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입문 초기에는 순수미술을 통해 자연을 화폭에 그려냈지만, 대학시절 공예과로의 전과 후 지금껏 단 한번도 외도를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사람.
자연을 주제로 공예활동을 펴 온 최승천 교수는 지난 30여 년 동안 새와 나무라는 한결같은 주제로 일관된 예술세계를 지켜 온 우직한 파수꾼이었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명예교수로 현 나무샘 고문을 역임하고 있는 작가 최승천을 만나 목공예로 승화된 그의 예술세계를 엿 볼 수 있었다.

 

Image_View우리의 얼굴을 찾아
유구한 역사 속에서 조선이라는 이름으로 맥을 이어 온 우리나라. 21세기를 걷고 있는 우리의 참된 얼굴은 무엇일까?
처음 만난 그가 던지는 이 한마디 질문에서 지금 우리 문화가 봉착한 당면과제가 무언지 직시할 수 있었다. 그 것은 단지 예술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교육이나 경제관련 정책들, 그리고 의식주를 포함하는 소위 문화라는 것들이 하나같이 이웃나라의 것을 쓰기 쉽게 복제 한 것이 대부분이어서 씁쓸하기만 하는 것이다. 최 교수는 이런 때일수록 우리가 가진 것들을 더 새롭게 재창조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단언한다. 또 이러한 근본적인 원인을 우리 국민들의 "생활의 선진화"에서 기인된 것이라고 본다.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모시며 형제자매가 가득했던 그 옛날 대가족제도 속에서는 타인을 이해하고 양보하는 사회성과 전체를 위해 타협과 협력할 줄 아는 기본 인성을 자연스레 배우며 자라나지만, 선진국대열에 바짝 다가서는 요즘 같은 핵가족 제도 속에서 세상 무서울 것 없이 귀하게 커버린 현대의 자녀들에게서는 이런 것들을 좀처럼 바랄 수 없다는 얘기다.


가구를 자랑거리로 삼는 사람들
최교수가 바라보는 우리나라 가구산업의 전망은 청신호였다. 물론 여기에는 시설의 현대화, 자동화된 경우를 근거로 한다는 것이 주목할 대상인데, 우리나라의 경우 시장규모가 좁은 것이 가장 큰 장애라고 한다.
특히 우리의 가구산업이란 것이 건설시장 진출을 위한 대기업들의 일개 수단으로 여겨지면서 가구 자체의 생명이 간혹 무시됐던 과거를 돌이키면 안쓰럽기만 하다. 외국의 사례를 견주어 보면 의외로 우리 가구산업이 대규모로 이뤄지고 있음에 놀라지만, 깊이를 따져보면 왜 하필 수입가구를 쓰려고 하는지 자명하게 드러난다.
외국의 가구산업은 소규모의 공방위주로 운영되고 있지만, 여기에서 본 받을 점은 대부분의 가구산업이 전통기술 등의 맥을 잇는 것을 크게 중요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고가의 가구를 통해 빈부격차를 운운하지만, 그 이전에 생활의 전도에 따라 선택하는 자유가 있지 않은가. 각자의 생활환경에 어울리고 편리한 가구가 그런 것이고, 그 사람들은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가구를 자랑하고 싶어하며, 나름대로의 긍지를 갖고 있다."
만드는 사람과 그것을 쓰는 사람들이 한결같이 이런 맘을 갖고 있으니, 가구산업이 튼튼한 미래를 보장받고 있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최교수는 이와 달리 좋은 것만 보면 쫓아하려는 허영심과, 값비싼 수입재만 찾으며 충동구매를 일삼는 현실 때문에 우리날에에서의 진정한 가구 가치가 소멸되고 있다고 덧붙인다.
즉, 우리는 남의 것에 대한 관심이 더 크고, 외국사람들은 내 것 또는 자신의 것을 추구하려는 욕구가 강한데 이러한 것들이 예술세계나 문화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자원부족국가
이제는 재료를 보며 디자인을 계획해야 하고, 목재 소재를 찾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때라고 한다. 가구재료라면 이제 동남아, 미국, 캐나다 등지에서 중국과 러시아, 남양재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수종과 유사한 수입재를 찾아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전통가구를 제작하며 국산재료를 고집하는 사람들은 쓸만한 느티나무(괴목)를 찾아 전국을 누벼야 할 정도로 원재료가 고갈됐다.
게다가 예전에는 흑단 또는 자단 등만 수입됐으나, 이제는 괴목, 참나무, 적송, 단풍나무, 느릅나무 등도 수입돼 가구재로 이용되는 실정인데 이러한 현실들은 근본적으로 우리 가구산업의 발전에 장애를 주고 있다. 부족한 원재료를 찾아다니고, 그것에 맞춰 디자인을 계획해야하는 현실이 우리 전통가구가 발전을 꾀하려는 발목을 잡고 있다.
전통의 맥을 잇는 소목장들이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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