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림목재 Ⅵ
● 1997년, PNG산 원목 직접 수입
영림목재는 1997년부터 파푸아뉴기니산 원목을 직접 수입하기 시작했다. 당시 필자 회사((주)코마)의 김뭉익 부장과 영림목재 진영완 과장은 인천고등학교 선후배였는데, 진 과장은 선배인 김풍익 부장에게 파푸아뉴기니의 거래처라든가 검목하는 방법 등을 자세히 알아본 뒤, 파푸아뉴기니산 원목을 직접 수입했다. 영림목재는 PNG산 원목을 직접 수입해서 타운(Taun), 부켈라(Buckela), 펜실시다(Pencilcedar)와 같은 특수목은 공장에서 자체 사용하고 그 외 터미날리아, 워터검 같은 믹스수종은 시중에 판매를 했다.

● 1997년 IMF, 영림목재도 흔들
영림목재 이경호 회장(1950년생, 현 63세)의 집무실 안쪽에는 조그마한 액자가 걸려있다. 액자에는 이 회사의 어려웠던 과거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1997년 12월 3일,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로 들어갔을 때 우리 회사에는 어떤 일이 생겼나’란 제목 밑으로 당시의 상황을 엿볼 수 있는 문건과 이 회장이 당시 직접 써 놓은 메모가 정리돼있다. 거래업체의 부도로 받을 어음이 부도가 난 일부터 수출입은행의 도움을 받은 일, 그리고 미국에서 수입해 온 나무를 동남아시아에 다시 수출한 일 등이 있었다. 이경호 회장은 ‘기업의 규모나 매출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진리를 회사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느꼈습니다. 그래서 뼈아픈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가끔 액자를 보며 자신을 채찍질하고 있죠’라고 당시를 회고했다.
1997년 12월 3일, 외환위기는 영림목재를 단숨에 곤경에 빠뜨렸다. 200억원에 이르던 매출은 절반으로 뚝 떨어졌고, 거래처도 3분의 2로 줄었다. 게다가 15억원 상당의 부도도 맞았다. 환율급등으로 원목 수입 결제대금은 거의 2배 이상으로 올랐다. 당시 상황을 이경호 회장은 다음과 같이 회상한다. ‘당시에는 매일같이 최소한 수만불씩 갚아야 했는데 12월 중순경 어느날은 20만불이 돌아왔죠. 시간대별로 환율이 변하기 때문에 경리부 직원이 은행에 나가 수시로 체크해 결제여부를 결정해줬는데 그 다음날 보니 20만불의 환율차이가 한화로 2천만이나 되더군요. 당시 1불당 1900원 사이를 오락가락했는데 시간차이로 20만불을 갚는데 그 차이가 2천만이나 된거죠.’ 이러한 상황속에서 주변에서는 회사문을 하루라도 빨리 닫는게 낫다고 충고를 하기도 했다. ‘가족들이 집밖으로 쫓겨나게 해서는 안된다’라는 그 나름대로의 고언이었다. 그러나 당시 이경호 사장은 창고 내에 산적해 있는 거의 200만불에 이르는 특수목들과 야적장에 쌓여있는 원목 등의 재고가 영림목재를 수렁에서 건져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선 급한대로 연안부두에 있는 2000평짜리 창고를 매각했다. 그리고 IMF 이전에 거래가 있었던 콜트악기 박영호 회장에게 급한 부탁을 했다. 영림목재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악기용 원목 중 최상급만 골라서 20% 싼값에 팔겠으니 사달라고 사정을 했다. 뜻 밖에도 박영호 회장은 선뜻 3억원 어치를 현금으로 사줬다.

● 1998년 3월 PNG산 원목 수입재개
예상보다 빨리 IMF위기는 안정돼갔다. 1998년 2/4분기에 들어서면서 환율도 안정되고 목재 경기도 다시 회복하기 시작했다. 1900원까지 치솟았던 환율이 다시 850원대로 낮아졌다. 당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파푸아뉴기니 등도 외환위기여파로 경기가 불안정했다. 일본, 한국 등의 원목 수입 중단으로 원목이 잘 팔리지 않자 IMF 이전에 영림목재와 거래를 했던 파푸아뉴기니의 원목수출회사에서 20% 저렴한 가격에 최고 상품만을 골라서 줄테니 원목을 사달라고 연락이 왔다. 이경호 사장은 곧바로 경기은행의 국제영업부에 이러한 사정을 설명하고 신용장을 열어줄 것을 부탁했다. 그 뒤 곧바로 검척직원인 진영완 과장을 파푸아뉴기니로 보내 원목 5000㎥(30만달러어치)를 수입했다.

● 1999년, 창립 30주년 조촐한 기념행사
당시 영림목재의 창립일은 1969년 12월로 돼있었다(현재는 10월 16일을 창립기념일로 하고 있다). 1999년 연말에 회사 창립 30주년을 맞아 인천상공회의소 회의실을 빌려 내부직원들끼리 기념행사를 가졌다. 당시 주거래은행인 한국장기신용은행의 오세종 행장이 참석하여 영림목재 임직원들의 노고를 격려해주고 성공적인 앞날이 있기를 기원해줬다.

참고: <영림목재, 마흔 나이테>
다음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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