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피의 해부학적 특성 1

수피의 조직 구조

▲그림 1. 수피의 조직 구조
수피(bark)는 수간, 가지 및 뿌리에 있어 형성층의 바깥쪽에 존재하는 전체의 조직을 통틀어 일컬을 때 사용하는 용어인데 수종, 수령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략 원목의 5~30% 정도를 수피가 차지하게 된다.
대부분의 목본식물은 2종류의 2차분열조직을 지니고 있는데 그 하나는 형성층(cambium)이라고도 흔히 불리는 유관속형성층(vascular cambium)이고 다른 나머지 하나는 코르크형성층(phellogen, cork cambium)이다. 형성층은 목재와 수피 사이에 존재하는 분열조직으로써 안쪽으로는 2차목부(secondary xylem), 즉 목재를 그리고 바깥쪽으로는 2차사부(secondary phloem), 즉 수피를 생성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반면 코르크형성층은 수피 내부의 분열조직으로써 안쪽으로는 코르크피층(phelloderm) 그리고 바깥쪽으로는 코르크조직(phellem)을 생성하는 기능을 지니고 있는데 이처럼 코르크형성층, 코르크피층 및 코르크조직으로 이뤄진 것을 통틀어 주피(periderm)라고 부른다.

수피를 구성하는 조직은 시간의 경과에 따라 변화되는데 2차생장인 비대생장이 시작되는 매우 어린 줄기의 경우 수피는 바깥쪽으로부터 안쪽을 향해 정단분열조직(apical meri stem)에서 유래된 1차조직인 표피(epidermis), 피층(cortex), 1차사부(primary phloem)와 형성층에서 유래된 2차조직인 2차사부의 순서로 구성돼 있다. 일반적으로 표피 세포의 벽은 매우 두꺼우며 동시에 큐틴(cutin)으로 피복돼 있기 때문에 내부의 생활조직으로부터의 수분 손실과 외부로부터의 물리적 및 기계적인 상해를 방지할 수 있다. 그러나 표피는 기공(숨구멍, stomata)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내부의 생활조직과의 적당한 통기가 가능해지게 된다. 이와 같은 표피는 죽은 세포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수목의 비대생장에 따라 여러 곳에서 파괴돼 보호기능을 잃어버리게 된다. 이러한 보호층인 표피가 파괴되기 직전에 표피의 바로 밑에 존재하는 피층의 최외층 유세포가 일제히 접선분열을 일으켜 주피를 형성하게 되는데 이 주피는 수베린(suberin)으로 피복돼 있기 때문에 표피 대신 새로운 보호층 역할을 맡게 된다. 따라서 주피 역시 표피의 기공처럼 내부 생활조직과의 적당한 통기를 위해 세포간극이 풍부한 피목(lenticel)이라는 구조체가 발달돼 있는데 수피가 성숙해 감에 따라 서서히 불명확해지게 된다.

매년 이어지는 수목의 비대생장에 의해 이와 같이 형성된 주피가 파괴, 탈락되기 이전에 또 다른 새로운 주피들이 피층의 안쪽 부분 및 2차사부에서도 연속적으로 발달하게 되는데 이러한 주피의 형성과 탈락은 수목이 살아있는 동안 계속 반복적으로 일어나게 된다. 따라서 성숙한 수목의 수피에 있어서는 1차조직이 모두 탈락돼 존재하지 않게 된다.

새로운 주피의 발달은 밖을 향해 달리는 방사조직이 오래된 수피와 연결되는 것을 끊어놓아 양분물질이 공급되는 것을 차단하기 때문에 가장 안쪽에 발달되는 주피를 경계로 해 그 바깥쪽의 수피는 죽게 된다. 따라서 수피는 발생과 기능에 따라 외수피(outer bark, rhytidome)와 내수피(inner bark)로 구분된다. 외수피는 가장 안쪽의 주피를 경계로 해 그 바깥쪽 위치하는 것으로써 죽은 조직으로 이뤄져 있으며 수목을 보호해 주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각각의 주피는 일정 기간 동안만 보호기능을 담당하게 된다. 수목이 비대생장에 의해 몸집이 점점 커져감에 따라 새로운 주피가 그 안쪽에 생겨 기존의 주피가 지녔던 보호기능을 대신해 나가게 된다. 이렇게 연속적으로 발달되는 주피들이 외수피를 형성하게 된다. 새로운 코르크형성층은 내수피 내의 다양한 깊이 부위에서 발달되고 외수피는 가장 바깥쪽 주피를 경계로 해 차례로 탈락돼 나간다.

새로운 주피의 발달 형태에 따라 수종에 따른 특징적인 수피의 겉모습이 결정된다. 그리고 수목에 있어 수피(2차사부)가 목재(2차목부)보다 항상 얇은 이유는 형성층시원세포에서 유래된 1개의 목부모세포(xylem mother cell)로부터 4개의 목부 구성 세포가 생성되는 반면, 수피인 경우 형성층시원세포에서 유래된 1개의 사부모세포(phloem mother cell)로부터 2개의 사부 구성 세포가 생성될 뿐만 아니라 목화되지 않은 얇은 세포벽을 지니고 있는 내수피의 세포가 외수피로 변화되는 과정 동안 뭉개져 버리게 되며 또한 외수피가 주피를 경계로 해 일정 주기마다 바깥쪽부터 차례로 벗겨져 나가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그림 1).

<다음호에 계속됩니다.>
국민대학교 임산생명공학과 엄영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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