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목재신문=한국목재신문 편집국]

어떤 산업이던 피치 못할 경쟁은 있기 마련이다. 경쟁은 정당해야하고 신뢰가 있어야 한다. 정당하지 않은 경쟁으로 시장 질서를 무너뜨리고 나만 잘 살고 보자는 식은 산업경쟁력 자체를 무너뜨린다. 때문에 시장 질서를 무너뜨리는 사업자는 한시라도 빨리 아웃시켜야 한다.

수종을 속이는 행위, 등급을 속이는 행위, 원산지를 속이는 행위, 합법목재증명서를 불법발급 받는 행위, 직접생산을 위반하는 행위, 사이즈를 줄이는 행위, 품질표시를 위반하는 행위 등은 더 이상 용납돼서도 용납해서도 안 된다.

지금처럼 서로를 비난할 뿐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고 책임도 묻지 않으면 도덕적 불감증이 만연돼 목재산업은 회복할 수 없는 수렁에 빠져 버린다. 불행히도 우린 이미 많이 와 버렸다.

목재시장에는 수종명을 아무렇게나 붙여 팔기도 하고 유사 수종으로 시장을 교란시키는 등 행위도 끊이지 않고 있다. 정상적인 영업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소비자의 신뢰를 땅바닥까지 떨어뜨리는 부정경쟁행위를 더 이상 방관하면 목재산업의 발전은 고사하고 저급한 판매문화에 매몰되고 말 것이다.

법에 정해진 규격과 품질사양으로 가격 경쟁하는 것은 기업으로서 당연하다. 하지만 사이즈를 줄이거나 품질을 낮추어 경쟁하는 것은 자체가 심각한 부정경쟁에 해당한다. 품질을 엄격하게 지키는 회사는 망하고 그렇지 않은 회사는 부당이득으로 성장하고 그것을 누구도 제지하지 않거나 심지어 따라하는 산업은 생명이 다한 것이다. 목재방부산업의 흥망성쇠 과정을 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습식 무늬목을 고집하다 시장을 잃어버린 과정을 봐도 그렇다. 후로링 조달시장도 완제품으로 직생을 위반하는 회사들이 가격을 낮추면서 부정경쟁을 하자 다른 대부분의 회사들도 따라갔다가 결국 직생위반에 걸려 큰 고역을 치른 사건 또한 부정경쟁을 스스로 정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부정경쟁 방식으로 시장가격을 흐리고 나만 벌고 보자는 식의 행위가 아직도 용납되거나 막지 못한다면 더 이상 미래는 없다. 이렇게 미래도 없는 일을 계속해가면 절망감만 점점 커질 뿐이다. 심지어 목조주택을 짓는 구조재의 경우 품질이 점점 나빠지고 있고 건조마저 덜 된 채로 수입되고 있다. 싼 가격으로 수입해 경쟁에서 이기겠다는 욕심이 우선하고 있다. 소비자에게 품질에 맞는 가격을 받아내기 보다는 품질을 속이고 싼 가격으로 유인하는 경쟁 때문에 우리는 서서히 곪고 있다. 양심을 지키는 회사는 판로를 잃어버리고 어디에도 하소연하기 어렵게 돼 버렸다.

러시아산 소나무와 우리나라 소나무, 중국산 단풍나무와 캐나다산 단풍나무를 식별의뢰해도 원산지를 구별할 수 없는 현 식별시스템으로는 부정경쟁을 막지 못한다. 전문가들은 육안으로 보면 알 수 있는 데도 과학적 식별은 같은 소나무고 같은 단풍나무일 뿐이기 때문이다. 식별의 맹점을 이용하는 부정경쟁 사례들은 비일비재하다. 이런 경우는 육안식별전문가 제도를 만들어 주거나 DNA분석식별을 용이하게 해주어야 한다. 수종이나 원산지를 속이는 사람에게 막대한 이익이 가도록 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쉬운 유혹에 넘어가 쉬운 선택을 할수록 목재산업은 좀 먹은 나무처럼 허약해지고 대체소재에 그 시장을 다 내어주게 된다.

제품의 신뢰를 견고히 하기 위해서 부정경쟁을 하는 회사들을 신속하게 퇴출시키는 문화를 만드는 일에 나서야 한다. 우리 목재산업을 튼튼하게 하려면 부정경쟁문화를 하루라도 빨리 씻어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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