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산림과학원 목재가공과 (농학박사) 박상범 과장

목재는 바닥재, 벽재에 이어 천장재까지 그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석면으로 만든 슬레이트, 석고로 만든 텍스, 시멘트로 만든 콘크리트가 라돈(Rn) 등의 방출로 폐암의 위험성이 보도되면서 나무로 지은 집에 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나무는 인류의 DNA와 함께 한 오랜 천연소재다. ‘쉴 휴(休)’자를 보면 문자 그대로 사람(人)이 나무(木)에 기대어 있는 상태인데, 이는 어쩌면 나무와 같은 자연과 함께 할 때가 가장 편안하기 때문일 것이다. 다만, 일반 사람들이 나무로 만든 집에 대해 염려하는 것이 하나 있다. ‘혹시 집에 불이라도 나면 어쩌지?’가 바로 그것이다.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나무가 불에 타지 않게 하는 기술의 개발일 것이다. 나무가 불에 타지 않게 하는 난연제가 개발되어야 하고, 난연제를 목재에 코팅하거나 주입하는 기술을 비롯하여 난연제의 목재 내 주입효과를 쉽게 알아볼 수 있는 평가법도 만들어져야 한다. 현재 국내 난연업계의 생산기술 및 품질관리 체제는 선진국에 비해 매우 미흡하다. 일본 홋카이도의 아사히카와 역사(驛舍)는 난연목재로 치장되어 있고, 2011년 운행을 시작한 신칸센 ‘사쿠라’에는 손잡이 등에 불연목재가 사용되었다. 2012년에는 난연목재를 사용한 연소차단형 목재 부재가 내화인증을 획득하였다. 우리나라는 과거 아파트 실내에 목재제품이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바닥에 비닐장판 대신 합판이나 강화마루가 시공되어 있고, 벽에도 벽지 대신 벽판재를 사용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우아하면서도 자연친화적인 소재인 목재는 집을 세련되면서도 건강한 공간으로 만들려는 소비자의 기호와 맞물려 빠르게 퍼져가고 있다. 그에 반해 학교, 관공서 등의 천장은 여전히 석고타일로 덮여 있고, 아파트 역시 콘크리트 천장에 벽지가 붙어 있다. 그간 목재업계의 부단한 노력으로 바닥과 벽은 나무가 그 영역을 크게 확장해 왔지만, 천장은 아직도 난공불락의 공간으로 남아있다. 이는 목재로 시공한 천장재가 화재에 취약해 불이 급속히 위로 번져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전북대학교에서 합판에 난연수지를 주입하는 방식으로 개발한 목질계 천장재가 목재시장의 영역을 새롭게 확대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각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에서도 도포형 방염제와 가압 주입형 난연제를 개발하여 특허 등록하였고, 방염합판과 난연합판의 공장 시험생산 및 품질 성능 검증을 마쳤다.
중소업체에 기술이전을 하여 공장 설립을 지원하고 안정적인 제품 생산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으며, 현장 적용을 위한 방염 및 난연도료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목재제품의 시장 확산의 기회가 오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산관학연(産官學硏)이 힘을 모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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