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_View전통의 나전칠기와 현대적 디자인의 만남
칠기 공예가 김차봉

1956년, 동란이후 중학을 마친 17세의 소년에게 가난한 농군의 아들로서는 진학의 꿈을 갖는 것 조차 사치스러운 일이었다. 고민 끝에 생각해 낸 것이 고향인 거제도 옆, 충무 통영에 위치한 나전칠기 공장이었다. 호기심으로 입문했던 칠기공예의 일이 평생의 업이 될줄은 당시에 상상이나 했을까?
전통을 누구나 공유할 수 있도록 대중화에 성공시킨 그를 만나기 위해 경기도 남양주시에 자리잡은 그의 공방을 찾았다.

 

훌륭한 스승과 좋은 솜씨
Image_View칠기공예의 작품활동에 묵묵히 매진해온 김씨가 전통에 현대적 이미지를 적용해 대중화를 꾀하게 된 계기는 지금의 아이엠에프처럼 지난 1968년 석유파동으로 온 나라가 경제 위협에 처해 있을 때였다.
"모두에게 하루하루가 힘들었던 당시에는 일자리 조차 찾기 힘든때였죠. 그리고 공예 기술을 배우는데도 수업료를 내야 했었습니다. 가난한 형편상 그것조차 쉽지는 않았고 결국 삼일 밤낮을 굶고 아버님을 설득 시킨뒤에야 쌀 서말을 내고서 기술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김씨에게는 모든 것이 준비된 운명처럼 연상된다. 우리나라 나전칠기 부분의 명장이었던 중요무형문화재 김봉룡 선생과 민종태 선생으로부터 직접 기술을 사사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김태희선생(나전칠기 중요무형문화재 10호)의 전통나전칠기 기술을 사사받기 시작한 것이 지난 69년이다. 작고한 김태희 선생의 공예 솜씨를 능가하기엔 아직 무리지만, 10여년의 사사기간중 어느새 김씨의 작품에서도 선생의 숨결이 묻어나기 시작했다고.


대중적인 칼라와 디자인
최근의 그의 작품에서는 지극히 전통적인 것을 찾기 힘들다. 지극하다는말이 옛 모습과 기법을 재현한 것을 뜻한다면, 그의 작품들은 나름대로 개발한 현대적 디자인과 다양한 칼라를 통해 현대화된 전통의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다.
이렇게 전통을 찾는 사람들의 시각에 맞게 적절한 변화를 주는 그의 작품세계는 지난 1999년 경기도에서 선정하는 공예(칠기)분야 으뜸 신지식인으로 선정되면서 빛을 보기 시작했다.
전통과 현대를 잇는 김씨의 독특한 디자인 세계는 젊은 세대들이 추구하고있는 현대적 이미지를 아주 자연스럽게 전통 작품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독특한 디자인을 개발하고 자기만의 영역인 칠기공예를 통해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가기는 하지만, 백골을 깍는 작업은 전통 공예의 또다른 한 분야이므로 쉽사리 침범할 수 없는 범위라고 생각하기에 가능하면 주문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칠기공예를 위해서는 필요한 공작기계를 손수 제작해 사용할 정도로 정성이 깊다.
그가 사용하는 칠의 재료인 옻은 생산원가의 절충을 위해 완성될 작품의 상품가치에 따라 분류해 사용하고 있는데, 주로 우리나라의 원주와 중국의 섬서성에서 생산된 것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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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에 주는 새로운 시도
요사이 주로 매진하는 작품들은 대중들이 전통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전통을 주제로한 상품가치가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부엌가구를 비롯 반상기, 수저세트, 티스푼, 포크 등작은 소품에 주로 옻칠을 하고 있으며, 충남 예산의 청량사 경우 주문에 의해 불상에 옻칠과 금분과 금박을 입히기도 했다.
하지만 아무리 작은 소품이라해도 옻칠후 말리는 시간으로 3일을 소비하고 이를 8차례나 반복하게 되면 포크하나에도 한달을 소비하는 셈이니 정성이 들어가는 수고로운 일들은 바뀔 수 없는 부분이다.
"식상하기 쉬운 전통이 상품가치를 높이고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위해서는 무언가 독특한 특징을 지녀야 하는데, 옻칠이 빨강, 파랑, 노랑 등의 다양한 색을 지원한다면 남달리 좋은 반응이 있을 것"이라는 그의 짐작은 그대로 들어 맞았다.
옻나무에서 채취한 검정색의 옻을 정제하게 되면 우선 밝은 투명색을 띄게 되는데, 이것을 곱게 갈아 천연 염료를 섞어 다양한 색깔을 만들어 목제품에 칠하게 된다.
지난 1991년 일본의 아사원 수리 작업시 나전칠기 부분의 책임자로 있었을 때 일본의 전통이 가진 독특한 색깔과 문양들은 김씨의 머리속에 깊은 잔상을 남겼었고, 귀국후 우리의 전통 상품에 이미지와 디자인을 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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