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_View오래전 고향의 산골마을 초등학교에서 강연을 할 기회가 있었다.

내가 다닐 때만해도 제법 규모가 컸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분교까지 통폐합하고서도 전 학년이 고작 80여명밖에 안되는 벽촌의 조그만 학교가 됐지만 학생들은 농촌의 들풀만큼이나 소박하고 생기가 있어 보였으며 진지하게 바라보던 그들의 눈동자를 잊을 수 없다.

극히 평범한 이야기였지만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여러분 힘 센 사람이 길거리에서 약한 사람을 때리면 어떻게 되지요?”

학생들은 이구동성으로 “감방에 갑니다.”

“그래요, 만일 그가 올림픽의 사각 링에서 힘을 발휘했다면 아마도 올림픽메달리스트가 되어 스포츠영웅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 머리가 매우 좋은 사람이 그 지혜를 이용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었다면 어떠할까요?”

학생들은 “사기꾼요! 그리고 감옥에 갑니다.”

“그래요, 만일 그가 남달리 좋은 머리를 학문과 연구에 힘을 썼다면 아마도 인류에 커다란 공헌을 함으로써 존경과 더불어 노벨상을 받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어린 학생들에게 주변에 흔히 있을 수 있는 예를 통하여 같은 재능도 음지와 양지, 비합법과 합법. 그리고 이익의 대상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인생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해 주었다.

언제부터인가 의문이 가는 부문이 있다. 인류의 자랑 할만 한 것 중의 하나가 학습효과와 그로 인한 인류의 지적발전인데도 불구하고 학교 들어가기 전 어린아이들은 착하고 천진한데 반하여 교육이라는 긴 터널을 지나 사회에 나오면 오히려 오염되어 있는 것 같은 인상을 많이 받는다.

왜 그럴까? 인간이 공통적으로 갖는 세계의 보편적 현상일까? 아니면 우리나라만의 현상일까?          

일전에 미국에서 영업용택시를 운행하는 한 교포의 말이 생각이 난다.

“제가 미국에서 살다가 한국에서 잠시 사업을 한적 있었는데 한국의 물정을 잘 몰라서 그랬겠지만 사기를 많이 당했습니다. 그 후 미국으로 다시 돌아와 택시영업을 하는데 몸은 고되지만 피곤한 것은 못 느낍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사실 몸은 별로 고되지 않는 데에 비해 무척 피곤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운전으로 비유하면 한국에서는 세계에서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힘든 운전교습 후 면허를 취득하고나면 운전교습 받은 것은 장롱 속으로 들어가는지, 주행보다는 방어운전에 더 신경을 쓰게 되고 사고라도 나게 되면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 뭐 그런 거….”

비록 한 사람의 예지만 그의 함축된 표현에 시사하는바가 크다고 느끼는 것은 비단 나 혼자만 일까? 자문해본다.

초청인이 끝으로 강사를 성공한 젊은 사업가로 소개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돈 버는 방법(?)을 가르쳐 줘야할 의무(?)가 있었다.

여러 예를 소개하며 결론적으로 “학생 여러분 후에 돈을 벌려면 결코 부피로 벌려하지 말고 무게로 벌려고 노력하세요. 왜냐하면 부피는 끝도 한도 없습니다. 이룰 수 없는 꿈일 수도 있고 무리하면 혹은 여러분이 앞에서 답변 한 대로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무게로 벌려고 한다면 여러분의 꿈이 가치 있게 이루어질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어른 보다 더욱 또렷한 어린학생들의 눈망울과 어른 보다 더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는 초등학생들을 보면서 한 영화의 대사처럼 “재능에는 책임이 따르는 법이다”라는 말이 우리사회에도 보편적 진리가 돼야 더 나은 희망과 미래가 있지 않을까 스스로 되새김해 보았다.

benchoi@unima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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