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_View“아빠, 이젠 장난감이 필요 없어요. 목공세트 사주세요. 진짜 망치, 진짜 톱, 진짜 드라이버 사주세요. 그러면 무엇이든 만들 수 있잖아요. 근영 (동생)이가 갖고 싶어하는 산타페 자동차도 만들어 줄 수 있잖아요.” 

이 글은  ‘생일 선물로 무엇을 사줄까?’라는 아빠의 물음에 대한 어느 유치원생의 답변 편지글이다.

전주의 한 유치원에서 매주 1회 2시간씩 총 13회의 프로젝트 접근식 (어떤 특정한 주제를 가지고 시리즈로 진행되는 수업) 목공놀이 기회를  경험한 일곱 살박이 어린이의 실제 편지의 일부이다.

필자가 이공계 기피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 방안으로서 목공레크레이션의 도입을 주창할 때에 가지고 나가는 비장의 무기이기도 하다. 특히나 이 무기로 상당한 전과(?)를 올린 것도 사실이다.

목공레크레이션 프로그램을 과학기술부에서 지원하는 WISE(Woman Into Science & En
gineering) 전북지역센터의 얼굴로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도, 그래서 ‘2004 대한민국 과학축전’에 초청되어 목공놀이를 최고의 인기 프로그램으로 키워낸 것도 모두 이 편지의 덕을 톡톡히 보았다.

우리는 이 편지 속에서 단순 소비보다는 생산활동이 더 재미있고, 경제적이며, 목공놀이가 무엇이든 만들어 보고 싶어하는 창작의욕을 자극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일본의 학자들은 ‘소비편중 사회’, 그리고 ‘인터넷, 텔레비젼, 게임 등 가상공간에서의 생활시간 증가’를 이공계 기피의 주요한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만들기 기반기술 진흥법’을 제정하였고, 공공과학관내에 목공체험실을 만들어 운용하고 있다.

즉 청소년들을 이공계로 유인하기 위해서는 체험활동의 기회를 증가시키고, 그들을 가상공간에서 실공간으로 끌어내어야 하는데 ‘목공놀이’ 또는 ‘목공레크레이션 활동’이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것이다.

이 어린이는 편지의 말미에서 다시 ‘목공세트 사 주시면 아빠도 함께 쓸 수 있잖아요’라며 아빠를 설득하고 있다. 목공도구를 아빠와 공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목공도구들은 아빠들만 쓸 수 있는 것으로 알았었는데 목공놀이를 실제 해보니까 ‘어린이 자신도 충분히 사용 가능하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자신감은 긍정적 자아개념을 확립해 나가는데 있어서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인성이기도 하다.    

우리는 목공레크레이션 활동을 통해서 이러한 어린이를 많이 길러내고, 또 이러한 어린이를 적극적으로 이해해 주는 엄마·아빠의 모습을 만들어 가야 하지는 않을까.
비록 직업은 나무쟁이가 아닐지라도 목재를 좋아하고, 나무쟁이들을 적극 지원하는 그러한 써포터스들을 많이 길러내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종국적으로는 목제품의 품질향상을 가져오고, 목제품의 수요를 창출해 내고, 우수한 인력을 불러 모을 수 있지 않을까.

다음 주에는 목공놀이 수업에 참여하는 어린이들의 엄마와 아빠들을 불러 모아서 원목열쇠 걸이함을 만들어 볼 계획이다.

그래서 그들에게도 자신감과 성취감을 듬뿍 담아서 되돌려 보낼 계획이다.

그리고 세상 밖의 수없이 많은 위험한 상황들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가르치고 있음을 보여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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