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목재신문 김수현 기자
‘현재 국내에서 개최되는 건축산업 관련 박람회는 몇개일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건축산업박람회는 무엇일까?’ 이 질문에 쉽게 대답하는 이 들이 몇 명이나 있을까?

현재 국내에서 개최되는 건축(하우징)산업박람회가 10개에 도달해가고 있다.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건축산업박람회의 종류와 횟수로 인해 점차 목재산업 관계자들은 박람회 참가를 꺼려하고 있다. 박람회를 주최하거나 주관하는 업체들은 “목재업계는 박람회에 대해 인식이 너무 부족해”라며 단정 짓지만, 목재업계가 이렇게 박람회를 점차 등지는 양상은 다 이유가 있었다.

물론 산업이 성장하려면 박람회를 통해 신제품을 홍보하고 기업의 가치를 상승시킬 필요가 있지만 건축박람회의 수가 미련한 곰이 살찌듯 많아져버렸으니 업체들은 어떤 박람회를 참가해야할지, 언제 개최되는 박람회를 참가해야할지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과거 박람회에 참가한 경험이 있는 업체는 특히 같은 기간에 다른 두 지역(서울, 일산)에서 개최되다보니 어느 곳을 참가해야할지 고민을 한 경험들이 많았고, 실제로 박람회에 참가하는 업체들은 ‘반쪽짜리 박람회’에 참여한 꼴이 되버린다. 부지런한 박람객들이 서울과 일산의 박람회를 모두 가준다면 박람회 참가자 입장에서는 고맙겠지만 과연 그런 부지런한 박람객은 몇이나 될까?

참가 업체들은 부스비용, 부스설치비, 팜플렛 제작비용, 샘플 제작 및 설치, 인건비 등 적게는 오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까지 공을 들여가며 참가한다. 일부 우량기업에서는 일년에 3~4개의 건축박람회에 참가하고는 있지만 박람회 참가에 소요되는 비용절감을 위해 매번 동일한 제품과 동일한 컨셉으로 참가하기도 한다.

박람회란 것이 산업의 성장을 위한 업체간의 거래량을 향상시키고 신제품 및 기술을 선보이는 장소여야 하는데, 점차 국내 건축박람회는 시장통 거리를 형성해 나가는 것 역시 부정할 수 없다. 이곳저곳에서 몇천원짜리 제품을 흥정하는 모습은 쉽게 눈에 띄지만 실제 업무 계약을 위한 상담 공간은 찾기도 어려울 뿐더러 대화를 나누기에 주변은 너무 시끌벅적하다. 조용한 곳을 찾아보면 해외참가 업체들의 부스가 한 코너에 얌전히 모여있다. 이상하리만큼 해외참가업체 부스는 조용한 편이다.

박람회 문화가 발달한 일본의 경우 부스내에 전시코너와 별도의 내측에 상담코너를 마련한 업체가 대다수이며 박람회장 곳곳에 업무체결을 위한 상담코너가 마련돼 있다. 미국의 경우 2년에 한 번 열리는 건축산업박람회를 보기 위해 전세계에서 바이어들이 부랴부랴 짐을 꾸려 움직인다.

하루아침에 국내 박람회에서 앞선 설명한 해외사례들이 정착되긴 쉽지 않겠지만, 지금처럼 특색없이 형식만 갖춘 박람회라면 참가업체들이 외면할 것이고, 산업이 외면하는 박람회가 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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