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_View“쉽게 들어오니 쉽게 나가지….”

한 목재유통업체 사장이 한숨쉬며 하는 말이다. 목재유통시장이 한탕주의 내지 돈놓고 돈먹기하는 노름판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푸념을 늘어놓은 뒤 뱉은 한마디엔 목재업계가 당면한 고민거리가 그대로 스며있다. 동종업체의 한 간부 역시 비슷한 하소연을 한다.

“사무실 한 칸 없이 그야말로 명함 한 장만 파서 들이밀고 다니는 사람들 때문에 목재바닥이 이 지경이 됐다”며 “최소한 목재업에 한번 발을 들여놓으면 쉽게 못 빼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목재사업에 진출 할 때 신고제가 아닌 허가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라던가, 일정 규모의 자본을 갖춰야 한다든가, 업주의 기존 행적(?)에 대해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는 등의 다소 황당한 주장까지…. 뭔가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끓는다.

업체를 찾아다니며 이런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별의 별 생각들을 접할 수 있다. 그만큼 기존 업계의 속칭 ‘뜨내기’들에 대한 피해의식과 속앓이가 크다는 반증이리라.

이즈음에서 ‘그 뜨내기들을 탓하기 전에 우리 자신을 먼저 돌아봐야 한다’는 진부한 소릴 하지 않을 수 없다. 가칭 ‘한국목재협회’ 하나 결성할 응집력도 없이 서로가 서로를 협력자나 동반자가 아니라 밟아 이겨야 할 경쟁자로만 보는 분위기가 지속되는 한, 목재유통시장은 끊임없이 뜨내기들의 한탕주의에 짓밟히는 놀음판 신세를 벗어나지 못할런지도 모른다.

“이런 꼴 보기싫어서라도 이제 슬슬 뭉쳐보자는 사고 개혁의 오기가 기존 업체들 사이에 생긴다면 그 뜨내기들이 목재업계에 남긴 유일한 업적이 될 것”이라는 한 경영인의 농담이 농담처럼 들리지 않는 건 기자만의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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