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재의 현미경적 구조 8

도관방사조직간벽공
도관을 구성하는 세포인 도관요소와 방사조직 구성 세포인 방사유세포 사이의 교분야에 발달되는 ‘도관방사조직간벽공’은 대개 벽공연이 좁고 벽공구가 넓은 계란형 내지 타원형을 띠는 경우가 많다. 그 종류로는 개벚지나무, 백호두나무, 신나무, 오리나무 등처럼 벽공연이 명확할 뿐만 아니라 크기와 형상 면에서도 도관상호간벽공과 유사한 것, 서어나무, 음나무, 황철나무 등처럼 벽공연이 좁거나 외관상 단벽공을 닮은 벽공이 원형 내지 각형을 띠고 있는 것, 노각나무, 일본목련 등처럼 벽공연이 좁거나 외관상 단벽공을 닮은 긴 타원형의 벽공이 수평으로 계단상 배열을 이루고 있는 것, 참나무속 등처럼 벽공연이 좁거나 외관상 단벽공을 닮은 긴 타원형의 벽공이 수직으로 책상(柵狀: 울타리같이 생긴 모양) 배열을 이루고 있는 것 등이 있다. 한편 버드나무, 사시나무 등의 도관방사조직간벽공처럼 도관요소와 방사조직의 상하 가장자리에 존재하는 직립세포 사이에서만 발달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러한 직립세포를 ‘접촉세포’로 불리고 있다.

나선비후
침엽수재의 가도관에서 발견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도관요소의 세포벽 안쪽 표면에 나선상이나 수평상의 줄무늬 모양으로 비후된 부분이 있는데 이를 ‘나선비후’라고 부른다. 단풍나무속, 벚나무속, 피나무속 등과 같은 산공재인 경우 연륜 전역에 걸쳐 도관요소에 나선비후가 발달되는 반면 느릅나무속, 다릅나무속, 아까시나무속, 팽나무속 등과 같은 환공재에서는 추재 소형 도관요소에만 나선비후가 발달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계수나무, 미국풍나무 등의 경우에는 도관요소 전체가 아니라 초리 부분에만 나선비후가 발달돼 있다. 한편, 가래나무속의 도관요소는 그물 모양의 비후부인 망상비후를 지니기도 한다.

타일로시스의 발달
일부 활엽수재의 경우 도관요소의 수분 통도기능이 쇠퇴해 감에 따라 인접한 축방향유세포 또는 방사유세포의 벽이 세포질과 함께 벽공을 통해 도관요소의 내강으로 침투해 팽윤된 돌출물인 타일로시스가 발달하게 된다. 도관요소 내강으로 침입한 후 타일로시스의 벽은 다층의 2차벽이 더욱 퇴적됨으로써 매우 두꺼운 벽을 지니는 후벽타일로시스로까지 발달되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타일로시스는 변재로부터 심재로의 이행 과정인 심재화에 따라 발달되기 때문에, 심재의 도관요소에서 주로 관찰되지만 기계적인 상해 또는 균 등의 감염에 의해 변재 내의 도관요소에서도 발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타일로시스는 밤나무, 아까시나무, 참죽나무 등처럼 포상이나 너도밤나무, 일본목련 등처럼 격벽상의 형상을 띠게 된다. 타일로시스는 도관을 부분적으로 또는 전체적으로 막아 버린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되는데, 타일로시스가 발달돼 있는 목재를 어떠한 용도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단점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장점이 될 수도 있다.
백참나무의 심재 도관에는 타일로시스가 발달돼 있으나 적참나무의 심재 도관에는 타일로시스가 거의 발달돼 있지 않기 때문에 액체 저장용 통으로 백참나무가 선호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도관이 꽉 막혀 있는 백참나무의 심재는 위스키 숙성용 통으로 많이 사용되는 반면, 그렇지 못한 적참나무 심재는 이런 용도로 사용할 수가 없다.
이러한 장점과는 대조적으로 타일로시스가 잘 발달돼 있는 목재는 건조하기가 곤란하며 또한 보존제나 치수안정제를 주입하기가 어려운 단점을 지니게 된다. 또한, 검 물질로 알려져 있는 유기물이 단풍나무속, 벚나무속 등과 같은 특정 활엽수재의 도관요소 등에 함유돼 있는데 이것이 세포벽의 미세한 통로를 막고 있기 때문에 목재 이용 측면에 있어 타일로시스와 비슷한 장단점을 보이게 된다.

<다음호에 계속됩니다.>
국민대학교 임산생명공학과 엄영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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