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재법’ 시행을 기점으로 목재산업은 제품 품질신뢰도를 획기적으로 올려야 한다. 이제부터 가격중심 시장을 지양하고 품질중심 시장을 열어야 한다. 품질중심 시장이 돼야 지속적인 소비가 이뤄지고 합리적인 기업경영을 할 수 있게 된다.

목재 제품의 품질은 등급과도 관련이 깊지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건조’다. 우리 주변에서 사용되는 목재 제품을 살펴보면 건조 불량으로 변형돼 원래의 기능을 하지 못하는 조경시설재, 외장재, 가구재, 데크재, 공예재, 건축부재 등을 쉽게 발견하게 된다. 건조변형으로 인한 할렬과 휨도 문제지만 쉽게 썩는 단점도 문제다. 건조불량으로 원래의 모습을 찾아 볼 수 없는 허접한 목재 제품은 목재의 지식이 없는 소비자에게는 ‘목재는 원래 저렇다’는 부정적 인식을 심어줄 수 있어 더 문제다.

건조불량 상태로 제품을 납품하는 관행을 바꿔야 할 때가 왔다. 목재 제품의 종류와 사용환경에 따른 적정 함수율을 법으로 명문화할 필요성이 있다.

장기수명이 요구되는 목제품은 반드시 건조하도록 해야 한다. 모두가 건조를 해서 납품하면 건조비용은 문제되지 않는다.

건조는 비용이 발생한다. 건조가 까다로운 적참나무와 같은 속(屬)은 건조비용이 많이 든다. 건조할 때 할렬이나 변형이 되기 쉬운 수종들은 건조시간이 길어져 비용이 증가한다. 일부 침엽수재들은 건조가 비교적 쉽고 기간도 짧다. 건조비용은 수종마다 차이가 있지만 목적하고자 하는 함수율까지 건조는 필수이며 아울러 건조로 발생하는 잔존 응력을 제거해 줘야 완벽한 건조라 할 수 있다. 이렇게 해 줘야 목재 제품의 기능과 수명을 보장할 수 있게 된다.

목재가 신뢰있는 소재가 되려면 반드시 건조공정을 거쳐야하고 완벽하게 건조됐다는 인증도 필요하다.
건조는 시간이 소요되고 비용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비용을 아끼려고 양심을 속이는 일들이 종종 있다. 건조불량으로 발생하는 제품의 수명 저하는 국가적으로 큰 낭비가 된다. 건조를 해서 제품의 수명을 다하게 하는 것이야 말로 가장 경제적인 목재 제품 소비라 할 수 있다.

해인사 팔만대장경과 봉정사 극락전에 사용된 목재가 7~8백년을 견뎌 온 점을 감안하면 목재의 수명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경이롭다. 우리가 견고하다고 믿고 있는 콘크리트 건축물은 100년을 버티지 못한다.

목재이용 선진국에 비교하면 우리의 목재 건조 인식은 매우 낮다. 건조하지 않은 목재로 건축하거나 가구를 만들거나 시설물을 제조하는 행위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낭비’로 인식해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대부분의 목재 가공 공장은 건조시설은 갖추고 제대로 된 소재를 공급해 줘야 한다. 정부도 건조미비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대처하기 위해서라도 법률을 강화하고 건조설비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신뢰있는 목재산업이 되기 위해서 목재건조는 필수불가결한 공정으로 인식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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