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피의 해부학적 특성 3

그림 1. 캐나다적송(A), 낙우송(B)과 튤립나무(C)의 수피 조직, 백느릅나무의 주피 조직(D), 이태리포플러의 인피섬유(E), 향삼나무 사세포의 사역(F), 백물푸레나무 사관요소의 복합사판(G) 및 자작나무의 피목(H).
사부 축방향유조직과 방사조직은 각각 축방향유세포와 방사유세포로 이뤄졌는데 이들의 세포벽은 목화되는 경우가 드물며 또한 2차벽도 쌓이지 않는다. 축방향유세포는 대개 스트랜드로 구성돼 있는 스트랜드유세포 형태 그리고 방사유세포는 대개 방사방향으로 길이가 긴 평복세포의 형태를 띠고 있다. 침엽수의 경우 축방향유세포는 목재에 매우 소량으로 존재하고 있으나 수피에는 많이 발달돼 있는 편인데, 특히 세월이 경과해 기능을 잃어버리게 되면 축방향유세포가 비대해질 뿐만 아니라 세포벽도 두꺼워진 후벽세포로 변형돼 사세포를 방사방향으로 짓눌러 뭉개버리기 때문에 축방향유세포가 현저하게 많아 보이게 된다.
이들 축방향유세포와 방사유세포의 세포내강에는 전분, 지방, 수지, 결정 등과 같은 양분물질이나 대사물질을 함유돼 있다. 그리고 침엽수의 소나무속, 솔송나무속, 잎갈나무속, 전나무속 등의 사부에 있어서는 사세포와 생리적으로 밀접히 연결돼 있는 직립형의 단백세포(albuminous or Strasburger cell)가 방사조직의 상하 가장자리에 존재한다. 한편, 사부 방사조직은 형성층을 경계로 해 목부 방사조직과 연결돼 있지만 목부 방사조직이 방사방향으로 통직하게 뻗어있는 것과는 달리 사부 방사조직은 만곡 또는 사행돼 있는 경우가 있다. 사부 방사조직의 폭은 처음에는 목부 방사조직의 폭과 동일하지만 형성층으로부터 바깥쪽을 향해 나감에 따라 접선방향으로 확대되는 경향이 있는데 특히 이태리포플러(Italian poplar, Populus euramerica na), 피나무, 튤립나무(yellow-poplar, Liriodendron tulipifera) 등처럼 횡단면에서 보았을 때 부채처럼 확장돼 있는 선형방사조직(扇形放射組織, dilated ray)도 있다(그림 1의 A와 C).

인피섬유
인피섬유는 구조적인 지지기능을 담당하게 되는 세포로써 길이가 길고 지름이 작으며 세포벽이 두껍고 고도로 목화돼 있는데 목재의 추재 가도관과 비슷한 모양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그림 1의 F). 사부를 구성하는 중요한 세포 가운데 하나가 인피섬유이지만 수종에 따라 존재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침엽수 중에서는 삼나무, 소나무, 은행나무, 주목, 편백 등을 제외한 수종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활엽수 중에서는 가래나무, 계수나무, 느릅나무, 밤나무, 버드나무, 일본목련, 자귀나무, 졸참나무, 피나무, 황철나무 등에 발달돼 있다. 특히, 닥나무(Broussonetia kazinoki), 삼지닥나무(Edzeworthia papyrifera) 등의 인피섬유는 한지의 원료로 귀중하게 쓰이고 있다.

후벽세포
후벽세포는 세포벽이 두껍고 모양도 불규칙한 경우가 많으며 고도로 목화돼 있는 세포인데 축방향유세포, 방사유세포 등이 재분화된 것으로써 집단을 이뤄 배열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모든 수종에 인피섬유가 반드시 발달돼 있는 것은 아니다. 침엽수 가운데 소나무속 수종에는 인피섬유와 후벽세포가 존재하지 않지만 일본잎갈나무, 미송 등의 후벽세포는 대개 길이가 긴 섬유상후벽세포(fiber-sclereid, sclerotic fiber)의 형상을 띠고 있다. 그리고 활엽수 가운데 섬유상후벽세포가 발달돼 있는 수종으로는 물푸레나무, 산벚나무, 칠엽수 등을 들 수 있다. 인피섬유나 후벽세포와 같은 강고세포(strengthening cell)로 구성돼 있는 수피부를 경수피(hard bark) 그리고 사세포, 사관요소, 축방향유세포, 방사유세포와 같은 강고세포 이외의 세포로 구성돼 있는 수피부를 연수피(soft bark)라고 한다(그림 1의 B). 대부분의 침엽수와 활엽수에 있어서는 접선상의 띠 모양으로 집합돼 있는 연수피와 경수피가 교호로 배열돼 있지만 느릅나무, 닥나무, 삼지닥나무 등처럼 단독 또는 작은 집단을 이뤄 산재돼 있는 경우도 있다.
<다음호에 계속됩니다.>
국민대학교 임산생명공학과 엄영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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