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많은 목재산업 종사자들에게 있어 국산재 사용 활성화는 모두의 꿈인 동시에 아무리 쫓아도 절대 손으로 잡을 수 없이 멀어지는 신기루와도 같은 말이었다. 이룰 수 없는 꿈이라는 걸 깨달은 사람들은 주어진 환경에 만족한 채 달리기로 했다. 한껏 뛰어도 제자리를 맴도는, 뒤처진다 해도 결코 앞설 수는 없는 러닝머신 위를 말이다.
그러나 CLT 공법과 공공건축물에서의 국산재 사용 법안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목재산업 부흥과 동시에 다시 한 번 국산재 사용 활성화를 이룰 수 있을지 않을까 하는 설렘이 샘솟는다. 
일단 국산재가 외국 수입 목재보다 사용량이 높아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무래도 개인보다는 업체나 기업 단위에서 국산재 활용에 앞장서 주는 것이 우리가 목표하고 있는 골인 지점에 더욱 빠르게 도달하는 방법일 것이다. 혹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국산재는 낙엽송 말곤 딱히 질도 안 좋고 건조도 힘든데다 가격까지 비싸다고. 
나무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대략 수십여 년의 세월이 흘러야 한다. 나무가 자라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 양질의 거름과 꾸준한 관리가 훌륭한 나무를 만든다. 그럼 이건 지금부터 시작한다 치고 다음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자. 가격이 비싸다. 이건 위에 계시는 분들이 적극적으로 도와만 준다면 가격 지원이라는 훌륭한 형태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외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지 않을까? 
자 이제 다음으로 업체가 아닌 취미로 목공을 하고 있는 분들과 목공이라고는 전혀 알지 못하는 국민들에게 목재를 사용한 작품 활동과 문화체험의 장을 열어 진입장벽을 낮추고 우리네 생활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할 수만 있다면 목재 사용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목재로 만든 카페에서 목재로 만든 찻잔으로 전통차를 마시고, 목재로 만든 콘서트 장에서 목재로 만든 악기가 연주하는 수백 년 전의 곡을 들으며 감동하고, 목재로 아이와 함께 장난감을 만들며 돈독한 부자간의 정을 쌓는, 그런 일들이 숨 쉬듯 일상생활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천천히 유도해 나간다면 유명한 연예인 여럿 모아 공익광고를 만드는 것보다 훨씬 빠른 목재산업의 부흥을 재촉하지 않을까?
학교에서 나무의 일생에 대해 배우고 나무가 우리 인류에게 얼마나 오랜 시간을 자신의 한 몸 아낌없이 나눠주는가를 알고 고마움을 느낄 수 있다면 회색빛 가득한 도시에서도 나무를 향한 애정의 새싹이 트지 않을까 싶다. 
먼 미래일지 모르나 목재가 전국민이 이용하는 소재가 되는 날은 머지 않았다. 언젠간 수입 목재 사용률 80%라는 불명예스러운 이름표를 떼고 당당히 가슴을 펼 수 있는 날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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