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목재신문=한국목재신문 편집국]

◇ 공업화 건축이란 ?

박정로 연구소장/공학 박사
건축대학원 건설관리 전공. 친환경 BIM, 건물에너지, 시공자동화, 공동주택 하자 연구 진행. 한국목조건축협회 “5-Star” 목조건축 품질인증과 한국 수퍼-E® 하우스 인증 업무 진행, 전국의 약 140여개 목조건축 현장의 구조 재검토, 감리 업무, 기밀테스트, 에너지시뮬레이션 업무 수행.
현재, ㈜케이스종합건축사사무소 기업부설 연구소 연구소장, 단국대학교 건축학부의 목구조 강의와 대학원 강의 병행.

국내 목조건축은 단독주택 위주의 시장에서 중형 목조건축물로의 다양한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어, 규모적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시공방식에 대해서는 여전히 전통적인 현장 시공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체 건설산업을 보면, 최근 건설 분야에서의 주요 이슈 중의 하나는 탈현장 시공(Off-Site Construction)기반의 공업화 건축이다. 공업화 건축에는 PC공법, 모듈러공법, 패널라이징공법이 있으며, 공업화 건축은 현장에서의 작업을 최소화하고, 공장에서의 사전 공정을 늘리는 방식이다. 공업화 건축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보다도 현장의 노동력을 최소화하고 신속하게 시공하여 균질한 품질의 건축물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정부에서도 그렇고 건설현장의 안전이 중요시되고 있다. 공업화 건축은 품질과 노동력 최소화뿐만 아니라, 건설현장에서 발생될 수 있는 안전사고를 줄일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다.

이러한 공업화 건축의 다양한 장점들로 인해 최근 국회에서는 공업화 건축 활성화와 관련된 주택법 개정안이 발의되었다. 공업화 건축으로 인정받은 건물은 건폐율·용적률·높이 제한 등을 완화하는 인센티브 제도와 모듈러 주택 범위를 단독주택, 공동 주택 뿐만 아니라, 오피스텔, 기숙사, 다중 생활 시설 등 준주택(숙박시설)까지 확대한 다는 내용이다.

최근에 발생한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와 같은 경우, 물론 사고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공업화 건축을 적용하여 안정된 환경인 공장에서 대부분의 골조를 제작하고, 현장에서는 필요 인력만 투입해 조립하며, 기상환경이 좋은 날에 공사를 진행했다면, 대형 참사는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공업화 건축이라고 하면, 흔히들 가볍고 값싸고 내구적이지 않고, 디자인적으로 아름답지 않다는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리는 게 현실이다. 최근에 공업화 건축의 공법 중의 하나인 목구조 패널라이징 공법에 대한 시공비 질문을 받은 적이 있는데, 이 공법에 대해 문의하신 분은 도서산간 지방 등에 주로 시공되는 저렴한 조립식 주택 정도로 생각하셨는지, 시공비가 터무니없이 비싸다고 하였다. 어떻게 보면, 이것이 공업화 건축을 바라보는 일반 소비자들의 현실일 수도 있다. 앞으로 연재되는 글들을 통해 공업화 목조건축이 디자인적으로 자유롭고, 구조적으로 안정성이 있으며, 기밀도나 실내 공기질 측면에서 얼마나 우수한지에 대한 의문은 풀리게 될 것이다.

일반 건설시장에서는 이러한 흐름으로 공업화 건축이 적용되고 있으며, 목조건축 시장에서는 공업화 건축 중주로 모듈러 공법과 패널라이징 공법이 적용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캐나다의 선진기술이 도입되며, 우드월(Wood wall) 공법, 못접합 구조용 집성판(Nailed Laminated Timber, NLT) 공법 등도 적용되고 있다.

모듈러 공법은 특정 모듈 단위로 3차원의 골조를 제작하여 1개 모듈로 농막 사이즈 정도의 주택으로 활용하거나, 2개 이상의 모듈을 조합하여 소규모 건축물 사이즈로도 시공되는 방식이다. 패널라이징 공법은 건축물을 2차원의 면 단위로 쪼개어, 벽, 바닥, 지붕 등의 패널을 공장에서 제작하고,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다. 패널라이징 공법은 국내 대형 건설회사에서도 유럽 업체를 인수해서 국내 사업을 추진할 정도로 앞으로 공업화 목조건축의 주요 공법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우드월 공법은 벽체 패널을 공장에서 제작하는 방식으로 패널라이징 공법과 유사하지만, 주로 주요 구조가 철근콘크리트조나 철골조 등에 비내력벽으로 적용되고 있는 방식이다. 이러한 우드월 공법은 철근콘크리트조나 철골조 등에 익숙하며, 목조건축에 전무한 일반 건축시장의 건축사나 시공사가 접근하기 용이한 공법이 될 수 있다. NLT공 법은 매스팀버(Mass Timber) 제품의 하나로, 구조재 여러 겹을 못으로 접합하는 방식으로 공업화 건축의 공법으로 분류되지만, NLT 제작을 위한 공장내 별도 장비나 시설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 주요 특징이다. 2021년에 국내 최초로 NLT공법으로 시공된 건축물이 진주시에 시공되기도 하였다.

공업화 목조건축은 공장이라는 인프라와 공장 내에 장비나 시설 등을 갖추어야 하기 때문에, 초기 투자비용이 많고, 아직까지 목조건축업계 내에서도 공업화 목조 건축에 대해 긍정적이지는 않아, 공업화 목조건축에 대한 비율은 높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수년 동안 목조건축 업계에서 공업화 목조건축을 진행하시는 회사들이 있었지만, 일정한 수주를 하지 못하고, 전문 기술 및 인력 부족 등으로 인해 일정 수익을 내지 못해 사업을 접는 사례들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의 분위기는 정부의 공업화 건축 활성화 정책 및 사회적 변화, 탄소중립 정책 추진이라는 시기와 공업화 건축이 가지는 균일한 품질, 안전사고 절감, 인건비 절감, 공기 단축 등의 장점이 만나면서, 공업화 목조건축이라는 거센 바람이 불고 있다. 공업화 목조건축을 적용하는 회사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일반 건축주들도 품질에 대한 의구심으로 인해 공업화 건축을 적용하는 회사들을 찾고 있는 실정이며, 목조건축 전문가들도 이제는 공업화 목조건축을 본격적으로 준비해야 할 때라고 언급하고 있다.

최근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정책으로 인해 일반 소비자나 발주처에 목조건축의 당위성을 설명하는데, 상당히 용이해지고 있다. 이렇게 재료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시공 방식 측면에서도 공업화 건축이 적극 활용될 수 있는 구조형식으로 자리매김해야 할 것이다.

공업화 목조건축은 목조건축과 관련된 산학연에서 미리 대비하고 준비해야 할 시대적인 흐름이며, 냉정하게 보면 그동안 건설시장에서 비주류로 분류되고 있는 목조건축 시장이 일반 건축시장에서 주류로 발돋움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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