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한옥학교 한진 학장
▲목재 부재를 샌딩하고 있는 교육생
▲왕겨와 톱밥을 작은 망에 넣어 단열재로 사용
▲단골막이 착고 시공중
화천한옥학교(학장 한진)는 한옥을 짓고자 하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중목 구조 시공 교육을 하고 있다. 학교 설립 10년을 맞이한 화천한옥학교는 목수들을 양성해오며 한옥이 전국에 많이 시공돼 한옥이 후손에게 대대로 물려줄 가치를 가져 먼 후손으로부터 당당히 귀중한 유산으로 대우를 받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화천한옥학교 한진 학장을 만나 그가 말하는 한옥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한옥은 지어진다는 것만으로도 소중한 것
“후손에게 대대로 물려줄 수 있는 것, 한옥이 제일 적합하지 않겠어요?”
한옥은 사는 사람의 건강을 회복시켜 주고 그곳에 산다는 것만으로도 한국인의 정주함을 가장 잘 표현해 준다고 강조하는 한진 학장. 그가 처음에 한옥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한옥은 목수들만의 것이라는 생각이 강했다. 그는 이러한 인식을 깨고 일반인들도 한옥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옥 교육을 시작하게 됐다.
그는 한옥이란 사는 사람의 정신과 혼이 담겨져 있다고 했다. “한옥이라고 해서 옛것만을 강조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전통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되 변화될 부분이 있다면 현실에 적합하게 실용적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한옥은 후손에게 또 그 자손에게 대대손손 물려줄 수 있는 주택입니다. 우리가 민속촌을 가보거나 오래된 한옥에 들어가보면 편안한 느낌을 받잖아요. 기존의 콘크리트 주택은 깔끔하고 세련되기는 하지만 한옥이 주는 푸근함과는 다른 느낌이죠. 게다가 한옥은 자연과 잘 어울립니다. 한옥 주변으로 콘크리트 빌딩이나 상업용 건물이 있기보다는 대부분 자연과 풀이 있는 곳에 한옥이 배치됩니다. 한옥이 가치로운 이유는 풀이나 나무같은 주변이 그대로 존재한 상태에서 한옥이 한 채 놓여짐으로써 주변의 사물들이 함께 부각이 되거든요. 집이라고 하는 것은 풍경과 사물이 한데 조화롭게 어울려야 하고 바로 한옥은 이 조화로움을 가장 잘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단골벽을 막는 ‘단골막이 착고’
한진 학장은 단골막이 착고를 개발했다. 단골막이 착고는 서까래와 서까래 사이의 단골의 몰매 경사각에 알맞게 상부가 경사져 있고, 양측에는 서까래의 외주연에 자연스럽게 밀착되도록 서까래 결합봉이 형성돼 단골벽을 기밀하게 막을 수 있는 구조물이다. 단골막이 착고 중간 부분에는 진흙 반죽이 잘 부착되도록 결착돌기가 있어서 진흙 반죽으로 단골을 막는 시공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
한진 학장은 “실제 건축을 통해 한옥을 이해하고 그 방법을 터득해 가는 것이 가장 어렵고도 지난한 작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 채 한 채 지어가는 과정이 더해질수록 조심스럽고 더욱 무거운 책임감을 스스로 부여받게 되죠. 화천한옥학교는 한옥 교육기관으로서 전통 한옥의 방식 뿐 아니라 새롭게 개발한 건축 소재들과 기법을 결합해 한옥의 우수성과 현대의 생활방식을 수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한옥 단열재는 왕겨와 톱밥을 사용
한진 학장은 한옥의 단열재로 왕겨와 톱밥을 사용하고 있다. 왕겨는 쌀의 껍질을 말하는데 왕겨와 톱밥을 붉은색의 작은 망에 넣어 벽체와 벽체 사이에 조밀하게 채워줌으로써 한옥의 단열재로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방법은 한진 학장이 개발한 시공법으로써 단열재를 채워준 후 메쉬를 대 흙이나 황토로 마감을 하고 있다. 왕겨는 쥐의 꼬임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에 메쉬를 대줌으로써 쥐의 침투를 막고, 또 왕겨와 톱밥이 조밀하게 단열을 해줌으로써 냉난방 비용을 줄일 수도 있다.
한진 학장은 “치목과 조립의 기초적인 교육도 하고 있지만 한옥이 어떻게 지어지고 어떻게 지어져야만 하는가에 대한 심도깊은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옥이라는 것이 과거에는 흙으로 단열을 했었죠.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한옥을 짓는다고 한옥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스티로폴이나 우레탄을 한옥 단열재로 사용하거나 또 외부에는 스티로폴을 붙여서 흙이나 황토 미장을 하고 있어요. 그러나 스티로폴이나 우레탄 같은 인공적인 단열재를 붙여서 시공할 것이라면 한옥을 지을 필요가 없습니다. 한옥은 원래 자연의 재료로 짓는 집입니다. 돌이나 흙, 모래와 목재, 모두 숨을 쉬는 재료이고 이 재료들을 이용해서 지어지는 집이 한옥이에요. 한옥을 짓겠다는 열정은 좋지만 선무당이 사람 잡을 일을 만들지만 말고 한옥을 온전히 이해한 후 한옥을 지어줬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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