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종합목재Ⅴ

퇴출명령에 직원들 망연자실
경기도 용인시 남서면 북리에 자리잡고 있는 현대리바트 용인공장은 그동안 풍문으로 나돌던 퇴출설이 사실로 확인되자 공장전체가 먹구름으로 뒤덮혔다. 설비지원팀의 이종민 씨(당시 40세)는 “우리같은 노동자들이 하루 세끼 밥 먹고 자식들 건강히 자라는 것 말고는 무슨 꿈이 있겠느냐”며 “이런 작은 꿈마저 사라지게 됐다”고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같은 부서의 유영구 씨(당시 36세)는 “언론에서 퇴출설이 떠돌아도 모두 남의 일인 줄 알았는데 막상 이렇게 되고 보니 믿어지지 않는다”며 허탈해 했다.
공장 직원들의 걱정은 무엇보다도 재취직 전망이 거의 없다는 것이었다. 가구업계 전체가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는 형편이어서 일자리를 다시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기 때문이었다. 넋을 잃은 직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서로 위로하거나 울분을 토했고 허탈하고 침통한 마음에 긴 한숨만 지었다.

1998년 12월, 고려산업개발에 합병
현대그룹계열의 상장 건설업체인 고려산업개발은 퇴출기업으로 선정돼 있는 현대리바트를 1998년 12월 31일자로 흡수합병하기로 이사회에서 결의했다.
이로서 퇴출대상으로 선정된 현대리바트는 고려산업개발에 흡수합병 됐다. 고려산업개발이 현대리바트를 흡수합병한 이유는 현대계열사들의 손실을 줄이기 위함이었다. 정부방침대로 현대리바트가 퇴출되면 현대 리바트가 발행한 사모전환 사채는 휴지조각으로 변해 이를 인수했던 현대그룹 계열사들은 전부 투자손실을 볼 처지였기 때문이었다.
1998년 중 현대리바트가 발행한 500억원대의 사모전환사채 중 현대자동차가 100억원대를 인수했고, 현대미포조선, 현대석유화학, 현대상선, 현대산업개발, 현대종합상사, 현대정유 등 9개사가 1998년 3월 전환가격 5,000원에 인수했다. 당시 자본금 478억원에 자본잠식규모 399억원에 달하는 현대리바트와 고려산업개발 합병 비율은 10:1로 합병됐다. 현대리바트 주식 10주를 가지고 있는 기존 지주들은 합병신주 1주를 받게 되는 것이다. 전환 사채분도 주식으로 전환하면 합병 비율만큼 감자가 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전환가가 41,000원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전환가능성이 거의 없는 전환사채를 만기까지 가지고 간다면 원금 500억원과 해당이자만큼을 현대계열사들이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1999년 6월, 사원지주회사로 독립
1999년 6월 고려산업개발(대표 김주용)이 두산산업개발에 합병되면서 현대리바트를 MBO(Management Buy Out, 영업권과 자산양도)방식으로 분사하기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1998년 12월 31일 고려산업개발에 흡수합병됐던 현대리바트는 종업원 지주회사 형태로 분리독립됐다.
기업퇴출 명령 후 고려산업개발에 흡수합병된지 6개월만의 일이었다. 당시 현대리바트 자본금은 40억원으로 종업원이 22억원(55%)을 출자했다. 고려산업개발은 15% 지분만 참여했다. 분사된 현대리바트 대표이사는 변태성 사업본부장이 맡았다. 그리고 회사이름도 ‘주식회사 리바트’로 개명했다. ‘현대’란 이름을 삭제한 것이다. 현대와 독립해서 자주적으로 발전해 나가겠다는 의지의 표시였다.
그러나 고려산업개발은 (주)리바트의 조기 독립을 위해 공장설비 등 자산을 3년간 임대해주기로 했고,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을 189억원에 양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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