력을 인정받는 회사가 된다.
이것은 쓰러지고 다시 일어서는 일련의 과정을 혼자서 반복하는 사이 자연스럽게 쌓이는 것 같다.”

그가 말한 절충점이란 “독창성이 있으면서도, 누구나 봐도 예뻐 사람들이 몰리는 디자인”이다.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는 최정상급 스타 디자이너들의 굿디자인(Good design)을 떠올리게 한다. 에몬스가구가 대량생산체제며 자기 색이 강한 디자인 가구 회사들과 비교해서 불특정다수가 소비자임을 볼 때, 이 회사가 가야할 길을 바르게 응시하고 있는 것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그는 후배들에게 ‘돈 되는 가구를 만들라’고 조언한다. 돈 되는 가구는 잘 나가는 가구며, 디자인을 잘 해야 잘 나간다는 논리다. 산업사회에서 만들어진 디자인이라는 작업이 얼마나 합리적이고 냉철하며, 이성적이어야 하는지 그간 자력에 의해 얻은 그의 교훈에서는 성실한 땀 냄새가 난다.

장영남 기자 chang@wood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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