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학교 환경소재공학과 강호양 교수

수목의 이름은 학명과 일반명이 있다. 라틴어를 근원으로 하는 학명은 일반인에게 어려우나 일반명은 비교적 친숙하다. 전 세계 수목이 수만 종이 있다고 하니 정확히 구분하려면 학명을 써야 하나 보통 일반명으로 통용되고 있다.
금강송, 울진송, 춘양목, 황장목 등은 최고급 소나무를 부르는 이름이지만 학명도 아니고 일반명도 아니다. 이들은 일반 소나무와 정확히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이 없지만 매우 비싼 가격에 유통되고 있다. 학명으로는 모두 Pinus densiflora 이며 일반명은 모두 소나무이며, 유전공학이나 현대의 어떤 기술로도 일반 소나무와 차이를 발견할 수 없다.
나무의 이름에 지역 이름이 붙은 이유는 그 지역에서 주로 생산되기 때문이지만 같은 지역에서 생산된 모든 소나무를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목재 상인들이 구분하는 기준에 따르면 나무 줄기가 굵고 곧고 지하고가 긴 소나무를 의미한다. 궁궐이나 대형 한옥건축물의 대주목이나 대들보로 쓰이며 희소가치 때문에 부르는 것이 값이다. 나무의 굵기는 수령에 비례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생장환경에 따라 비대생장이 매우 빠른 곳이 있는가 하면 매우 느린 곳도 있다. 나무의 생장속도를 비교할 때 사용하는 것이 연륜폭이다. 생장이 빠르면 연륜폭이 크고 생장이 느리면 연륜폭이 작다. 동일한 굵기를 가진 원주목을 건조하면 일반적으로 연륜폭이 큰 것은 큰 쪼개짐이 발생하나 연륜폭이 작은 것은 작은 할렬이 여러 군데 발생한다. 작은 할렬은 쉽게 보수할 수 있으나 큰 쪼개짐은 보수하기 어려운 결함이다. 따라서 최고급 소나무를 선별할 때 굵기만 볼 것이 아니라 연륜폭도 함께 보는 안목이 필요하다.
독일에서 가장 비싼 참나무재는 연륜폭이 1.5㎜ 정도라고 한다. 밀식과 경쟁목 조림을 통해 생장량을 조절한다. 최고의 전통가구용재로 알려진 홍송도 금강송과 마찬가지로 학명이나 일반명이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고지에서 천천히 오랜 시간 자란 잣나무를 말하는데 일반 잣나무와 유전학적으로 구분할 수 없다. 특징은 수령이 100년 이상으로, 심재율이 높고, 심재가 붉은 색을 띠며, 연륜폭이 매우 좁다. 침엽수는 연륜폭이 좁을수록 추재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홍송은 일반 잣나무보다 밀도가 약간 높고 물성이 균일하다고 할 수 있다.
홍송의 또 다른 장점은 오랜 세월 심재에 추출물이 쌓였기 때문에 수축변형이 적고, 잣나무향이 오래 간다는 것이다. 이러한 장점을 가진 홍송도 금강송과 마찬가지로 명확하지 않은 기준 때문에 유통 중에 많은 혼란이 발생한다. 우리나라의 대표 수종인 소나무와 잣나무의 등급을 정확히 판정할 수 있는 학술적이고 과학적인 기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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