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_View하늘을 향한 희망의 안테나 "솟대"
국내 유일 솟대 전문 조각가 윤영호

고속도로를 달려 도착한 충주의 첫인상은 조용한 도시였다. 시내에서도 한참을 들어가 도착한 충북 충주시 동량면 하천리. 그곳에 가면 세월 묻은 나즈막한 돌담과 금낭화, 붓꽃, 둥글레 등 야생화에 둘러싸인 솟대 전시장이 있다.
사라진 우리문화 "솟대"의 의미를 찾아내고 현대적 이미지로 승화시킨 옹고집 조각가 윤영호 씨를 만났다.

 

솟대의 역사를 찾아
Image_View15년 전, 서울 현대미술관(지금의 현대아트갤러리)관장을 지낸 그는 원로 권옥연 화백의 그림 속 솟대를 보고 크게 감명을 받아 솟대를 조각하기 시작했다.
"프랑스 유학파였던 권 화백의 전시회장에서 몇 십년전 그린 그림 속에 자리잡은 솟대를 보게 됐습니다. 권 화백에게 대충 설명을 들은 뒤 곧바로 문헌을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솟대에 관한 자료는 마음처럼 쉽게 찾을 수 없었다. "민간신앙을 목적으로 또는 경사가 있을 때 축하의 뜻으로 세우는 긴 대"라는 것이 솟대를 정의한 사전적 의미였다. 그래서 솟대는 마을 입구 또는 한 가운데에 위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며 세운 솟대가 바로 일반적인 의미의 그것이다.
솟대는 또 다른 의미로 지금의 현수막처럼 기념비적인 의미로 사용됐다. 과거 급제처럼 집안에 큰 경사가 있을 때 하나씩 세우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집안에 솟대의 숫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뛰어난 인재가 많이 났거나, 좋은 가문일 것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었다.
Image_View이렇게 우리의 전통문화로 자리잡았던 솟대의 역사는 아주 오래 전 고조선에서부터 시작됐다고 전한다.
삼한시대에 신을 모시던 장소인 소도에서 유래를 찾기도 하는데, 소도에 세우는 솟대가 그것이며 소도라는 발음 자체도 솟대의 음이 변한 것이라는 설이 있다.
"나무로 만든 솟대는 몇 년을 버티지 못하고 썩어 없어집니다. 솟대가 오래가면 집안에 좋은 일이 있을 거라며 솟대를 만들어준 사람에게 감사의 뜻으로 조를 다섯 섬이나 선물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그 의미가 상당했죠."
나무만을 주재료로 쓰다보니 솟대는 비바람에 쉽게 썩어 없어지기 마련이다. 때문에 역사적인 자료로 남을만한 유물이 없어 아쉬움이 많다고.


전통은 시대에 맞게 변하는 것
Image_View"전통의 제작방법을 따라서 그대로 살린 솟대는 정형화된 조각품일 뿐입니다. 나무를 깎아 대충 새의 모양을 내고 길다란 장대 위에 올려 세워놓는 일을 문화의 복원이라고 말할 순 없겠죠."
솟대가 가진 의미를 단지 "민간신앙"이라는 네 글자로 표현하기에 그의 답은 너무도 명료했다.
"솟대는 그 시대를 살아가던 사람들의 생각과 희망을 담아 하늘에 전하려는 의지가 담긴 작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의미의 해석에도 시대를 잘 따져야 하겠죠."
그의 솟대 작품을 보면 이러한 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솟대 위의 새들은 저마다 다른 몸짓을 하고 있다. 보는 사람이 마음먹는 대로 새들은 날개 짓을 하고 반가운 손님을 보며 노래하기도 하고 마을 어귀에서 그리움에 누군가를 기다리기도 한다.
그의 솟대에는 인위적인 손길이 일절 닿지 않는다. 일일이 깎아 다듬지 않고 자연그대로의 모양을 살려내는 것이 그의 일이다. 그래서인지 작품이 주는 첫 인상은 현대미술의 조형미가 가진 "동적이미지"를 한껏 풍긴다.


마음 맞는 재료 구하기 힘들어
전통적으로 깎아서 만든 기존의 솟대와 달리 자연목 자체의 동적인 형태를 찾아내 작품을 만들기 때문에 재료 자체가 이미 작품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마음에 맞는 재료를 구하는 일이 가장 힘든 일이다. 재료수집은 주로 낙엽이 떨어져 나무의 높은 곳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겨울에 이루어진다. 윤씨가 즐겨 쓰는 나무는 소나무, 참나무, 물단풍나무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들이다. 마음에 드는 모양을 찾을 때까지 수백리 밖의 산을 누비기 일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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