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목재신문=윤형운 기자]

2년 6개월을 끌어오던 마루판용 합판의 관세추징 건이 과세로 결정났다. 2020년 12월 9일 열린 과세적부심사에서 재조사로 결정된 이후 인천세관과 인도네시아 무역부 간의 두 차례의 질의와 답변 과정을 거쳐 6개월이 지난 6월 24일 인천세관은 해당업체에 과세 통지를 했다.

인천세관의 과세통지를 받은 업계들은 뜻밖의 결과에 몹시 흥분한 상태다. “억울하고 분통터져 멘붕상태다”며 분개했다.

마루판용 합판을 위시한 접착제 및 표면재 등 모든 품목이 30~50%까지 올랐어도 건설사에서 마루판 가격을 인상해주지 않아 생존자체를 위협받는 상황에 놓인 업계들은 “어느 때보다 춥고 배고픈데 쌀독 밑바닥에 남은 마지막 식량마저 세금으로 강탈당하는 느낌”이라 했다. 해당 업체는 “인천세관이 단 한 건의 직접적인 증거도 내놓지 않은 채 인도네시아 무역부가 구체적 답변을 회피하고 있다고 책임을 전가하는 식의 과세 결정했다. 업체들은 날벼락과 같은 소식에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고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해당업체들은 2016년, 2017년, 2018년 6월까지 기타열대산 합판 품목(HSK 4412.31-4019)으로 한·아세안 관세 5%를 내왔던 세액에 열대산 합판 품목(HSK 4412.31-4011)에 해당하는 관세 8%에 대한 차액 3%의 관세와 부가세 및 가산세를 내야하는 처지에 놓였다. 업계가 해당 5년에 내야할 액수는 300억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판품목은 두께 6mm 이상은 조정관세 10%에 해당하지만 6~8mm 마루용 합판은 2016년부터 조정관세 면제 대상 품목으로 일반관세 8%에 해당한다.

 

◇모든 나라가 개정할 때 국내주1호와 차등세율 안 바꿔 / “이번 과세는 과세권을 남용한 세금강탈이자 조세폭력”

세계관세기구(WCO)의 요구로 2017년 열대산 목재를 규정한 소호주 2호가 있는 4412.32 항목을 삭제하는 개정을 할 때 우리나라는 미처 대처하지 못했다. 궁여지책으로 ‘소호주2호’를 ‘국내주1호’로 그대로 남겨두고 차등세율도 바꾸지 않았다. 다른 나라들은 88개 열대산을 규정한 소호주 2호를 WCO의 주문대로 삭제하면서 열대산 목재수종을 십여 개로 정도 남겨두거나 아예 구분을 하지 않도록 개정했고 열대산과 기타열대산의 세율차이도 없애버렸다. 반면에 방치행정으로 “존치된 국내주1호와 세율체계로 이런 말도 안 되는 과세를 받게 돼 더욱 억울하다”고 해당업계는 항변했다. “인천세관이 해당 합판의 수종식별 증거조차도 없는 적부 심사 결과를 통보해 직무를 유기했고 각본대로 과세를 밀어붙이는 것은 과세권을 남용한 세금강탈이자 조세폭력에 가깝다”고 했다.

마루협회는 수출하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해당 합판에는 메란티바카우가 없다” 고 공식답변을 했으나, 인천세관이 2019년 1월부터 2020년 1월까지 수입된 인도네시아 합판을 샘플채취 해 7차례 이상 “해당합판의 수종은 메란티바카우다”고 분석결과를 고지했었기 때문에 “이는 명백한 허위분석이며 과세를 하기 위한 인천세관 공무원이 증거를 조작한 것과 다름없다”며 마루협회는 해당 공무원과 세 관장을 고소하겠다는 입장이다.

인도네시아 산림환경부 임산물연구 개발센터(이하 인니 연구센터)는 자국에서 메란티다운르바르(Meranti Daun Lebar) 수종으로 제조한 수출합판 27개를 수종 식별한 결과 “단 한개도 메란티바카우(Meranti Bakau)는 없었다”는 결과를 발표했었다. 이런 결과는 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은 2020년 9월 25일자로 관세청에 이를 외교문서로 보내졌다. 이에 앞서 2018년 7월 6일 인천세관은 내부 직원 3명을 인도네시아 산림환경부 임산물연구개발센터에 파견해 관세관과 임무관이 함께한 가운데 쟁점수종을 확인했고 메란티다운르바르가 메란티바카우와 동일한 수종이라는 것도 확인한 바 있다. 인도네시아 대사관 임무관은 2019년 1월 30일 두 수종이 동일수종임을 외교문서로 작성해 외교부, 관세청, 기재부, 산림청으로 보낸 바 있다. 칼자루를 쥔 것이다. 나중에 알았겠지만 날이 없는 칼이었다. 이 동일수종의 의미는 ‘쇼레아울리지노사’ 종일 때만 그렇다는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모두 동일수종이 아니라는 뜻이다.

<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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