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목재신문 김수현 기자
산을 오르다보면 정상을 가기위해 갖가지 시련에 부딪힐 수 있다. 기상상태가 좋지않아 산에 오르기 어려운 날이 있을수도 있고, 체력이 부족해 등산도중 포기를 할 수도 있다. 어려움을 겪고 정상에 올라설수록 정상에서 느끼는 기쁨은 크다. 그간의 시련은 정상에서 느끼는 쾌감에 흔적조차 없이 사라진다.
우리산업은 최근 제재목의 품질표기라는 중도포기할 수 없는 7번째 산 초입에 와있다.

그동안 방부목, 펠렛, 목탄, 목초액, 합판까지 물론 쉽지만은 않았지만 품질표기 시기와 방법에 대해 업계와 정부간의 절충과정이 끝났음으로 이는 마치 등산을 끝냈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에겐 아직 넘어야할 산이 8개가 더 남아있다. 현재 PB·MDF의 품질표기 시행시기와 제재목의 품질표기 방법을 놓고 정부 관계기관과 산업계가 줄다리기 중이다.

품질표기 품목이 늘어나는 과정을 지켜보는 기자의 시선에서는 오히려 줄다리기라는 표현보다는 ‘또 한차례의 태풍이 업계에 들이닥쳤다’라는 표현이 더 알맞을지도 모르겠다. 태풍은 우리가 원한다고 피할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권익보호와 시장 활성화를 위해 시작된 품질표기이지만 그 시작에 있어서는 수차례의 선행사례처럼 늘 똑같았다.

정부와 관계기관에서는 “품질표기는 소비자에게 신뢰성 높은 제품으로 목재에 대한 인식을 제고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과 업계에서 주장하는 “정부에서 하란대로 품질표기하면 정녕 시장이 살아날 수 있느냐? 그렇지 않다면 이 불편한 과정을 왜 도입해야 하냐?”며 대립하기 일쑤였다.

품질표기에 앞서 업계와의 대립이 가장 치열했던 품목은 아마도 방부목과 합판이었을 것이다. 초창기 방부목 1개마다 품질표기를 해야한다는 말이 나왔을땐 이제는 말할 수 있지만 오히려 업체들이 모르쇠로 일관했었다. 때문에 정부기관에서는 더 애를 먹었을지도 모르겠다. 방부목의 품질표기를 업계가 수렴하는데까지는 약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합판의 경우 약 10개월이 걸렸다. 기간이 점차 짧아지고 있다. 제재목은 어쩌면 더 짧은 기간안에 줄다리기가 끝날지도 모르겠다.

제재목 역시 절충의 과정을 위해 공청회가 개최된다. 정부가 마련한 고시에 대해 수용할 수 없는 현실적 한계가 있다면 업계에서는 더 나은 방안을 산림청이나 관계기관에 제시해야만 서로 만족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1차원적으로 ‘어려워요. 불필요해요’라는 입장만으로는 결코 지금상태에서 더 나아질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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