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목재신문 이명화 기자
목재를 이용해 목구조 건축물을 짓는 일, 그중에서 사람이 생활하는 집을 짓는 일은 참 위대하다는 생각을 한다. 특히 한옥은 손과 기계를 이용해 원가공 또는 각가공으로 직접 치목해 하나씩 끼워맞춰 집을 완성해 나간다는 것이 신기하며 대단한 일이라 생각된다.

전통한옥과 개량한옥 중 어느 쪽이 더 나은 집인지는 개인이 가진 관점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전통한옥과 개량한옥의 장점들을 받아들이고 단점들은 서로 보완한다면 전통과 현대를 구분하는 경계는 사라질 것이며, 전통한옥이든 개량한옥이든 서로 보완돼 발전한다면 외색이 없는 한옥이야말로 우리가 지켜낼 수 있는 유일한 자산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한옥은 대부분 민가건축보다는 관급공사가 많은데 한옥의 대중화를 위한 업계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에는 건식벽체의 조립화·가공의 공업화 등 공기를 단축하고 비용도 절감하는 개량한옥이 등장해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존에는 경량목구조가 주목받게 되면서 목조주택 붐이 일어나자 혹자는 경량목구조가 세계 어디에서나 마실 수 있는 코카콜라와 같다고 비판했고, 혹자는 그래서 경량목구조가 글로벌한 것이 아니냐 하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경량목구조가 매뉴얼화된 시공법으로 짓는 일이라면 중목구조인 한옥은 결구방식과 치목으로 짓는 우리의 전통 시공법이 될 것이며, 경량목구조이든 중목구조이든 모두 최고의 주택이라 할 수 있다.

전통한옥과 개량한옥 모두 좋은 주택임에도 불구하고 혹자는 전통한옥의 입장에만 서서 개량한옥을 왜곡하고, 혹자는 개량한옥에 입장에 서서 전통한옥을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나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서 비뚤어진 시선으로 바라보기 보다는 전통한옥의 장점과 특성은 그대로 인정하면서 건축부재의 시공법을 개선해 공사기간과 공사비를 절감하는 개량한옥의 장점들을 발견해, 궁극적으로 목구조인 한옥이 소비자들에게 살기 좋은 주택임을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목재라는 재료가 가진 기능에는 한계가 있음을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그러나 목재가 가진 무수히 많은 장점들이 목재가 가진 단점들을 커버하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이러한 목재 소재를 이용해 집을 짓는 한옥이야말로 왜곡하지 말고 전통과 현대를 아우를 수 있도록 우리 업계가 서로의 장점을 인정하고 소통해야 한다. 목재의 결이 햇빛이 비추는 방향에 따라 그쪽으로 나무가 더 잘 자라듯, 한옥에서도 햇빛이 비추는 방향에 따라 목재가 놓일 방향을 모두 고려해 목재가 놓여지는 것처럼 집 자체가 하나의 과학이듯 전통한옥과 개량한옥에 대한 개념에 대해 갑론을박 하기보다는 서로의 장점을 인정해 나가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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