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가구용 집성재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은 가운데 인천 서구의 엔우드는 레드비치·애쉬·히노끼 수종을 이용해 가구용 집성재를 생산하고 있다. 국내 목재업계에서는 보기드문 여자 대표인 이금순 대표는 30여년 전 목재와의 첫 인연을 시작으로 지금의 엔우드를 이끌어오며 명실상부 국내 집성재 대량 생산회사로 발돋움 하고 있다. 이금순 대표를 만나 엔우드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엔우드의 창립 스토리를 말씀해 주신다면?
30여년전 첫 직장이 제재소 였어요. 그때부터 목재와의 인연이 시작됐고 자연스럽게 목재에 대해 공부를 하게 됐습니다. 그후 경영에도 참여하면서 목재와 경영을 모두 습득하게 됐죠. 그러다가 제재소를 직접 운영하게 됐고 목재 수출포장도 하게 됐지요. 수출포장이 해외로 수출되는 제품이나 부품들을 포장하는 것인데, 10여년이 지나자 인건비 상승 등의 문제로 국내 제조업체들이 해외로 빠져나가기 시작했죠. 처음엔 저도 당연한 결과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산업의 기본인 제조업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것을 깨닫게 된것이죠. 최근 선진국들도 이런 이유로 해외로 빠져나갔던 제조업을 다시 불러들이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목재로 제조업을 살리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집성목 제조를 생각해 냈습니다. 중국과 베트남에서도 집성재를 만드는데 한국이라고 못만들 이유가 뭐 있냐며, 수입제품보다 더 좋은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엔우드가 탄생했습니다.

▲고주파 프레스
▲공장 전경

여성 대표로서 어려운 점은 없는지?
우리가 흔히 남자들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몇가지 중에 목재도 있습니다. 목공기계나 공구들을 다뤄야 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여성 대표는 물론이고 종사자들도 많지는 않죠.
그러나 저는 목재야말로 여성들이 알아야 할 품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목재는 참 따뜻하고 집안 곳곳 어디에서나 가까이 접하는 친근한 소재이기 때문입니다. 환경과 건강을 생각해서 친환경 목재제품으로 가구를 만들거나 집안을 꾸미는 일이 더 많아지고 있는 요즘엔 더욱 그렇죠.
여성이기 때문에 겪는 어려움도 있지만 여성이기 때문에 더 섬세하게 관리할 수 있고, 최종 소비자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사실 서비스업도 아닌 제조업에서 여성이 회사를 운영해 나간다는 것이 회사 안팎으로 녹록하지는 않습니다. 상대해야 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남성이고 그분들의 인정을 받아야 대화가 통하기 때문입니다.
인정받는 길은 한가지 뿐입니다. 그분들보다 더 많이 알아야 하고 더 열심히 해야 합니다.
 

엔우드의 취급 품목은 어떤 것이 있는지?
현재는 히노끼, 애쉬, 비취, 버찌를 주요 수종으로 삼고 있습니다. 집성판을 위주로 생산하고 있고 집성각재·판재·루바도 생산합니다. 솔리드는 물론 핑거조인트 제품도 인기있는 품목이고요. 4×8 사이즈를 기본으로 하지만 원하는 규격으로 재단해 드리기도 합니다. 판재와 각재도 원하는 사이즈로 만들어 드리고, 소재 그대로가 필요하신 분들에겐 소재 그 자체(빵재, 통판)도 드립니다. 가장 인기있는 제품은 무절 솔리드 제품입니다. 집성재 폭도 40~50㎜에서 100~120㎜까지 다양하게 할 수 있습니다.
수출포장을 하면서 소재들을 직접 수입했던 경험들을 토대로 집성목의 소재도 직접 수입을 합니다. 좋은 소재를 꾸준히 공급받기 위해 1년 동안 해외 여러 나라 여러 업체들을 돌아보고 왔고요. 제재소를 하면서 여러 수종들을 겪어본 경험도 감사한 일입니다. 목재를 알아보는 눈이 생긴 것이죠. 위의 4개 수종 외에도 희귀종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개발·확보한 레드비취의 경우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한번 보면 누구나 반하는 색상을 자랑하지요. 히노끼도 일본 지역에서 공급받기 때문에 완전 핑크빛을 띄는 것이 색상과 향 모두 최상급이고요. 그 밖에도 특수목을 계속해서 개발해 나가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품목은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또한 집성하는 본드도 친환경 Super E0(D4) 본드를 일본에서 직수입해 사용합니다.
폼알데하이드가 전혀 들어가지 않아서 본드임에도 불구하고 인체에 무해하지요. 건강을 생각해서 목재를 사용하는데 본드 때문에 유해하다면 어불성설 아니겠습니까?

엔우드 설비들의 장점을 말씀해 주신다면?
서양이 석조문화라면 동양은 목조문화입니다. 한국도 아주 오래전부터 목조문화를 꽃피웠지요. 그래서 목재제품들을 생산하기 위한 설비들도 많이 있습니다.
문제는 대부분이 오래된 것이라는 점입니다. 오래됐다고 해서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설비에 재투자를 해야 할 즈음에 국내 제조업들에게서 희망이 사라지면서 해외로 눈을 돌리고, 그렇게 재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 수동식의 소량생산만 가능한 설비들만 남게된 것이죠. 저는 다시 희망을 찾아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기계설비에 과감한 투자를 했지요. 목재제품 제조업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4면 몰더기(2대)는 물론 이면포, 갱립기, 합판 갱립기, 자동 재단기, CNC 재단기, 핑거조인트를 위한 자동 컷팅기, 와이드샌딩기, 자동 핑거조인트기, 고주파 프레스, 그리고 가장 핵심인 대형 건조기를 설치했습니다.
그중 핵심인 3가지는 자동 핑거조인트기와 고주파 프레스, 대형 건조기 입니다. 자동 핑거조인트기는 현재 한국에는 유일하게 저희 회사에만 있고, 대형 건조기는 우리나라에 딱 2대가 있는데, 건조방식은 각기 다릅니다.
핑거조인트 형태의 집성판을 만들려면 먼저 작은 토막들을 길게 이어 붙여야 하는데 저희 기계는 그 5개 과정이 모두 자동으로 처리됩니다.
또 프레스도 기존의 일명 풍차 형식의 수동형 프레스기가 평균 30분에 1장씩을 생산하는데 비해 고주파 프레스는 3분에 1장씩을 생산해 내지요.
대형 건조기는 함수율 관리(건조)에 절대강자 입니다. 함수율 30~40% 정도의 원목을 대형 건조장에서 2~3일 건조시켜 20% 정도로 낮추고 다시 건조기를 통과시키면(두께 25㎜ 기준, 약 5분 소요) 10%가 돼 나옵니다.
이 건조기는 오랜 시간 연구해 주문제작한 기계입니다. 이런 설비가 있기에 대량생산이 가능한 것입니다.
‘원스톱 쇼핑’이라는 말이 있는데 저희 설비는 ‘원스톱 공정’이라고 할 수 있지요.

DIY와 공방들이 증가하는 요즘, 엔우드의 경쟁력은?
1인당 GDP 2만 달러가 넘어가는 나라들의 특징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먹고 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고 나면 잘먹고 잘사는 법을 찾게 되지요.
그 중 하나가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일입니다. 집안, 사무실, 직장, 매장 등 늘 접촉하고 사는 공간을 ‘목재 흉내’를 내는 물품이 아니라 친환경 소재인 ‘진짜 목재’로 바꾸기 시작하지요. 그것도 개성있는 디자인과 자기에게 꼭 필요한 기능을 넣어서 만듭니다. 자연스럽게 DIY와 공방들이 생겨나고 증가할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앞으로는 수요가 더 많아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수입제품이 절대 가질 수 없는 이름이 있다면 그것은 ‘국내산’ 이라는 것입니다. 당연한 말 아니냐고요? 하지만 이것이 가장 큰 차별성이 될 것입니다.
어느 나라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산’ 또는 ‘베트남산’ 이라는 말에서 떠오르는 이미지와 ‘국내산’, ‘한국산’ 이라는 말에서 떠오르는 이미지를 비교해 보세요. 새삼 애국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손재주, 기술력, 지능, 성실성을 인정하신다면 이제 품질로 말하겠다는 말이 허상이 아님을 알게될 것입니다.

 

▲레드비취 집성판
▲핑거조인트 자동화 라인

산림청의 정책들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얼마전 한국목재신문에 실린 대한목재협회 회장님의 인터뷰 내용을 봤습니다. 산림청의 정책에 대해 협회가 의견을 내셨는데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목재산업이 살고 발전하고 안정적으로 자리하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정책입니다. 건조도 그렇고 규격도 그렇습니다. 한국목재신문도 지난 ‘1㎜의 양심’에 이어 ‘건조의 양심’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데 참 잘하고 있는 일이라고 봅니다.
또한 규격 단위의 통일성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일반 사용자들도 쉽게 접근하게 하려면 꼭 필요한 일입니다. 당장은 다소 불편하고 힘들어도 결국엔 우리 목재산업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우리 모두가 잘 지켜 나가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산림청의 정책에 동의합니다. 다만 저희는 집성목에 대한 부분만 말하는 것이며 다른 분야는 관련업체들의 의견이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엔우드는 어떤 회사로 기억되고 싶은지?
‘도전’과 ‘공동선’ 입니다. 엔우드 창립부터가 도전이었고 앞으로도 도전은 계속될 것입니다.
어느 한 분야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소재의 개발, 새로운 집성 방법 연구, 그에 따른 기계 개발, 사용처 개발, 전혀 새로운 경영 방법 적용 등 모든 분야에서 언제나 도전은 계속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공동선을 향할 것입니다. 특정한 어느 한 사람만 좋은 일이 아니라 사원 모두가 일의 보람을 느끼고 스스로 즐겁게 참여해 도전하고 함께 나누는 회사, 나아가 목재를 사용하는 일반 사람들과 사회의 소외계층까지 그 이익이 돌아가는 회사를 만들어 갈 것입니다. 가장 큰 바램이 있다면 사람들이 ‘집성목’하면 ‘엔우드’, ‘엔우드’하면 ‘집성목’ 이렇게 바로 떠올리고 대답할 수 있는 회사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곧바로 이어서 ‘아, 그 회사 좋은 회사!’하고 떠올리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사훈처럼 도전과 공동선을 꼭 지키고 이어나가야 하겠죠. 앞으로도 집성재 제조에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애쉬 집성판
▲히노끼 집성판

회사 프로필
회사명: (주)엔우드
대표자: 이금순
주요 취급 품목: 히노끼·애쉬·비취·버찌 솔리드, 핑거 집성판, 집성각재, 판재, 소재(빵재, 통판), 루바 등 가구재, 인테리어재
창립일: 2014년 2월 1일
홈페이지: 12월 오픈 예정(제품 정보는 kmkorea.net에서 확인 가능)
주  소: 인천 서구 마중로 77(오류동, 검단일반산업단지 9블럭1로트)
전  화: 032-567-4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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