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 분야에서 목재는 사실상 데크나 파고라, 벤치와 같은 시설물에 국한돼 왔다. 조경 분야에서의 목재 사용량은 녹화나 가드닝 등 시민 개인의 문화적인 측면에서 바라볼 때 목재 사용량은 생각보다 적은 편이다.
시민들의 의식이 성장하면서 조경을 바라보는 시선이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조경을 대하는 시민들의 의식 성장을 가장 잘 보여주는 예가 바로 ‘녹화’ 분야다. 옥상녹화를 통해 기업문화를 이끌어 나가는가 하면, 가드닝을 통해 정원문화를 즐긴다. 이러한 면모는 문화적인 측면과도 연관이 있고, 성장 방향에 따라 목재업계와의 공생 및 발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는 경기농림진흥재단 녹화사업부 최연철 부장을 만나 녹화 분야 그리고 목재의 활용 방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녹화 분야에도 목재가 필요하다
경기농림진흥재단에서는 녹화사업을 통해 녹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도심생활권에 옥상정원, 벽면, 담장, 자투리 땅 등 생활 구석구석을 나무와 숲으로 가꾸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녹화사업부의 최연철 부장은 “실질적으로 녹화 분야에서 목재 사용량은 많지 않다”라며 “연구와 개발을 통해 많은 콘텐츠를 생산하고 접점들을 찾아낼 필요성이 있다”고 꼬집었다.
‘친환경’이라는 화두는 조경 업계에도 목재 업계에도 떼어놓을 수 없는 중요한 화두로 이는 시민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친환경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한 시민들은 녹화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 직접 아파트 베란다나 정원, 주택 옥상 등을 가꾸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목재를 활용하고 싶어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즉, ‘녹화’에 대한 관심이 국가에서 개인으로 확대됨에 따라 목재의 활용 빈도 또한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관심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녹화 분야에서의 목재 사용 빈도는 낮다.
이에 대해 최연철 부장은 한 유치원의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유치원의 정원을 가꾸던 당시 아이들을 위해 어떤 아이디어가 좋을지 고민하던 찰나, 목재를 통으로 잘라 벤치로 사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목재를 사용한 벤치를 정원에 두면 주위 환경과도 어울리면서 아이들이 올라타고 뛰어놀기에도 좋을 것이란 판단에서였고, 그 생각은 적중했다.
최연철 부장은 “녹화 분야에서 목재는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다. 굳이 ‘A는 무조건 A다’ 라는 사고방식이 아닌 ‘B도 C도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러한 생각들을 통해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고 발전적으로 사고해 조경과 접점이 될 만한 더 많은 움직임이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녹화, 시민들의 의식과 함께 성장한다
녹화가 새로운 문화의 하나로 자리잡을 수 있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최부장은 “최근의 조경업계 트렌드는 조경이나 녹화를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답했다.
과거의 녹화 사업이 눈에 보기 좋은 것들을 만들고 조성하는데 중점을 뒀다면, 최근에는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가꾸는 등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주를 이룬다. 경제적인 성장 등 시민들의 의식이 높아졌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최근에는 건물 옥상에 녹지를 조성해 휴식 공간을 만든다던지, 아파트 등 지역 주민 혹은 시민단체들이 협력해 거리에 화분을 내어놓는 등의 녹화가 이뤄지고 있다. 최연철 부장은 “100명을 놓고 본다면, 50명은 우리가 사는 집 주변, 동네 및 도시가 아름다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30명은 직접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에 교육을 받고 실습을 하면서 자신의 지혜와 지식, 기술을 스스로 강화한다. 나머지 20명은 자기가 알고 있는 재능 또는 역할을 사회에 나누고 싶다고 생각한다”며 시민들의 의식 또한 성장하고 있음을 전했다.
과거에 비해 한국은 눈부신 발전을 이뤄냈고 이제는 놓쳤던 것들에 대해 신경을 쓸 시기라고 했다. 최연철 부장은 “조경에서 놓치고 지나왔던 부분들이 있다. 국가 뿐만이 아니라 시민들의 참여로도 이러한 부분들을 챙길 수 있다”며 “그들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많지는 않지만 조그마한 화단부터 시작해 스스로 사회에 참여하려는 시도도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간 상생이 필요하다
녹화 분야에서의 목재 활용에 대해 묻자 최연철 부장은 “실제로 녹화사업을 진행해보니 목재와 접목할 수 있는 부분들이 기대 이하로 적었다. 접근 자체도 어렵더라”라며 “DIY와 녹화 분야의 접목, ‘목재 해설사’ 인력 개발, 목재 시설물 투어 등의 구체적인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앞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프라, 즉 수요다. 수요가 없는데 공급을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목재 체험 및 교육이 가능한 방안을 저변에 깔고 박람회나 투어, 녹화 분야에서 활용 가능한 제품개발 등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많은 논의와 고민들이 필요하겠지만 이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에 맞춰야 한다. 녹화 분야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목재 분야와 조경 업계의 적극적인 움직임을 통해 서로간의 상생을 위한 접점을 찾아내야 할 시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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