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형운 편집·발행인

우리의 목재산업은 이제서야 법을 세워서 유통질서를 만들어 가고 있는 단계에 있다. 우리는 오랜 기간 동안 재래시장에서 경험했듯이 중량도 등급도 원산지도 미심쩍은 식재료들을 양심을 믿고 구매해 왔다. 그러나 수많은 비양심적 판매의 희생자이기도 했다. 결국 부당이득을 얻기 위한 비양심의 만연은 소비자들이 외면하는 재래시장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지금은 재래시장에도 완벽하지 않지만 중량, 등급, 원산지 표시제가 자리 잡아가는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우리의 목재산업도 재래시장의 유통질서 발전단계를 거치고 있다. 목재법을 통해서 품질표시제가 시행되고 계도와 단속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계도와 단속에 불만을 표출하고 공정성에 대한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길게 보면 당연히 발생하게 될 과도기적 현상이다. 중요한 것은 품질표시제가 빨리 정착해서 목재소비가 늘어야 하고 공정한 거래질서가 확립돼서 목재산업의 뿌리가 굳건해지고 잎이 무성히 달려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 목재시장은 아수라장과 같다. 가격이 파괴되고 마진이 이해할 수 없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수요를 넘어선 과잉생산과 과잉공급으로 적자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품질표시제의 시행에 따른 일시적 부작용이라고 볼 수 있으나 근본적인 이유는 가격지향적 시장구조에 있다. 품질은 뒷전이고 가격만이 모든 것을 끌고 가는 전형적인 후진성을 보인다. 목재수요는 2014년에 비해 2015년이 더 늘었다. 대부분의 품목이 늘었다. 그런데도 이익은 줄어든다. 가격지향적 물량우선적 공급마인드의 폐해다. 진흙탕이 되어버린 시장에서 승리자는 없다. 모두가 패자가 된다. 이익이 조금이라도 있어 보이는 품목은 삼사년이 못 돼서 한계 마진 이하고 거래되기 일쑤다. 순식간에 공급이 초과되어 버린다. 합판마루, 방부목, 건설 건축 판재와 각재 심지어 낙엽송 합판, 스테인, 구조재까지 공급이 지나치다. 궁극적 유통질서는 수요와 공급의 조화이고 품질표시를 기반으로 하는 적정 품질과 가격 정책에 있다. 현 시점의 위기 극복의 열쇠는 공급의 축소에 있고 다른 한편으론 품질표시제의 적극적 확산에 있다. 한국목재신문은 ‘1㎜의 양심’, ‘건조의 양심’, ‘표시의 양심’ 이라는 올바른 목재제품 정착을 위한 캠패인을 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시장질서를 통해 소비를 증진시켜 목재산업의 발전을 기하고자 실시한 것이다. 스스로에게 묻자. 재래시장이든 백화점이든 상품 라벨을 보지 않고 사는가? 반대로 생각해 보자. 우리가 생산한 목재제품을 소비자는 아무 생각 없이 사겠는가? 입장을 바꿔보면 답이 나온다. 우리는 다른 대체제품보다 더 엄격한 품질표시를 해서 그들과의 경쟁에서도 앞서가야 한다.
가격보단 품질을 물량보단 기술을 우선하는 시장을 만들어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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