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하우스 이영주 대표

우연히 눈에 들어온 목조주택의 현장이 내 인생의 전환점을 만들었다. 막대기를 조립하고 합판을 덧대어 짓는 목조주택의 첫 느낌은 ‘희한함’ 이었다.
몇 달 후 쯤 방문한 현장을 보고 깜짝 놀랐다. 지금까지 본적이 없는, 외국의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그림 같은 집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기 때문이다. 신기한 광경은 내 머릿속을 오랫동안 맴돌았다.
이후 15년이 지난 지금, 돌이켜보면 처음의 신기함과 설렘은 두려움으로 바뀌어 있다. 집을 짓는 행위는 인간이 존재하면서부터 끊임없이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 왔다. 동굴생활에서 시작된 주거(住居)는 움막을 거쳐 점차 현재의 집으로 발전해 왔다. 주거공간의 변화는 건축소재의 발전으로 이어졌고 소재의 발전과 더불어 공법 또한 함께 발전해 왔다.
발전은 결과물이다. 결과물이란 그 뒤편에는 가리워진 보이지 않는 희생이 있기에 가능하다.
건축을 하면서 늘 고민하고 잠을 이루지 못한 것이 여기에 있다. 새로운 자재나 새로운 공법을 현장에 적용하면서 기대감으로 밤잠을 설친 적도 있고, 그 결과가 좋지 않아 마음고생과 본의 아니게 집주인에게 불편을 드린 점도 많다. 매번 새 집을 지을 때 마다 드라마 한편을 쓰는 듯한 극적인 상황과 결과물들이 매번 다르게 나타나는 게 놀랍다. 놀라움이 두려움으로 바뀌고 그 두려움으로 스트레스를 받을때쯤 책을 만들자는 제안이 들어왔다. 이번에 본인이 발행한 <목조주택 프로젝트 27>은 설렘에서 두려움을 겪기까지의 결과물 중 27채를 선정하였다.
책을 완성하기까지 3년이라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회사는 외부적인 요인으로 어려움에 처하기도 하고 기록을 저장한 컴퓨터를 날려버리기도 했다. 현장에서 사진기자가 촬영을 하고 지나간 현장의 일들을 다시금 꺼내서 글로 정리하는 것이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또한, 그 와중에도 건축의 또 다른 분야에 도전을 하고 있었던 터라서 책에 쏟아야할 열정을 다 쏟아 붓지를 못했다.
또한 앞에서 언급한 과정에서의 실패담을 진솔하게 기록하지를 못했다. 그래서 부끄러운 책이다. 다시금 기회가 온다면 건축하는 사람으로서 느끼는 건축의 생생함과 현장 이면의 이야기 등을 진솔하게 표현하고 싶다.
시공자로서 숨겼던 이야기와 표현하지 못한 뒷 이야기, 그리고 실패담 등을 가감 없이 글로 표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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