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_View향년 73세의 원정수 교수. 한국건축학회 참여이사. (주)간삼파트너스 고문. 인하대학교 건축공학과 명예교수. 건축과 반세기를 함께했던 선생의 풍부한 경험처럼 그를 부르는 이름도 한두 가지 아니었다.

지난 1월초 고려대학교 창의관에서 선생과의 첫 만남이 있었다. 건축실무에 입문하는 한국건축가학교(SAKIA) 학생들에게 교장으로서가 아닌 건축 선배로서 1시간 남짓한 강의를 선 채로 진행하던 그의 열정이 아직 생생하다.

근대와 현대를 아우르는 또 국내와 해외의 건축역사를 망라하는 그의 강의는 우리나라의 건축학도들에게 더할 수 없는 사료로 평가받고 있음을 안 것은 후의 일이었다. 원 교수로부터 우리나라 건축역사 속에 자리 잡고 있는 목조건축분야의 작은 페이지를 엿볼 수 있었다.

자원소실로 단절된 목건축 교육

1953년부터 57년까지 서울대학교에서 건축학을 전공했었다. 민족상잔이라는 불행의 6·25전쟁 직후 도시는 폐허가 됐고 일제치하의 우민정책으로 산의 목재를 땔 깜 나무로 다 써버리기에 급급했던 터라 산림자원이란 말이 무색했을 때다. 서울 사대문안에서도 삼청동 일대를 포함해 나무를 좀처럼 찾기 힘들었으니 이를 ‘쓸 자재’로 생각하는 일 조차 힘겨웠다.

당시 도시 재건을 위해서 사용된 건축 재료로는 시멘트 1포를 잘 배합해 벽돌 2~300여장 만드는 기술이나 남미에서인가 진흙벽돌을 일부 수입·보급 받아 사용하던 기억이 있다.
이 같은 배경 속에서 목재는 건축의 재료로 쓰고 싶어도 쓰지 못할 재료였고 학계의 무지 속에서 목조건축에 대한 교육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었다.

콘크리트 모더니즘 시대의 탈피

우리나라의 건축은 일제치하와 6·25전쟁을 거치며 그 기본이 될 목조건축을 포기한 채 콘크리트와 철재를 주재료로 사용하는 건축의 모더니즘 시대를 맞이했다.

특히 이러한 역사적 배경과 함께 목조건축이 우리민족에게 주는 느낌은 치욕을 기억하게 하는 일본의 목조건축 구조와 함께 우리에게 목재바닥과 천장역시 ‘하찮은 것’으로 멸시됐다. 이후 점차 벽돌을 이용한 노출인테리어가 각광을 받았다. 결국 우리 건축에서 목재는 대청마루와 대들보, 우물마루 정도에 그칠 뿐이었다.

반면 일본은 지진과 화재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캐나다와 스칸디나비아의 주택문화가 공유된 유럽식 주택문화를 받아들이며 ‘따뜻함’을 대표로하는 산업주택을 발전시켰다. 주택의 90% 이상의 목조주택 문화를 받아들였다. 더욱이 일본의 목조주택은 전통건축의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자연스럽게 잇는 가교로써 전통을 현대미로 승화시키고 있다.

일본 건축계의 거장 요시무라 준도, 무라노 도고 등이 이 분야의 대표적 인물로써 이러한 건축물을 흔히 ‘목재에 혼을 담아낸다’하여 ‘고노고고로(このこころ)’라 부르고 있다. 일본 내에서는 이처럼 젊은 전통을 계승하는 현대건축가가 지금도 많은 활동을 보이고 있다.

과거를 현대에 부활시키는 작업

우리나라의 초기의 목조건축물은 1970년 초 판교의 K모씨 회장 댁 주택을 시작으로 한양 골프장의 클럽하우스, 강릉 오죽헌의 신사임당 전시관 등에 구조재가 아닌 인테리어 재료 또는 기타 재료 등으로 목재가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후 서양건축의 2×4 건축양식의 도입으로 이어졌지만, 목재를 사용한 건축의 전성기라 칭하기에 아직도 이르다. 또 이러한 현대 건축은 농촌주택의 부조리와 펜션 주택의 디자인 부조화 등의 문제를 낳고 있다. 최근에 들어 목재가 건축의 재료로써 살아나고 있지만, 여전히 제대로 된 목조건축의 길은 멀기만 하다.

4천년 간 우리민족과 건축의 뿌리이며 공간의 소재가 된 20세기의 전통건축을 다룰만한 선도적 건축가를 지금당장 찾아볼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또 이러한 인물들의 가치를 우리는 모르고 있다.

목조건축의 경쟁력과 미래

목조건축은 단순히 한옥의 재현이 아닌 집성 재료와 무늬목 등 다양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또 목조건축 기술도 다양하게 발달하고 있으며 내화 및 구조성능에 관한 법률도 실용적으로 개정되고 있다.

반면 목조건축의 설계분야에 대해서는 신뢰도 자신도 없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시공위주로 성장된 기성 건축가들에게 목조건축 설계분야는 아직 백지상태와도 같다. 이러한 현실에 우리나라의 목조건축 시장이 외국의 홈디포, 이케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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