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경 8~12cm, 길이 7.4m의 갓 벌채해 수분이 많은 푸른 맹종죽재가 특수 제작한 고열처리기에 들어가서 나흘 정도 지나자 갈색으로 변하면서 갈라짐도 없이 수분 함유량이 5% 수준의 아주 단단하고 완전 건조된 고열처리 맹종죽재로 탄생한다.

고열처리 후 완전 건조된 갈색의 맹종죽재 및 시제품(울타리, 대나무조명)

㈜에이치티 주관으로 ‘고열처리 맹종죽재 및 부산물의 고부가가치화 기술 개발(2023~2025)’을 위해 강원대, 휴인(주), 하청농협와 함께 산림청 산림과학기술 R&D 지원받아 연구를 추진 중이다.

우리나라의 대나무림 면적은 약 22,998ha이며, 산림 면적의 약 0.36%를 차지하고 있다. 전남이 36%, 경남이 33%로 죽림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거제지역은 맹종죽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4~5년의 짧은 수확 주기를 지닌 대나무는 목재의 대체자원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중국과 일본은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대나무는 형성층이 없고 관다발이 산재되어 있어 분류학적으로는 벼과의 초본류로 분류되지만, 키가 크고(교목) 단단하고(중밀도) 주요 화학성분이 목재와 거의 같아 재료적 측면에서는 목본류로 간주된다. 대나무는 풀과 나무의 장점을 두루 가진 진화된 식물이다.

과거 대나무는 생활용품, 농·어업용 자재, 조경소재, 식·약용 원료, 건강식 재료 등으로‘살아있는 금밭(生金田)’으로 불리만큼 귀중하게 이용되어 왔다. 오늘날에는 경제적・사회적 생활여건의 변화와 더불어 플라스틱이나 철제의 등장과 값싼 수입 죽제품으로 국내 대나무 관련 산업은 심각한 위기에 빠져있다. 또한 식생활 변화에 따라 죽순을 먹는 사람은 줄어 들고, 대나무를 수확하는데 인건비는 급상승하고 일할 사람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왕대나 솜대보다 육질이 두껍고 물러 죽세공에 부적당한 맹종죽은 죽순이나 대나무숯 등의 원료로만 일부 활용되고 있다. 맹종죽이 재배된 거제, 남해, 진주 등 맹종죽 주산지는 수입 죽순 증대와 젊은 층의 기호도 감소 등으로 최근 죽순 생산도 어렵다. 이로 인해 죽림은 직경이 가는 소경죽으로 빽빽해져 가고, 나무가 자라는 숲으로까지 침입·확산하며, 노령화, 저온피해, 적설피해 등으로 덤불숲처럼 변하여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다.

맹종죽재는 겉과 속의 밀도차로 인해 대기 중에서 건조되면서 갈라지기 쉽고, 줄기에 전분이 많아 곰팡이와 벌레가 쉽게 공격한다. 갈라지지 않고 곰팡이나 벌레를 차단하는 기술 개발은 매우 중요하다. 고열처리 전문기업 ㈜에이치티는 고열처리(120~180℃) 기술을 대경(大徑)·장축(長軸)의 원통상 맹종죽재에 적용하여 갈라짐 현상이 없고 완전 건조된 고품질 맹종죽재의 대량생산 기반을 구축하였다. 목재시설물 전문기업 휴인(주)은 고열처리 맹종죽재를 활용한 건축재 및 조경시설재 적용 모델화 시스템 및 디자인 성능 개선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강원대학교 박세영 교수팀은 죽재 생산 시 버려지는 부산물(끝대, 가지, 잎, 묵은대)의 식물 비료 이용을 위해 재(ash) 성분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있으며, 고열처리 맹종죽재의 야외 장기 내구성 평가를 위한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거제시 하청농협은 죽재를 생산할 경우 약 43%(중량 기준)에 달하며 그간 죽림 내에 버려져 왔던 맹종죽재 부산물을 재(회분)로 만들기 위해 대형 소각장치를 구축하고 본격적인 가동 준비를 하고 있다.

맹종죽재 부산물(묵은대, 끝대, 가지, 잎) 및 맹종죽재
맹종죽재 부산물(묵은대, 끝대, 가지, 잎) 및 맹종죽재

이런 일련의 연구는 향후 국내 최초의 죽재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밑받침이 될 고부가 이용 기술 연구의 추진이라는데 큰 의의가 있다. 본 산림청 R&D 지원사업의 1차년도 연구 결과는 8월 25일 킨텍스에서 개최된 목재산업박람회에서 발표되었고 시제품 전시회도 함께 이루어졌다.

2023년 대한민국 목재산업박람회 부스 B20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
2023년 대한민국 목재산업박람회 부스 B20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

㈜에이치티 김경중 대표는 “산림청 R&D 지원사업을 통해 확립한 맹종죽재의 고열처리 대량생산 기술과 고부가 제품화 기술을 기반으로 지자체와 협력하여 국내 최초의 죽재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고자 한다. 죽재산업단지 조성은 맹종죽림의 선순환 경영을 통해 탄소중립 경제에 기여하고 맹종죽 생산농가의 소득을 증대시키고 기술보유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고 농촌지역의 일자리 창출에 매우 중요합니다. 죽재산업단지 조성을 위해 기반 연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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