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_View조훈상 디자이너가 제작한 가구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불과 몇 개월 사이다. 인사동에서 개최한 작은 전시회에서부터 세인들의 관심은 주목되기 시작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인의 정서에 맞는 독창적인 한국가구 스타일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그 방법론은 서구화된 우리의 생활가구에 한국전통의 요소를 조화시킨 전통가구의 재해석이었다.


사실 전통의 재해석은 전통이라는 단어가 가진 어감만큼이나 고루하다. 툭툭 털면 먼지라도 한 움큼 나와 적막한 대기 속을 주책없이 부유할 것 같다. 전통의 재해석 작업은 그만큼 오래 전부터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디자이너에 의해 연구되고 시도돼 왔다. 그러함에도 매번 전통의 재해석 결과물에 새롭고도 신선한 시선을 던지는 것은 아직 우리의 전통이 올바르게 계승되고 있지 못한 탓일 것이다.

Image_View

더딘 느티나무 공방을 운영하면서 몇 개 대학의 강단에 서고 있는 조훈상 디자이너는 소위 올곧이 한길을 걷는 ‘장이’의 기질을 갖고 태어난 듯 하다. 그는 지난해 10월 ‘묵묵히, 오롯이’라는 주제로 조선시대 사랑방에서 사용되던 가구를 모티브로 한 서재가구를 선보였다. 

이 순간은 약 15여 년 동안 가구산업에서 단련한 노하우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어려서부터 손재주가 많아 만드는 것을 좋아한 그는 디자인학과에 재차 입학하고 국내의 유명한 종합가구회사에서만 13년을 근무했다. 후에는 전통공예 소목부문의 제작기법을 익히고자 관련 기관에서 3여 년간의 과정을 수료함으로써 현대와 전통 목재가구의 디자인을 조화시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Image_View그렇게 처음 세상에 내보인 가구가 대중에게 호평은 받은 것은 현대인의 정서에 저촉되지 않으면서 우리네 전통을 자연스럽게 접목시킨 ‘독창적인 한국가구 스타일’인 이유에서다.

조훈상 작가의 전통의 재해석 작업은 일단 연대적으로 조선시대에 국한하지 않는다. 그리고 현대가구에 활용 가능한 전통의 요소들을 가져와 늘 봐왔던 것 같은 한국적 정서를 표현하는 것이다.

이번 서재 시리즈는 컨템포러리한 기능에 사랑방 가구에서 추구했던 겉치레 없는 소박하고 안정된 내면 분위기를 기본으로 했다. 형태는 쾌적한 면 분할과 비례, 단정한 선을 가져오고 구조적으로는 단순하고 가느다란 골재와 층 널로 완성했다. 재료는 사랑방 가구에 주요 자재로 쓰였던 낙동(烙桐; 오동나무 원목을 인두로 지지고 수세미로 문질러 질감을 표현)법을 현대 제작방법으로 재현했으며, 마감 칠은 목리의 아름다움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옻의 접칠 도장기법을 사용했다.

차기작으로는 화려한 안방가구를 제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교칠(생 옻, 안료, 두부 등을 섞어 색과 문양을 표현)법을 다양한 방법으로 응용해보고 있다. 그는 1인용 소반 상판에 블루를 배경으로 노란 식물 패턴이 들어간 연구 중의 제품을 보여준다.

“파란 색으로 먼저 칠하고 굳기 전에 식물패턴을 그린 것입니다. 파인 그 부분에 다시 노란색을 올려 음각기법처럼 나타낸 것이지요. 여기에 금박이나 자개 등을 접목해 과거보다 화려한 가구로 제작해볼 생각입니다.”

이는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조훈상 디자이너 아내의 의견을 반영한 것으로, 최근 인테리어 트렌드로 부각되고 있는 럭셔리, 로맨틱 스타일과도 잘 어울려 보인다.

조훈상 작가가 전통가구 재해석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꽤 오래전의 일이다. 고급가구 시장이 해외 브랜드에게 내주고 있는 상황에서 수입 가구를 대체할만한 우리만의 한국가구를 만들고 싶었다. 기술이나 디자인력 등에서 우리보다 월등히 앞서있는 그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으로 한국의 전통을 생각했다.        

Image_View

하나하나 따스한 장인의 손길을 거쳐 완성되는 전통가구의 멋은 현대가구 속에 녹아든 조훈상 디자이너의 가구에서도 온전히 읽혀진다. 그의 가구에는 우리네 선조들이 중시한 장인정신이 서려있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인의 정서를 가지고 서양가구와는 다른 가구<

저작권자 © 한국목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