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학교 아동학과
이영환 교수

컴퓨터를 활용한 교육과 게임 특히 최근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유아의 놀이문화는 점점 더 가상현실의 세계로 한정되고 있으며, 유아가 스스로 무엇인가를 직접 만들어내는 생산적인 활동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 일찍이 교육철학자 루소는 유아가 하루 종일 언어수업을 통해 얻는 것보다 한 시간의 수공(手工)작업으로 얻는 것이 더 낫다면서 노작(勞作)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노작은 노력하여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활동으로 창조적 표현활동이며 자아실현 활동이다.
결과보다는 작업하는 과정에서 보람이나 즐거움을 느끼고 의미를 깨닫는다는 점에서 많은 학자들은 노작교육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였다. 로크는 ‘손으로 파악할 수 없는 것은 결코 머리로 이해될 수 없다’고 하였으며, 교육학자 듀이는 ‘하면서 배운다(learning by doing)’고 말하였다.
목공활동은 손과 두뇌와 신체로 학습하고 물건을 창작하는, 이른바 신체노동을 통한 생산적 활동이며 실용적 가치를 지니는 노작활동이다. 목공활동을 하는 동안 유아는 만들고 싶은 작품을 생각하고 그림으로 그려보며 계획을 세운 뒤, 여러 가지 목공도구를 사용하여 스스로 작품을 만들어 나간다. 이 과정에는 수학적 지식, 미적 지식 등 기존의 모든 지식과 사고를 연결함과 동시에 심리적·신체적인 요소를 활성화하고 모든 능력을 총동원하여 세심하고 끈기 있게 상호 연관시켜 가게 된다. 유아는 목공활동으로 생산되는 목공작품을 통해서 성취감과 자신감을 키우지만, 못 박고 톱질하고 대패질하는 과정들이 유아에게는 매우 의미 있는 활동이다.
목공활동을 통해서 목재의 크기와 모양과 질감이 변화하는 과정은 유아의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재미있고 다양한 탐구활동의 기회가 되며, 여러 가지 목공 도구를 사용하여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유아는 생산적인 창조의 기쁨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유아는 나무를 만지고 냄새를 맡으며 쌓기를 즐기고 목공놀이 도구에도 호기심을 나타낸다. 4~5세만 되어도 유아는 특정 사물을 만들고 싶어 하며, 무엇을 만들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목공놀이를 시작한다.
유아의 발달 단계에 맞게 목재의 강도와 두께, 못의 길이, 도구의 무게와 크기 그리고 동작의 난이도를 고려하면 유아들이 즐겁게 목공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유아의 발달수준을 넘어서는 목공활동은 성인에게 의존하는 목공활동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유아가 목공활동에 흥미를 잃거나 더 나아가 좌절감을 줄 수 있다. 유아의 신체발달과 사고발달에 적합한 단계적 목공 동작, 놀이가 중심이 되는 목공활동, 유아가 스스로 완성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 안전을 위한 목공실 규칙 그리고 교사의 격려가 있다면 유아는 목공활동에 매료되고 목공활동을 통해서 성취감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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