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 서남해안 지역에만 자생한다는 황칠나무. 도료로 사용하면 황금처럼 빛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 듯한 그 신비한 나무가 우리나라에서 사라져버렸다면 지구상에서 영영 찾을 수 없는 게 아닌가. 다행히 황칠나무의 군집이 발견되고 이를 산업화하고 있는 업체를 만났다.
천연도료 이상의 바이오산업으로 최고의 가치를 지녔다는 황칠의 신비를 벗겨보자.

Image_View중국에 조공품으로 바쳤다는 황칠액에 대해 중국의 역사는 한결같이 ?신비의 도료?라고 적고 있다. 진시황제가 불로초라 믿으며 해동국에서 가져온 나무가 바로 황칠나무였으며 통일신라 때 장보고의 교역상품 중 최상품이 황칠액이라 전한다.

또한 마르코폴로의 동반견문록에는 ?칭기스칸의 갑옷과 천막이 황금색으로 빛나는 이유는 황칠을 사용했기 때문이며 황제의 것이 아니면 사용할 수 없고 불화살로도 뚫을 수 없는 신비의 칠이라 전한다?라고 쓰여 있을 정도로 황칠은 신비의 도료였다. 국제학명도 덴드로파낙스(Dendro Panax)로, 라틴어로 만병통치약을 칭하는 인삼나무이다.

식물성 도료로는 유일하게 자외선에 강하고 전자파를 흡수하는 등의 탁월한 효과가 있으며 항암과 노화방지 효과도 있다고 한다. 특히 사람의 신경을 안정시키는 ?안식향?도 주목할 만하다.

이렇듯 황칠의 가치는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데 정작 국내에서는 황칠의 이름조차 생소한 까닭은 무엇일까. 도대체 천년전 그 황칠나무는 어디로 가버렸단 말인가.

사라진 나무로 알려졌던 황칠나무 군집이 발견된 것은 최근의 일,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여러 차례 황칠의 산업화를 위한 노력이 있어왔다고는 하나 눈에 띄는 업체하나 없는 이유는 바로 나무의 확보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한해 황칠액 생산량은 겨우 5ℓ. 음료수 페트병으로 3~4병 분량의 적은 양으로 산업화는 어려울 듯하다.

(주)디피바이오텍 천상권 사장은 황칠산업의 후발주자다. 하지만 천 사장은 황칠을 도료로서가 아닌 바이오산업으로 변신시키고자 한다.

현재 경희대 약대 정세영 교수팀의 신약개발이 진행중인데 노화방지를 위한 화장품 개발과 간기능 관련 주류 등이 그것이다.

임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양묘사업도 진행중이다. 묘목값이 타 나무에 비해 월등히 비싸기 때문에 묘목만 길러도 승산은 충분히 있다.

디피바이오텍에는 천 사장외에도 서울대 김성일 교수와 김현중 교수, 경희대 정세영 교수 등의 노력도 함께 했다. 과거의 찬란했던 황칠문화의 불활을 꿈꾸며 오늘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것이다

Image_View서울대 산림자원학과 김성일 교수

디피바이오텍의 또 한명의 주역 김성일 교수는 4년 전 산림청의 난대림복원사업 연구과제로 지역주민 수입증대를 연구하던 중 두륜산에서 30~40만 그루의 황칠나무 자연림을 접했다고 한다. 황칠나무에 대한 호기심은 천상권 사장을 만나면서 본격적인 사업으로 발전했고 이제 그 결실을 보게 됐다.

나무수액으로 칠을 하는 나라는 별로 없습니다. 우리 민족의 우수성은 여기에서 한번 더 입증되죠.?
세계 유일의 산업으로 자리잡을 황칠산업의 주역으로 그의 입지는 한번 더 굳혀질 것 같다.

강지영 기자 jy@woodkorea.co.kr

 

(주)디피바이오텍 천상권 대표

5년동안의 노력 결실 거둘 듯

Image_View5년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황칠나무를 찾아 남해안 일대를 헤매고 다녔다는 천상권 사장. 현재 그는 디피바이오텍이란 회사를 설립하고 보건복지부의 벤처인증을 기다리고 있다. 10만그루 이상의 황칠나무 농장도 확보하고 있으며 연간 황칠액 100ℓ 생산이 가능할 정도로 산업화에 한발짝 앞섰다. 그의 이러한 노력으로 산자부 지원금 12억원도 조만간 확보하게 된다고 한다.

황칠나무는 도료로서의 기능 이상으로 바이오산업으로써의 가치도 충분하다. 현재 기능성식품과 의약품을 특허출원중에 있다.

황칠의 희귀함으로 인해 조공에 시달리다 못한 백성들이 '악목'이라 칭해며 밤마다 도끼를 들고와 몰래 찍었다는 다산 정약용의 시로 본다면 황칠나무가 사라졌던 이유를 짐작할 만하다.

?일본에도 황칠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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