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_View예술혼 깃든 바이올린 선율
현악기 제작자 이종대

친구 아버지의 일손을 도우며 익힌 악기 제작기술은 그의 생업을 바꾸어 놓았다. 오직 현악기 제작기술밖엔 없었기에 이 길을 택했지만 해가 거듭될수록 악기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30년이 지난 지금, 서슴없이 대를 잇겠다는 막내아들 때문에 흐뭇해하는 현악기 제작자 이종대를 만났다.

 

악기에게 소리는 생명이다
Image_View"단짝처럼 어울리던 친구 집이 현악기 공장을 했었는데, 그곳에 놀러가면서 처음 현악기를 알게 되었죠." 친구 아버지의 일손을 돕다가 현악기의 매력에 빠지게 된지 벌써 30년이 흘렀다.
가구 등 일반 목공이 목재 외부의 형태를 만드는 일이라면 악기는 거기에 소리는 더해야 하는 난이도 있는 일. "잘라지고 쪼개진 나무는 죽어있죠. 하지만 깍아주고 다듬는 정성을 통해 아름다운 소리를 낼 때면 다시 살아나는 느낌입니다." 자신의 손길을 통해 죽어있는 자재에 소리라는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것이 그가 현악기 제작에 푹 빠져 있는 이유다.


현악기 제조회사 책임자로
80년대 초 삼익악기 바이올린 부서에 근무하던 중 현 "심로악기"로부터 현악기제조회사의 설립얘기를 듣고 반심과 우려 끝에 회사설립에 동참하게 됐다.
지금은 중국 천진으로 공장을 옮기고 연매출 135억원에 종업원 125명이라는 굴지의 기업이 되어있는 심로악기에서 그는 바이올린 부분에서 기술지도 및 현장 총 책임자라는 중책을 맡았다.
심로악기는 한 전시회에서 제품에 대한 호평으로 해외 바이어들과 일년치 이상의 수출계약이 이뤄지기도 했다. 그렇게 심로악기는 내수판매보다 해외수출을 중점으로 성장해나가기 시작했고, 결국 지금의 성공을 이뤘다.


돈보다 작품활동이 우선
한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심로악기를 그만두고 이렇게 허름한 작업장에서 홀로 작업중인 이유가 무엇일까? "최고의 작품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악기를 만들어 이익을 남기려는 욕심은 버린 지 오래죠."
훌륭한 악기를 만들겠다는 그의 결심은 결국 심로악기 기술자문이라는 허울을 벗고 예술가로의 험난한 길을 선택하게 했다.

공정 하나 하나에 정성이
Image_View바이올린을 비롯한 비올라, 첼로 등 모든 현악기는 유사한 150여 가지의 공정을 거쳐야 한다. 작업은 크게 6가지로 나뉘는데 전판작업, 후판작업, 측판작업, 네크작업, 도색작업, 완성조립공정이 그것이다.
그는 이러한 공정에서 기계화된 공장의 악기제품과 차이를 설명하고 싶어했다. 획일화된 규격으로 프레스에 찍혀 나오는 공장의 악기는 겉으로 보이는 형태는 유사하지만 소리와 관계되는 정밀한 가공이 어렵고, 작업공정 하나 하나에서 소리를 생각하며 정성을 다하는 수공예 제품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것이라고.
그는 월 평균 5~7대 정도의 바이올린을 제작하고 있다. 홀로 작업하면서 밀려드는 주문을 소화하기 힘들지만 나름대로 작품에 완벽성을 기할 수 있어 좋단다.
그의 작품은 전국 중,소규모의 현악기 대리점에 판매되고 있는데 독일 로드악기보다는 저렴한 가격이지만 소리에 있어서는 견줄 제품이 없을 정도여서 대리점에서도 인기품목으로 통한다.
"제가 만든 바이올린으로 음대시험에 합격했다며, 사무실까지 찾아온 여학생이 있었습니다." 그의 소문을 듣고 강원도 문막까지 찾아와 제작을 주문한 여학생은 음대시험 합격의 기쁨을 가장 먼저 그에게 전하기도 했단다.


재료구입은 가장 신중해야 할일
그의 현악기 제작에 필요한 모든 자재는 30여 년 신용거래를 해온 마가상사, 제이안통상, 일흥상사 등 악기자재 전문수입상들이다. 최고의 악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최고의 자재가 필요한 것이 당연지사라며 자재 구입에 신중을 다하는 그. 자재 선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원자재의 건조상태이며, 현재 사용하는 자재는 대부분 자연에서 20년이상 건조된 것이라고.
건조가 잘 되지 않았을 경우 흔히 생각하는 갈라짐도 문제지만, 가장 큰 문제는 목재의 수분이 소리를 흡수해버려 깊은 소리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목질의 단단함과 연함이 균형을 맞추어 소리를 만들어내는 현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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