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_View전통문화계승은 국민이 함께 다룰 과제

전통국악기 중 가야금을 제작하는 조범식 사장은 악기제작자로서 세기의 명금을 만들고 싶은 꿈이 크지만, 이 일을 업으로 삼은 뒤부터 판매를 위주로 악기제작을 하는 것에 가장 큰 아쉬움을 두고 있다.
잊혀지는 전통문화의 명맥 유지를 위해 국악기 제작에만 근 25년을 보낸 세종국악기사 대표 조범석 씨를 만나 보았다.

 

장인의 감각으로 잡아내는 소리
Image_View시대의 국악인이며 숙부인 조정삼 명장으로부터 악기제작의 기초를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던 때가 지난 1980년대 초, 그 뒤로 15년 뒤인 1995년에 세종국악기사를 설립했다.
줄 하나의 꼬임새에 따라 음의 색이 달라지고, 주재료인 오동나무가 추운 곳에서 낫는지 더운 지방에서 자랐는지에 따라서도, 또 통의 대패질 정도와 안족, 울림다리의 두께에 따라서도 음의 색이 달라짐을 오로지 느낌과 감각으로 구분해야하는 일은 가야금 하나의 완성을 위해 복합적인 균형을 잡아주는 장인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깨닫게 했다.
그리고 칼다루는 법, 재료 고르는 법, 본격적인 악기 제작까지 배우는 것에만 보통 15년의 세월이 필요하다고 조사장은 말한다.

 

가야금 재료와 공정
Image_View가야금 한 개의 제작을 위해서는 70~80여 차례의 공정에 따라 30여 종의 각기 다른 재질의 재료를 이용한다. 주요 부위와 재료를 짝지으면 울림통은 오동나무로, 뒷판은 단단한 밤나무로, 옆판에는 화류목, 흑단, 로즈목을, 봉미에는 화류목, 사쿠라(벚나무)를 주로 쓴다. 또 장식을 위해 소뼈와 옥을 이용하고 소리를 내는 명주실은 생사를, 부들은 면사를 이용한다.
오동나무와 밤나무는 국산을 고집하는데, 한 때 중국산을 이용하려 시도했지만, 재질이 무르고 재면이 좋지 않아 재질의 찰진 맛이 뛰어난 국산재를 선호한다.
목재는 제재 후 3~4년간 눈과 비를 맞히며 뒤틀림과 갈라짐을 견디게 하고, 또 3~4년을 창고의 실내에서 숙성시키므로 악기 제작을 위해서는 적어도 제재한 뒤 7년이 되는 나무를 사용하게 된다. 이때까지 갈라지고 뒤틀린 부분을 제외하고 악기재로 쓰임새를 갖추는 나무는 전체 구입량의 30%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현재 조사장을 포함한 네 명의 기술자가 한달 평균 30~40대의 악기를 제작하고 있으며, 국악을 전공하려는 중고등학교 학생부터 대학생, 관현악단체가 주 고객이며 품질관리를 위해서 매장판매는 사양하고 있다.

 

전통공예가 울리던 관광문화상품 파문
Image_View조사장은 지난 2002년 월드컵을 우리나라 전통공예가들의 마음을 웃고 울게 만들었던 때로 회상한다.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들에게 마땅히 보여줄게 없던 터라 가야금, 거문고, 아쟁을 직접 가져갈 수 있도록 실제 크기의 1/4로 미니어쳐 제작을 했었다.
모든 공정과 재료가 그대로 축소된 이 제품의 개발기간에만 3년이 소요됐고 전자칩을 응용한 음향장치로 실제 소리까지 들려주었던 전통국악기 미니어쳐는 수작업인데다 가격도 고가였던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이보다 정부측에서 전통공예품의 월드컵관광상품 개발을 위해 지원과 홍보를 아끼지 않겠다던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당시 많은 기대를 걸고 있던 전통공예가들이 회사와 개인에게 물적, 심적 손해를 보는 결과만 낳았었다.


전통보존은 한국인 공동의 관심사로 다뤄야
조사장은 박물관에서만 명맥을 잇거나, 쉽게 잊혀져 가고 있는 우리의 전통문화를 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접할 수 있도록 보급하고 계승하기 위해서는 전통이 다양한 사람들의 공동의 문제로 다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는 문화재를 관리하는 정부와 전통의 것을 제작하고 계승하는 장인들, 보급 및 전달하는 언론이나 보도기관과 이 모든 것을 접하는 시민들이 제 나름대로의 자리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자각하기를 바라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초등학교의 특별활동 시간에 피아노나 바이올린 보다 가야금과 거문고를 연주케 할 수 있도록 교육부가 앞서서 전통국악을 홍보해 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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