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_View목공예는 실용성이 생명이다
목공예가 김정호

학업에 대한 열정으로 가구 제작을 중단했던 그가 학문을 통해 다시 목재와 만났다. 그의 목공예작품들은 실용적인 가구가 주를 이룬다.
인공적인 MDF보다는 천연 원목의 맛을 아는 진정한 목수. 김정호의 공방을 찾았다.

 

학업에 대한 갈망
Image_View중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채 열일곱 어린나이의 그는 목공구를 손에 쥐었다.
75년 친구 소개로 가구회사에서 일을 하던 목공예가 김정호는 늘 못다 이룬 학업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과감히 가구 일을 접고 대학입학을 위해 검정고시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대학공부를 하던 첫해 홍익대 무역학과에 합격했으나 그에게 학업의 길은 멀고도 험난한 것이었다. 등록금이 없어 잠시 보류하게 된 학문에 대한 열정은 그가 처음 배웠던 가구와의 인연을 더욱 깊게 했다.
이듬해까지 일년간 그는 그림을 그렸다. 그리고 서울대 공예과에 원서를 냈다가 고배를 마셨다. 당시 결혼을 했었는데 아내의 권유로 인하공전 공예과에 전액 장학생으로 입학하게 됐다. 그는 20대 후반을 훌쩍 넘은 나이에 늦깎이 대학생으로 다시 목재를 만났다. 학교를 졸업했지만 학업에 대한 욕구는 계속돼 방송통신대를 졸업하고 지난해에는 중앙대 예술대학원 디자인공예과를 졸업하기에 이르렀다.


직선과 곡선, 나무와 나무의 아름다운 대화
Image_View목공예가 김정호는 누구보다 나무의 무늬, 그 결을 사랑한다. 그의 작품에 쓰여진 색깔은 다양하지만 어느 하나 나무 이외의 인공적인 색이 없을 정도다.
"나무는 주위의 모습을 자기 몸에 담습니다. 비바람의 세월도, 음지의 습함도, 양지의 따사로움도 모두 몸 속에 담아둡니다. 같은 수종이라도 다른 무늬를 지닌 것, 그것이 나무만의 매력입니다."
그가 작품에 칠을 하지 않는 이유도 바로 그런 이유다. 칠 대신 택한 색채를 나타내는 방법이 상감기법의 응용이라 할 수 있는 접목공정기법이다. 접목공정기법은 얇은 판재를 원하는 색상 배치로 붙인 후 세로로 다시 절단해 모양을 내고 그 모양을 낸 나무를 재배치해 만드는 것을 말한다. 직선인 나무에 곡선과 다양한 문양을 만들어 내는 데 접목공정기법은 가장 적합한 응용방법이 아닐까?


실용성 중시하는 "목수"
Image_View"느티나무가 가장 좋습니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나무로 서슴없이 꼽는 나무가 느티나무라는 데서 그가 무엇을 만드는지 짐작해볼 만 하다.
김정호는 주로 실용적인 가구와 가구소품을 만든다. 가구를 만드는데 느티나무만큼 좋은 자재가 없다는 목수들의 말처럼 그 역시 타고난 목수임에 틀림없다.
그밖에도 그는 가링, 로즈, 월넛, 흑단, 메이플 등 다양한 색상의 나무로 가구에 빛을 더한다.
공예품에 대한 의미를 사뭇 다르게 정의하는 그. 공예는 흔히 장식성을 가진 것을 말하는데 그는 여기에 실용성이 포함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아직도 자신의 작품을 상품이라고 칭한다. 그만큼 누군가가 필요해서 써 주길 바라는 것이리라.


원목이 주는 아름다움
Image_View"나를 목수라고 불러주십시오" 예술가로 호명되는 목공예가들에서 스스로 목수이기를 자청하는 그의 작품에는 옛스러운 멋이 살아있다.
그는 진정한 목수다. 최근에는 작품의 일부에 MDF와 무늬목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예전에는 가구의 옆판까지도 원목의 사용을 고집해왔다. MDF를 사용하게 된 것은 나무의 성질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이 나무의 수축팽창 등을 "하자"라고 오판하면서 부터다. 나무의 자연적 성질을 이해한다면 그것을 하자라고 말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는 않을텐데…….

순수미술보다 공예가 어려운 이유
작품을 하나 제작하는 데는 보통 한 달이 꼬박 걸린다. 순수미술보다 공예가 어려운 이유에 대해 그는 창조와 실용성을 함께 추구해야하기 때문이란다.
그의 작품은 다양한 디자인으로 연출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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