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목재신문=윤형운 기자]

수 년 동안 줄곧 내리막을 달리던 국내합 판제조사의 점유율. 작년 국내 합판 점유율은 12% 대까지 떨어졌다. 성창기업, 선앤엘(구 선창산업), 이건산업 국내 합판제조사 3사는 합판판매부진으로 제조를 포기할 정도로 점유율이 낮아지자 감원을 통한 구조 조정을 해 오면서 버텨왔다. 그럼에도 합판의 판매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 지속됐다. 그런 국내합판 제조사들에게 드디어 봄이 왔다.

코로나19로 마루용 합판의 경우 수입합판 가격이 높아졌고 물량확보가 안 되는 바람에 기회가 생겼다. 최근 이건산업은 칠레와 솔로몬에서 자체 생산한 파인과 유칼립투스 단판을 수입해 해당 단판으로 마루용 합판을 제조하고 있다. 수입 마루용 합판이 입방미터당 9월 선적분이 920달러를 넘었고 물량 확보도 안 되고 있어 건설공사의 차질을 겪고 있는 상황이 호기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생산 마루판용 합판.

이건산업은 자체생산 수입 단판(중판용)과 말레이시아 단판(표판용)으로 제조한 합판의 가격이 완제품 수입합판보다 상당히 낮아 국내제조 마루의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평가다.

인도네시아에서 수입되는 마루용 합판의 높은 가격과 공급 부족에 대해 “올해 내내 예측이 안 될 정도로 불투명하다”는 게 수입에이전트의 설명이다. 수입에이전트에 의하면 “기본적으로 벌채된 원목이 부족하고 가격이 좋은 미국, 일본 시장으로 수출이 몰리고 있기 때문에 한국으로의 수출물량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일본 소식통에 의하면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합판 공장에서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노동력 손실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커지고 있어 심각한 상황이다”고 한다. 이와 같은 상황은 마루용 합판공급이 올해 내내 어렵다는 것으로 마루제조회사들은 대안 마련에 분주하지만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다.

콘크리트 형틀용 합판.

국내 합판제조사의 주력 제품인 12mm 콘크리트 거푸집용 합판의 판매도 회복 중이라는 소식이다. 2020년 10월 30일 국토부 고시(2020-720호) 개정을 통해 건설공사 품질시험기준에 ‘콘크리트 거푸집용 합판(KSF 3110)”에 대한 시험 종목을 신설했다. 국토부는 지난달 26일 ’건설현장 사용 자재에 대한 품질관리 철저 요청‘이란 제목의 업무협조공문을 지방국토청, 시도지사, 교육청, 주택공사, 도로공사 등 관계기관에 발송해 불법합판의 사용을 못하도록 요청했고 단속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로써 일정 규모 국내 건설공사에서 KS합판이 아니면 사용이 금지됨에 따라 국내제조 합판의 사용량이 점점 늘어나는 계기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극심한 판매부진에 빠져 동력을 상실했던 국내합판제조사가 점차 활력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외 상황변화로 인해 국내제조 합판의 사용량이 늘어나자 국내제조사는 단판 수입량을 늘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코로나 펜데믹 상황이 국내 합판제조사에 기대치 않은 호기가 되고 있다는 전망이다. 한국 합판보드협회 정하현 상무는 “잠시는 좋을 순 있어도 국내 합판제조업계는 아직도 상당히 어렵다. 건설공사에 적합합판이 사용 되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 중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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