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산림과학원 목재가공과(농학박사) 박상범 과장

목재는 돌이나 철에 비해 질감과 무늬가 아름다울 뿐 아니라 가볍고 가공도 쉽다. 또한 비중에 비하여 강도가 크며 열전도율이 낮아 보온효과가 좋다. 산이나 알칼리, 염분에 대한 저항성이 강하고 충격, 진동을 잘 흡수하며, 탄성이 좋고 향기를 방출하며 습도를 조절하는 작용을 한다. 하지만 불에 약하고 썩기 쉬우며 변형이 큰 단점 때문에 우려되는 것이 사실이다. 
이 같은 단점들은 특정한 기술을 통해 충분히 방지할 수 있다. 먼저, 불에 약한 단점을 살펴보자. 얇은 목재는 쉽게 타는 반면 일정 두께의 구조재는 화재 시 겉면에 탄화막을 형성, 산소를 차단하여 쉽게 타지 않는다. 반면, 철이나 알루미늄은 화재가 발생하면 고열에서 완전히 녹아내리고 플라스틱은 유독가스를 뿜어낸다. 불에 타지 않는 불연목재가 시공되는 현 시점에서 더 이상 목재의 타는 성질을 두려워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다음으로 목재는 온도, 습도, 통풍이 나쁘면 썩기 시작한다. 하지만 목조건물의 외부환경이 양호하기만 하면 수백 년간 보존되며 또한 썩는 것도 방부제 처리를 통해 얼마든지 방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목재는 수분에 민감하고 3단면(횡단면, 방사단면, 접선단면)의 수축과 팽창률이 서로 달라 뒤틀리거나 갈라지기 쉽다. 이는 현대식 건조기로 잘 건조하고 숙성을 통해 스트레스를 완화한다면 예방할 수 있다. 고열처리나 아세틸화처리에 의해 목재 본래의 친수성(물을 좋아하는 성질)을 물을 싫어하는 소수성(疏水性)으로 변환하면 치수 변형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 바야흐로 목재 고유의 장점은 그대로 살리고 단점은 전통적인 지혜와 첨단기술을 통해 극복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환경 친화적이고 인류 친화적인 목재를 이용하여 우리 삶의 미래를 개척할 기초를 다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지금 우리는 과거 찬란했던 목조문화를 뒤로하고 철, 콘크리트, 플라스틱의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삶의 질 향상으로 친환경적이며 인류에 친화적인 소재에 대한 사람들의 욕구가 늘면서 목재시대로의 회귀가 요구되고 있다. 필자는 재료 가공 화학·미생물적 측면에서 목재로부터 미래를 꿈꿔 본다. 대경목을 제재한 넓은 각재를 합판의 베니어처럼 서로 직교되게 접합하여 만든 교호집성재(CLT)로 고층 건물을 짓는 꿈(Wood to Building). 소경목을 활용하여 폼알데하이드 방출이 없고 유해 화학물질을 제거하는 친환경 목질재료, 불에 타지 않고 썩지 않는 목재, 나무를 원료로 종이배터리 등을 만드는 친환경 소재 개발의 꿈(Wood to Eco-material). 나뭇가지를 이용하여 에탄올이나 펠릿 등 신재생에너지로 이용하는 꿈(Wood to energy)부터 톱밥을 생물 변환하여 식량자원으로 전환하는 꿈(Wood to Food)까지. 이러한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산·관·학·연의 모든 관계자들이 지식을 개방·공유하고, 생각을 나누고 협력하여 꿈을 함께 실현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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