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간 목수일을 해온 최기영 대목장(大木長). 최기영 대목장은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74호 보유자로 부여 백제문화단지에서부터 경북 영주 부석사, 최근 복원된 숭례문의 자문위원 등 사찰공사와 문화재 공사에 주력해 왔다. 사람이 머무는 집은 흙과 목재, 돌, 한지같이 모두 자연의 재료를 사용해서 지어야 하고 그 재료들이 자연으로 되돌아갈 것을 생각해서 한옥을 지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기영 대목수를 만나 그의 50년 대목수 이야기를 들어본다.

금강송 대신 황장목 이라고 표현해야
최기영 대목장은 경기도 포천에서 제재소인 삼보특수목재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강원도산 황장목을 보유하고 있고 이 황장목을 이용해 한옥을 짓고 있다. 최기영 대목장은 OSB나 합판을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국산 황장목을 이용해 한옥을 짓고 있는데 본드가 들어간 합판이나 OSB를 이용해 집을 짓는 것은 한옥에 들어가 사는 사람의 건강에 좋지 않다고 했다.
“경량목구조는 북미의 집이 그대로 한국에 온 것입니다. 그렇다고 경량목구조가 좋지 않은 집이 아니에요. 미송이나 카송 이라고 하는 나무도 굉장히 좋은 나무고 또 올드그로스라고 하는 나무도 굉장히 좋은 나무죠. 경량목구조에 사용되기에 적합한 나무가 바로 미송 카송이에요. 그러나 경량목구조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재료가 OSB나 합판 같은 것인데, 이런것들에는 모두 본드가 들어가요. 물론 인체에 좋지 않은 본드를 사용하지는 않겠지만 이치적으로 볼 때 본드는 사람에게 해로워요. 그러나 한옥에는 돌이나 흙, 목재, 한지 모두 자연의 재료로 지어져요. 미송으로 짓는 경량목구조와 마찬가지로 한옥도 한옥에 적합한 나무가 있어요. 바로 황장목이죠. 황장목이라고 하는 나무는 굉장히 좋은 나무에요. 색이 여릿여릿하고 한국의 기후와 습도에 잘 맞는 목재에요. 이런 황장목으로 집을 지으니 얼마나 우리에게 좋겠어요. 물론 카송이나 외송으로도 한옥을 지을 수 있지만 황장목의 좋은 점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황장목을 이용해 한옥을 짓고 있어요”
최기영 대목장은 사람들이 최근 ‘금강송’ 이라고 표현하는 것에 대해 옳지 않은 표현이라고 했다. 그는 사람들이 금강송의 무분별한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금강송 대신에 황장목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황장목은 누럴 황, 길 장을 써서 황장목이라고 표현해야 맞는 표현”이라고 힘 줘 설명했다.

잘 건조되지 않은 목재로 집 짓지 말라
최 대목장은 한옥은 한국인의 정서가 그대로 들어간 집이므로 한옥이 한옥답게 지어지기 위해서는 목재의 섭리를 잘 알고 집을 짓는 일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집을 지을 때 사용하는 목재는 모두 건조를 충분히 해서 할렬이 가지 않고 오랫동안 구조재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목재를 제대로 건조하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인공건조를 해서 함수율을 떨어뜨리는 일도 좋지만 목재가 가장 최적으로 건조되려면 자연건조를 하는 것이 좋아요. 인위적으로 함수율을 떨어뜨리기 보다는 바람과 태양, 비를 맞고 그침에 따라 목재가 스스로 젖었다 건조됐다를 반복해야 목재도 오랫동안 기능을 잘 할 수 있어요. 간혹 사람들이 집을 짓는다고 해서 충분하게 건조되지 않은 목재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목재의 하자를 일으킬 뿐 아니라 그 재료로 집을 짓게 되면 모양만 한옥인 집이 될 수 밖에 없어요. 집을 짓는 사람의 정성은 단순히 집을 잘 올리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목재 건조 하나하나에도 정성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죠”
그는 한옥을 정성스럽게 짓지 않고 대충 짓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최근 신한옥, 개량 한옥, 단 몇일만에 지어지는 한옥들이 지어지고 있는데 이것들은 모두 한옥의 대중화를 위한 노력이기는 하지만 전통 한옥의 정신과 부합하는지 생각해야 할 때라고 했다.
“한옥이 좋은 집임을 아니까 나도 좀 지어볼까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러나 한옥은 정성이거든요. 목재 부재만 크게 했다고 해서, 아니면 기둥을 세우고 보를 올렸다고 해서 모두 한옥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평당 얼마에 집 짓기에 급급해서 ‘얼마얼마에 한옥을 지어주세요’라고 하면 어떻게 지어질지 뻔히 보이는데, 알고도 그렇게 지어달라는 사람이나 지어주는 사람이나 다 나쁜 사람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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