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목재신문=윤홍지 기자]

2009년부터 ㈔한국목조건축협회에서 시행중인 ‘목조건축 5-Star 품질인증’이 제319호까지 진행 중에 있다. 최근에는 목조 공공시설물 등의 목조건축 시공컨설팅 용역과 더불어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으며 이번에는 땅끝마을 해남에서 제300호 건축물이 준공되었다.

◇ 건축 이야기, 설계 ◇

대지의 형태는 어떠한가요?

‘시선’ 이 자리한 곳은 해남군 소재지에서 조금 벗어난 시골마을 초입의 땅으로 남북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끼고 길쭉한 대지의 형태로서 조망은 남쪽이 유일하고, 동쪽에 도로를 접하고 서쪽은 가파른 산에 대나무 숲이 있습니다. 남쪽에는 단층의 오래된 건축물이 있고 북쪽에는 2층의 종교시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해당 대지에 주택을 배치할 때 중점을 둔 것이 있나요?

꽤 규모있는 마을의 초입이어서 차량의 통행량이 많은 도로를 끼고 있습니다. 도로와 가까이 건물을 배치할 수 밖에 없는 길쭉한 형태의 대지라서 거주자의 소음공해와 프라이버시 침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함과 동시에 서쪽의 숲과 대지 사이에 옹벽시공 방식과 마감재 그리고 2.5미터 높이의 옹벽과의 적정 이격거리를 감안해야 했습니다.그리고 방문자가 많은 2층 구조의 종교시설로부터 주말의 여유를 침범 당하지 않아야 하고 남쪽의 채광과 조망도 건물에 끌어들이고 싶었습니다. 도로에 슬로프가 있는 등, 대지와 접한 남쪽과 북쪽의 레벨 차이가 1미터 정도있는 관계로 건축물과 마당간의 동선 연결을 고려해서 대지의 레벨을 정리하고 주택을 배치해야 했습니다.

설계 시 주안점을 둔 사항이 있다면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요?

건축주 분의 취향을 파악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건축주가 수도권의 유명 건축가, 대형 시공사와 기천만원의 비용을 들여 설계 계약을 했었으나 끝까지 진행하지 못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건축가는 건축주의 예산과 니즈를 고려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진행하였고 시공사마저 중간에 회사가 사라졌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2년 이상 열정과 시간을 투자하셨지만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간 상황이었습니다.기본적으로 설계자와 시공자에 대한 믿음이 없으셨고 몸과 마음이 지쳐 있어서 ‘꿈꾸는목수’ 에 대한 믿음을 가지시도록 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용기를 주고 할 수 있다는 힘을 북돋아 주면서 설계를 시작했습니다. 설계 과정에서 본인들의 이야기를 들어준 설계자는 처음이라며 낯설어 하셨습니다. 약 8개월가량의 설계를 마치고 나눈 대화입니다.

설계 시 어려웠던 점과 그 해결방법이 있었다면 어떻게 해결하셨는지요?

대지의 장점과 단점을 설명 드리고 건축주 가족의 라이프 스타일을 담아낼 수 있는 공간들과 공간간의 구성을 펼쳐놓고 우리 땅이 가진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커버할 수 있는 다양한 구상들을 시뮬레이션 해봤습니다. 취할 건 취하고 포기할 건 포기하며 현실적으로 최선의 솔루션을 찾아갔습니다.

주택의 정면, 측면, 후면의 외형적인 특징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설계 전에 건축주의 라이프 스타일과 취향을 파악하는데 대략 넉 달 정도 소요된 것 같습니다. 건축주의 성격과 옷입는 스타일, 그리고 자동차, 오차없는 수평선에 대한 안정감과 미적 만족감 등, 키워드는 ‘선-LINE’ 이었습니다. 그래서 군더더기 없는 선이 강조된 외관으로 계획을 잡았습니다.
 건축주가 생활하면서 보게 되는 동쪽면과 남쪽면은 큐브로 메스를 잡았습니다. 외부에서 보면 심플하게 단순한 건축물처럼 보이지만 실제 내부는 사뭇 다양하고 복잡한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목조건축 5-Star 품질인증을 신청한 이유가 어떻게 될까요?

‘꿈꾸는목수’ 의 설계는 시공사 선정까지 서비스해주고 있습니다. 두 번의 실패를 겪으셨기 때문에 말로는 모든 시공사가 시공을 잘하니 믿으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최소의 안전장치로 어떤 시공사를 선택하시더라도 ‘목조건축 5-Star 품질인증’ 은 반드시 신청하시길 부탁드렸습니다.시공사는 전문가로서 존중해주되 믿는건 서류를 믿으셔야 한다고. 그래서 ‘목조건축 5-Star 품질인증’ 을 꼭 병행하셔야 한다고 설득하였습니다.

거실과 주방 배치에 대해 설계과정에서 건축주와의 스토리가 있을까요?

젊은 부부들은 가족도 중요하지만 나 자신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가족 모두가 함께하는 공간과 시간도 필요하지만 아내나 엄마가 아닌, 독립적인 여자로서 또는 남편이나 아빠로서가 아닌, 남자로서 필요한 공간과 시간을 디자인하는데 시간을 많이 할애했습니다. 부부가 서로를 알아가고 이해하는 과정이 설계입니다. 그래서 ‘함께하는 공간과 시간’ 이 ‘따로 하는 공간과 시간’ 과 잘 융화되도록 눈 뜨면서부터 잠드는 시간까지의 일상을 시뮬레이션 해보면서 부부가 더욱 서로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하게 되었다고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