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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내 대형서점에서 목조주택 실무지침서로 가장 높은 도서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다는 책이 있다.

이 책의 제목은 ‘현장을 위주로 한 목조주택 시공실무(HOUSE FRAMING)’.
그동안 이 책을 접한 많은 사람들은 ‘미사어구나 그럴듯한 사진으로 포장된 보편적인 지침서와 다르다’,
‘현장에서 필요했던 궁금증 하나하나를 잘 꼬집고 있다’는 평을 한다.
20여년이 다 되어갈 우리나라 목조주택 건축역사 속에서 계속된 전문 서적의 갈급함을 이 책 한권으로 씻어내고 있는
저자 최현기 씨를 만났다.

‘목조주택 시공실무’의 저자 최현기(39세)씨는 현재 주택문화센터에서 목조주택의 이론교육과 모형제작의 실무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전공과는 막연한 목조건축의 길을 시작한 때가 1995년 즈음이다.”

최 씨는 볼링, 스키, 수영, 골프 등 부유층 스포츠로 대중화되지 못할 것 같았던 종목들이 불과 몇 년 새 서민운동으로 자리매김한 사례를 눈여겨봤다. 이를 통해 향후 가능성 있는 아이템을 찾던 중 케이블로 전해온 미국 부유층 목조주택의 전경이 그에게 ‘해답’을 준 것이다.
이렇게 10여년 이전부터 시작된 최 씨의 목조건축에 대한 끊임없는 교육과 정보의 수집에 대한 욕심은 어느새 그를 이 분야에서의 전문가로 자리매김시켰다.

이 분야에 마땅한 교육시설 하나 없던 당시에 목조건축의 실무를 배우기 위해서는 전국 각지의 현장을 두루 찾아다닐 수밖에 없었다. 한때 영업이 목적이던 친구에게 부탁해 강원도 구석구석 목조주택 현장을 찾아다니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던 그는 특히 거친 사람들과 술자리와 기약 없이 계속되는 허드렛일이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는 추억이라고 고백한다.

아이엠에프가 한참일 때, 지방의 한 목조주택자재 유통·판매업체를 지인으로부터 소개받고 찾아갔다. 제법 큰 규모로 운영되던 업체인 만큼 자재구입을 위해 방문한 건축업자로부터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또 그 역시 목조주택 이론과 실무에 관한 영문 원서를 참고해 지식을 축적하면서 때로는 건축업자들에게 이론적 설명을 곁들이다보면 주위의 반응이 꽤 좋았다는 기억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목조주택 건축현장에서 개인의 능력평가는 여전히 나이와 현장경험이라는 숫자가 지배하고 있었다.

그에게 있어 목조주택의 현장경험은 대단히 자극적이었다. 설계도면이 어렵다고 판단될 때는 시공자가 문외한 건축주를 설득해 설계변경을 일삼는 일이 비일비재 했다. 그러면 건축주는 그 집의 하자를 우려해 짧은 시간에 처분하거나 새 집으로 이동한다는 것이다.

“당시에는 대부분 현장이 비슷한 조건이었습니다. 현재의 상황은 제 스스로 어쩔수 없었기 때문에 ‘내 것만은 꼭 원리원칙대로 하자’는 약속을 스스로에게 했습니다.”
이렇게 그는 현장에서 맡은 부분에서는 늘 원리원칙을 지켜나갔다. 현장에서의 궁금증에 대해 그의 이러한 해석이 정답이 되는 순간이 늘어나자 동료들도 점차 이론과 원리원칙을 고집하는 그를 인정하기 시작했다.

‘현장을 위주로 한 목조주택 시공실무’ 책자가 지극히 현장의 냄새를 풍겨냈던 이유가 모두 이러한 배경에 있다. 저자 최현기 씨의 목조주택에 대한 지식과 정보의 대부분은 현장에서의 경험과 전문서적에서의 이론이 정립된 결과물이다.

작업이나 식사중일 때를 막론하고, 바닥 장판에까지 구심점을 메모하던 그의 습관과 그림으로 형상화된 다양한 현장의 모습들이 고스란히 이 책에 담겨있는 것이다. 그는 또 책을 통해 난무하고 있던 목조주택 용어의 정립을 고집하기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목수가 보는 입장의 실무지침서. 6년간 기록한 사진, 메모, 과정의 총 정리.”
그는 자신의 책을 스스로 이렇게 평가했다.
이밖에도 최 씨는 이론수업과 함께 시공현장에서의 괴리감을 줄이기 위해 현장실무에 버금가는 목조주택의 모형수업을 위한 목조주택 모형을 제작·판매하고 있다. 또 물량산출계산기를 개발·보급해왔다.

최현기 씨는 현재 “데크에 관한 서적의 출판과 함께 구조계산시공/목조주택용 프로그램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 같은 이론적인 지식의 정립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건축 재료의 낭비를 줄이고 목조주택의 가격을 저렴하게 유지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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