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목재신문=윤형운 기자]

인천 서구 정서진 경인화물터미널에 위치한 은성목재는 22년의 업력을 가지고 목조건축자재와 내·외장재를 세계 전역에서 구매해 중·소매 업체에 도매로 판매하는 종합 목재 유통회사다. 은성목재는 1만평의 부지에 6,000평의 창고가 있는데 현재 2,300평을 사용하고 있다. 은성목재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의 목재제품을 소싱하는 능력이 탁월해 문틀재와 데크재를 초창기에 많이 다뤄왔다. 회사가 탄탄해지면서 점차 목조건축자재로 폭을 넓혀 동남아시아 합판과 북미산과 유럽산 OSB를 비롯해 북미산 구조재와 방부목, 유럽산과 중국산 각재와 판재, 벽판재 등 다양한 품목들을 대량으로 적기에 수입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가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다. 은성목재 이기엽 대표는 해박한 경제 지식을 바탕으로 지구촌의 물류상황, 원자재 상황, 환율 동향, 국내 경제 전망 등을 종합 분석해 한 발빠른 매입과 재고정리를 통해 리스크 관리를 해왔다. 다른 회사보다 상황 대처가 한 박자 빠르다는 게 업계의 평이다. 널따란 정서진 경인화물터미널에 위치한 물류창고에서 대면 인터뷰했다.

(주)은성목재 이기엽 대표이사.

 

회사 설립 전에는 무슨 일을 하셨나요

대학을 졸업하고 이건산업에 입사해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주재원으로 근무를 했고 팀장을 맡아 많은 경험을 하면서 열심히 근무했었습니다.

 

회사 설립한 동기는

동남아시아에서 팀장으로 근무하면서 현지 사정에 밝아지고 나름 자신감이 생겼어요. 고민하다가 사업을 해도 좋겠다는 판단이 들고 기회도 되서 뛰어 들었어요.

 

설립이후 어떤 품목에 주력을 했는지

정서진 경인화물터미널 부지에 위치한 은성목재 물류창고 전경.
정서진 경인화물터미널 부지에 위치한 은성목재 물류창고 전경.

주로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의 국가에서 나왕 문과 문틀재와 데크재를 수입했어요. 개업하고 1년 동안은 이건산업 거래처는 아예 가지를 않았습니다. 그러다 좀 더 넓은 시장이 어떤 게 있나 고민하면서 일본의 건축전시회와 미국의 빌더쇼를 보러 가기도 했어요. 다양한 전문 세미나를 참석하고, NS홈의 주택문화센터의 목조건축학교를 다니면서 보고 배우면서 목조건축 시장의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이후로 목조건축 자재를 하나씩 늘리기 시작했고 지금은 창호를 제외한 대부분의 자재를 수입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회사의 매출 비중은

지금은 구조재와 방부목 비중이 50%, 합판과 OSB가 20%, 그밖에 데크, 루바 등이 30% 정도 차지합니다.

 

목조건축시장은 어떤가요

은성목재 물류창고 내부.

한동안 성장하다 지금은 성장이 멈춰있는 듯한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이 시장을 견인할만한 주체 동력이 부족하지 않나 싶네요. 목재산업 전체도 그렇습니다만.

 

합판관세에 대한 입장은

관세는 제로에 가깝게 되는 게 세계무역 거래의 추세이고 수입합판에 대한 조정관세나 덤핑관세는 국내 소비자에게 결국 부담으로 작용하고 대체소재와의 경쟁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하지요. 더 중요하게 보아야 할 것은 국내합판 제조사가 이 조정관세나 덤핑관세 적용기간에 국내점유율을 높이지 못했고 더 낮아졌기 때문에 조정관세나 덤핑관세부과 이유를 찾지 못하는 데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해외 목자재 수급과 국내시장 흐름은

은성목재 물류창고 내부.

코로나를 겪는 과정 속에서 상당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이 변화는 긍정적인 부분 보다는 우려스러운 부분이 더 많습니다. 미국의 베이비부머 세대의 주택수요와 기본 주택수요로 인한 주택 경기가 식지 않고 있지만 인플레이에 따는 부작용도 걱정되는 부분이죠. 자재공급부족, 물류가 적체되면서 운송기간 문제, 운송비용 상승 등으로 자재 수입 업체로는 일시적 호황도 맛 볼 수 있었으나 길어지면 위험한 상황으로 내몰리게 해 업체를 압박하게 됩니다. 현재 상황이 그렇게 되고 있어요. 240불 하던 구조재가 800불대인데 이게 300불 중반대가 된다 해도 과거에 비해 여전히 높은 게 사실이죠. 설사 구조재 가격이 낮아진데도 시장에서의 회복은 더디다고 봅니다. 북미의 로깅 환경이 나빠져 비용이 더 들고 노조의 영향 등을 고려하면 벌목량이 북미시장을 다 커버하기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에 유럽 시장에도 영향이 미치죠. 이런 경우 시장상황을 좀 더 봐야 합니다.

특히 국내시장은 건축자재 인상과 금리 인상, 대출 규제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꽉막혀버렸습니다. 현재 시장은 가수요가 없고 실수요 중심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경기 자체가 매우 어렵다. 4, 5, 6월에 이런 매출 상황은 20년 만에 처음입니다. 앞으로 몇 달 후면 IMF 이래 가장 힘든 상황이 오고 올해 안에는 풀릴 기미가 없다는 게 더 절망적입니다. 만일 이런 수요로 6개월 이상 가면 단단하다고 하는 업체들도 위기가 올 것으로 보입니다.

 

어떻게 위기를 풀어 나가고 있나요

자본주의 시장에는 늘 욕심이 작용합니다. 플레이어가 많아져 공급과잉이 늘 상존합니다. 은성목재는 재고 관리를 겨울시즌 에 집중적으로 해 왔어요. 그러다 이것도 부족하다 싶어 가을시즌으로 당겼지요. 지금은 2사분기부터 재고관리를 합니다. 적정 재고를 위해 창고물류관리를 혁신하고 쿼터 계약을 가급적이면 하지 않고 있어요.

지금은 발주를 최소화하고 국내 매입도 적극적 고려하고 있어요. 다만 워낙 건설경제 상황이 나쁘다보니 그마저도 쉽지는 않은 편입니다. 코로나 시대를 거치면서 대부분의 회사가 자재가격이 오르니까 불안한 마음과 욕심도 작용해 구매량을 늘리는 것으로 보입니다. 과잉상태죠. 그런데 철근, 콘크리트 등 건축 주요 자재의 가격급등으로 비용감당이 안 돼 건축시장이 멈춰버렸습니다. 환율상승,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에 따른 국내 금리상승, 아직도 높은 원자재가격 등을 고려하면 건축시장이 금방 나아질 것이라고 판단되지 않습니다. 올해는 지금 가지고 있는 재고를 다 소진하지도 못 할 수도 있어요. 현명하고 발 빠른 대처가 필요한 시기이고 버티어 내야 하는 시기로 보입니다.

 

은성목재의 강점은

구매경쟁력, 니즈에 맞는 아이템 구성, 거래처 부실관리, 유통 경쟁력이 다른 업체보다 강하다고 생각됩니다. 구매와 재고 처분시 선택과 집중을 잘하는 편입니다. 유통은 같은 루트에서 수입한 것으로는 경쟁력을 가질 수 없기 때문에 새로운 공급처를 찾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습니다.

 

생산하는 품목이 있나요

은성목재 물류창고 내부.
은성목재 물류창고 내부.

은성목재에서 직접 생산하지는 않지만 2011년에 탄화처리시설 개발에 나서서 지금은 탄화로 2개로 내외장용, 악기용 고급 탄화목재를 생산하고 있는 회사가 있습니다. 생산시설은 매일 바쁘게 가동되고 있습니다. 증설을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구요. 다른 두 분과 동업을 하고 있구요. 탄화목재 제조회사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회의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도전과제는

새로운 품목에 대한 고민은 늘 하고 있습니다. 그 중 시스템 창호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은성목재가 시스템 창호는 다루지 않지만 여건이 되면 수입이나 국내 제조를 통해 시장진입을 해볼 날이 오지 않을까 합니다. 지금은 어떤 구체성도 없지만요. 희망사항이자 도전과제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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