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재산업은 40년 넘게 건설산업의 성장과 쇠퇴에 따라 동고동락해 왔다. 그동안 집은 살기 위한 주거공간을 넘어서 투자가치가 가장 큰 대상이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그러나 이제 집을 포함한 부동산의 거품이 꺼지고 투자매력은 고사하고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시점에서 집에 대한 개념이 송두리째 변하고 있다. 이제 주거 가치에 눈을 떠가고 있다. 집은 가족의 생활방식과 취미와 취향을 반영해 내 가족에게 집 자체가 긍정적인 영향과 만족감을 주는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주어진 집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는 변화가 시작됐다. 이 시점에서 목재산업에 중요한 것은 가장 친환경 요소를 가지고 있는 목재소재가 어떻게 제품화 돼야 하는가에 있다. 주거가치 개념으로 볼 때 목재제품은 더 고급스러워져야 하고 품질이나 성능면에서 소비자가 더 쉽게 인식할 수 있는 가시적 변화가 필요하다. 목재제품이 주거가치를 만족시키는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려면 친환경, 변형의 최소화, 다양한 디자인과 색이 소비자에게 충족돼야 한다. 최근 다양하게 개발되는 친환경 소재, 빈티지나 고재형태의 소재, 입체 질감을 갖는 소재, 다양한 색상을 연출하는 소재, 하이브리드 소재 등 내장과 외장에서 다양한 변화는 매우 고무적이다. 이런 변화는 목재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궁극적으로 기대할 수 있다.

목재제품의 품질은 개인이나 기업이 아무리 애를 쓴다 해도 주변환경이 그렇지 못하면 시도로 끝날 뿐이다. 지속되고 일관성 있으려면 관련된 법이 필요하고 그 법이 바로 ‘목재법’이다. 법은 만능은 아니지만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 지켜야 하는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다. 우리가 항상 말하는 ‘공정한 룰’이다. 지각있는 개인이나 회사는 ‘공정한 룰’이 없다고 한탄하며 우리는 언제나 변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회의 속에 지내왔다. 그러다 막상 목재법이 시행되니 눈앞의 불편함에 눈살을 찌푸린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이중성의 덫에 쉽게 빠져 버린다. 그럼에도 시대변화는 목재산업의 축을 필연적으로 변하게 한다. 주거공간의 만족도를 높이려는 주거자의 지속적인 노력은 SNS를 통해 매우 빨리 퍼져 나간다. 그래서 이런 변화에 맞는 목재제품의 개발은 더욱 더 중요해 지고 있다. 아파트의 리모델링, 새로 지어지는 단독주택, 상업공간의 인테리어, 심지어 한옥이나 연료까지 새로운 목재제품을 기대하고 있다.

목재제품 품질표시는 고시로 제정돼 시행되겠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이를 감시할 조직과 예산을 산림청이 대비하고 있느냐에 있다. 그러나 산림청의 조직은 아직도 변함이 없고 턱없이 부족한 지방청의 인력으로 늘어난 품질표시대상의무 목재제품들을 단속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목표다.

단속의 실효성에 문제가 제기되면 시장은 엄청난 혼란 속에 빠져들게 된다. 가격기준이 무너지고 불신의 골이 깊어져 공황상태까지 갈 수 있다. 산림청은 목재제품 품질단속의 실효성에 대해 고강도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그것은 조직과 예산의 확대라는 정책변화를 통해 가능할 것이다.

목재법에 의해 품질표시제가 정착되려면 산림청의 확고한 정책실행이 담보되어야 할 것이다. 산림청의 변화를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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