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목재신문=한국목재신문 편집국]

목재원자재의 85%는 수입에 의존하는 목재 산업은 해외 목재원자재 가격이 폭등하고 수급불안정이 커져서 출렁이면 가격지향 시장은 득보다 실이 많다. 목재산업의 체질이 더 허약해진다.

제조산업 보다 수입유통산업의 규모가 더 커져버린 목재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수급불균형과 가격폭등으로 재고가 많았던 회사들에게는 일시적으로 큰 기회였을 수도 있으나 대부분의 회사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코로나 이후 자재가 없어 고생했던 회사들은 불안함에 무리해서 자재를 조달하기 시작했고 시장은 얼마 지나지 않아 과잉상태가 돼 버렸다.

꽃은 피고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왔고 건설 산업의 봄도 왔건만 시장은 예상을 벗어난 침체 상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각종 원자재 가격이 치솟는 바람에 건설원가는 높아졌다. 시행사들은 이익 감소와 자금부담에 건설 착공을 미뤘다. 대선이후 기대했던 건설 경기가 얼어붙어 버렸다. 물가는 오르고 내수 시장은 활기를 잃어버리면서 쌓아둔 목재 재고에 골머리가 아프기까지 한다. 치솟은 환율은 내려올 줄 모른다. 올해 국내경제성장률도 3%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고 내년도 쉽사리 회복하지 못하다는 전망이다. 오른 물가는 내년 말이나 돼야 내려간다는 예측이 나돌고 있다.

대내외적 상황이 좋지 못하다. 큰 틀에서 목재산업을 보면 원자재의 가격 안정과 수급안정은 산업성장에 필수적이다. 원자재의 가격안정과 수급안정은 약속된 생산과 납품이 이뤄지고 기업이 좀 더 희망찬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기본 바탕이 된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최근의 상황들은 제조업을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있다. 마루제조만해도 합판이 40% 이상 급등했고 접착제와 표면재도 30% 이상 올랐다. 시공비용도 20% 가까이 올랐다.

우리나라는 값싼 목재자재를 수입하는 대표적인 나라로 이런 상황에서는 자재수급이 더욱 어렵다. 더 비싸게 사는 고객이 있는 한 말이다. 가격이 치솟은 원자재로 약속된 납품단가에 맞추려다 회사 문 닫는다는 말이 더 이상 엄살이 아니다. 이럴 때 손해를 안 보려면 제조회사는 더 싼 자재를 찾아내야 하고 품질에 문제가 있다손 치더라도 ‘모험’을 택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렇게 되면 품질문제로 소비자의 불만이 쌓이게 되고 ‘나쁜 소문’은 증폭돼 목재제품을 쓰지 않는 방향으로 가버린다. 대체소재는 목재제품이 있었던 자리를 재빠르게 차지해 버린다. 납품원가를 인상하기 위해 싸워야할 때 나만 편법으로 살고자 하는 식의 대처는 모두를 수렁으로 밀어 넣어 버리게 된다. 양심이 없는 회사로 인해 목재산업 전체가 피해를 받는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목재산업이 성장은 꺾일 수밖에 없다. 이런 목재시장은 돈만 쫒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욕심이 욕심을 낳고 공정한 경쟁은 찾아보기 어렵게 돼 버리고 고착된다. 이쯤 되면 선진화된 유통질서 문화를 만드는데 앞으로도 수십 년이 걸릴 수도 있다.

대한민국의 목재산업이 성장하고 발전하려면 우선적으로 제조업을 살려야 한다. 제조업이 살아서 새로운 제품을 만들고 새로운 시장을 끊임없이 만들어 내야 한다. 목재제품의 수입과 수출의 균형이 전혀 없는 한국의 목재산업은 분명 위기다. 목전의 이익과 욕심만이 관심이 되는 현실은 분명 비극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목재산업은 깊은 늪에 빠져들고 이 늪은 기존의 플레이어들 스스로 빠져 나올 수 없을 것이다. 다음 세대에나 기대해 보아야 할 듯싶다. 하지만 우리가 그렇게 망가뜨린 운동장은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가격지향의 시장에서 품질지향의 시장이 되려면 업에 대한 애정과 책임이 열배는 강해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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