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값이 배럴당 100달러에 이를 것이다”라고 했다면 예전에는 황당한 것으로 간주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럴 수도 있다고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세계경제가 바야흐로 고비용 경제로 들어서고 경제운용이 점점 어려워진다는 얘기다. 원유값 상승은 국가경쟁력에 큰 타격을 줄 것임은 자명한 것이고 목재업계 입장에서 보면 두 가지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석유자원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가격상승으로 목재사용이 상대적으로 많아질 것이다. 또 목재수입국들은 운송비 상승으로 상대적으로 매우 높은 가격으로 목재를 구입하게 될 것이다.

이제 목재자원확보는 그 나라의 경쟁력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매우 비약적인 가정이지만 우리는 아직도 대부분의 목재를 수입하기 때문에 수입목재의 가격상승은 근본적으로 국내 생산기반을 무너뜨릴 위기를 맞을 것이다.

교육정책과 마찬가지로 목재정책도 백년대계를 필요로 한다. 현 목재자원은 우리가 쓰기에 턱없이 부족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미래가 보장돼 있을까. 보장은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현재 우리의 산림이 어떤 상태에 놓여 있는지 진단하고 대책을 수립하는 것만이 답답하지만 미래의 희망을 조금이라도 가지게 할 것이다. 푸르고 빽빽한 산림을 자랑할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잘 가꾸고 있다는 것을 자랑하는 문화가 절박하다. 건강한 나무는 베어서 천년을 버티어낼 건축에 쓰여 소중한 문화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또 목재산업의 소재가 되어 국민 경제에도 일조를 해야 한다. 

간벌 또는 숲가꾸는 예산은 턱없이 부족해 심어놓고 방치한다는 표현이 어울릴 듯 싶다. 나무의 입장에서는 기아상태에 있다. 국가정책에서 산림예산은 제일 뒷전이고 아직까지도 산림예산은 늘어날 기미가 없다. 우리의 산은 병원도 없고 보험도 없다.

지속가능한 목재자원경영은 세계 어느 나라나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탄소배출권을 굳이 들먹이지 않아도 65%나 되는 산림을 적극적으로 경영하지 못함은 교육정책이 오락가락하는 것보다 훨씬 안타깝다. 사공이 많아 갈팡질팡하는 교육정책에 전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일부 몇몇 사람만이 목재자원확보에 관심을 두고 걱정한다.

산림을 건강하게 하려면 목재를 생산해야 함을 전제로 가능해 진다. 산림을 보전하는 것이 산을 그대로 지켜간다는 것으로 이해한다면 더 이상 임업은 없다.

어류양식장에서 치어에게 먹이를 주어 키운다. 점점 자라난 물고기는 더 많은 먹이와 더 넓은 장소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방치하면 굶어 죽거나 서로 부딪혀 생긴 상처에 감염으로 죽을 것이다.

우리의 산림도 방치한 양식장의 물고기가 되어가고 있다. 기아 상태다. 피부는 탄력을 잃고 있으며 뼈만 남은 앙상한 모습을 수십년 동안 보여주고 있다.

이것이 한국산림의 현주소다. 우리는 그동안 나뭇가지하나 마음대로 베지 못해 왔기 때문에 당연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헐벗은 산림을 푸른산림으로 전환한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환경론자들조차 건강한 숲과 병든 숲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산은 분명 영양실조 상태이고 죽어가고 있다. 병충해에 약해지는 원인도 곰곰이 따져 봐야 한다.

우리가 조금이라도 산에 희망을 가지려면 또한 원유가 상승에 따른 목재자원전쟁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획기적으로 가지치기와 간벌예산을 늘리는 데 앞장 서야 한다.

시나리오를 바꿔야 한다. 환경보전이 아니라 목재자원확보를 위한 강력한 정책과 예산이 준비돼야 하고 실천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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