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물산 Ⅱ

효성제재소
1970년대, 인천의 도화동 거리를 가다보면 길 옆에 1000평가량의 작은 제재소에 ‘효성제재소’라는 간판이 걸려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 효성제재소가 효성물산 소속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그냥 이름이 효성이니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필자도 효성제재소가 효성물산 소속이라는 것을 한참 후에야 알았으니 말이다. 당시 효성제재소 공장장은 효성물산 소속 이기현 씨였다. 효성물산은 1976년부터 말레이시아에서 라왕 원목을 수입했다. 수입한 원목은 당시 원목 수입업체들이 그랬듯이 동화개발호에 저장했고, 저장된 원목은 그곳에서 원목으로 다른 제재소에 판매도 했으며, 효성제재소에서 제재도 했다. 효성제재소에서 제재한 라왕 제재목은 주로 일본으로 수출했고, 나머지는 국내 시장에 판매했다.

1976년, 종합무역상사 지정받음
1976년 4월 효성그룹(창업주 故조홍제 회장)은 효성물산 사장에 쌍용산업 사장인 이충선 씨를 영입했다. 이충선 사장의 영입은 효성물산이 종합상사로 발돋움하기 위한 조치로, 그해 8월 24일 종합무역상사(10607호)로 지정받았다. 1976년 상공부는 효성물산을 종합상사로 지정을 하면서 “효성물산은 1975년 8월 15일부터 1976년 8월 14일까지 1년간 수출실적이 지정요건인 1억 달러를 달성했고, 자본금이 25억8천만원으로 정부가 고시한 종합상사 지정요건을 모두 갖췄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효성물산은 삼성물산, 쌍용, 대우실업, 한일합섬, 국제화학, 고려무역에 이어 7번째로 종합무역상사가 됐다.

1978년, 유난히도 추웠던 겨울
1978년 12월에는 눈도 많이 왔고 매우 추운 날이 계속 됐다. 70년만에 처음 찾아왔다는 강추위가 계속됐다. 인천항도 70년만에 얼어붙었다는 뉴스가 보도됐었다. 인천항이 얼어붙은 것은 원목 하역작업에도 지장을 줬다. 인천항 앞바다가 얼어붙어 원목을 실은 배가 앵커리지(하역을 할 수 있는 장소)에 입항하지 못해 원목 하역작업이 전면 중단됐다. 뿐만 아니라 이미 수입해서 저장돼 있던 원목들도 동파가 났다. 효성물산도 동화개발호에 저장해 놓은 원목(주로 라왕 원목) 한배 물량(약 6000㎥)이 꽁꽁 얼어붙었다.
이듬해(1979년) 봄, 얼어붙었던 라왕 원목은 모두 터져 판매도 할 수 없었고 제재도 할 수 없었다. 버릴 수 밖에 없는 원목이 됐다. 이때 효성물산이 입은 손해액은 무척 컸다. 그 이후 효성물산은 남양재 원목수입을 더이상 하지 않았다.

1978년, 대성목재 인수
목재산업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는 효성물산(당시 오너 조홍제 회장, 효성물산 대표이사는 이충선 씨)은 1978년 7월 4일 날짜도 잊어버리지 않는다. 미국 독립기념일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조흥은행이 관리하고 있는 대성목재(합판회사)를 인수했다.
효성물산은 인수조건으로 당시 조흥은행이 소유하고 있는 대성목재 주식의 90%(54억원)를 매입하고 5년거치 5년 분할상환 하기로 조흥은행과 합의했다.
한편 인수와 동시에 20억원을 신규증자해서 자본금을 80억원으로 늘리기로 하고, 은행 빚 350억원은 7년 거치 8년 분할상환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효성물산은 조흥은행과 인수계약을 맺음과 동시에 신동아화재 소유주식 4억원과 국제약품 소유주식 2억원도 액면가액으로 인수하기로 했다.
천우사 전택보 회장 소유였던 대성목재는 1968년 정부의 부실기업정리 방침에 따라 조흥은행 관리업체로 넘어갔다가 1971년 신동아화재, 국제약품, 원풍실업 3개 회사가 공동으로 경영권을 인수해 운영했으나 주주간의 불화 등으로 경영난을 면치 못하고, 1977년 다시 조흥은행 관리업체로 넘어간 상태였다. 1977년 효성물산에 인수되기 전의 대성목재 합판 생산규모는 일일 생산 95,000매이며 부산의 동명목재에 이어 국내 랭킹 2위로서 수출 실적이 5100만 달러에 달했다. 당시 증권거래소에 의하면 대성목재는 합판, 포르말린, PB 제조판매업체로써 자본금이 60억원이었는데 효성이 대성목재를 100% 출자해써 인수했지만, 그 내막은 효성물산에서 48%인 28억8천만원, 동양나일론이 48%, 나머지 2%는 토프론에서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성목재 사장에 이용철 씨 선임
효성그룹(대표 조홍제)은 대성목재를 인수 한 후 1978년 7월 5일 이사회를 열고 대성목재의 신임사장에 동양폴리에스터 사장인 이용철(李龍哲) 씨를 선임했다. 또한 인천시 만석동에 위치한 대성목재 제1공장(대지 1만5천평, 합판 생산 일 4만매)을 인천시 월미도에 위치한 제2공장(대지 5만5천평, 합판 생산 일 5만5천매)으로 이전하기로 결정을 내리고 이에 필요한 자금 60억원을 금융지원해 줄 것을 조흥은행에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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