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부목의 표시의무 위반 단속이 진행되자 여기저기에서 크고 작은 파장이 일고 있다. 일부 방부처리업체에서 인사이징 안한 SPF그룹의 방부가공 주문에 응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에 빠졌고, 유통업체에서는 기존 SPF그룹 방부재고량이 많아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닌 상황에 놓여 있다. 품질표시방법도 애로사항이 나타나고 있다. 방부목 마구리면에 개별로 품질표시를 하고자 해도 스탬프가 용이치 않거나 종이 스티커의 인쇄가 빗물에 흐릿해지거나 떨어지는 등의 문제점도 대두되고 있다. 한편 일부 생산업자와 유통업자는 버티면서 눈치를 보자는 분위기도 만만찮다. 일부 업계에서는 준비가 덜 됐는데 정책이 너무 앞서간다는 푸념을 쏟아내고 있다.

작금의 상황에 대해 우리는 냉정하게 판단하고 대처할 필요가 있다. 살펴보면 품질표시는 시대적 요청이요,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유일한 해결책이며 유통질서의 핵심사안이다. 이 유통질서의 확립을 통해서 우리는 업계의 긍정적 발전과 이익을 공유할 수 있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품질표시와 품질인증은 반드시 필요하며 우리 목재산업도 이런 과정을 통해서 선진화 되자는 것이 요체이다.

방부목의 경우도 방부수명을 신뢰할 수 있도록 표시하고 인증하자는 내용인데 오랜 관습으로 시장에서 이를 받아들이는 데 매우 수동적이어서 문제다. 방부약제의 문제도 신뢰할 만한 근거를 마련해서 검사하고 인증해서 문제없도록 약제유통과 사용을 하자는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당장의 매출감소의 문제가 항상 걸림돌이 된다. 외면할 수 없는 현실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이를 해결하는 유일한 길은 모든 업체가 동참해서 분명하고 확실하게 불량제품과 품질표시 되지 않는 제품을 하루빨리 시장에서 사라지게 하는 것뿐이다. 지금부터라도 인사이징 하지 않는 SPF그룹을 방부공장에 주문하는 일은 당장 멈춰야 한다. 이미 만들어진 SPF그룹 방부목은 업계의 책임으로 해결돼야 한다. “H3등급으로 사용해선 안됩니다. 그렇게 알고 사시면 적정가격에 드립니다”라고 처리할 방법 외에 다른 수단이 없다. 업계는 좀 더 유예기간을 달라고 요구하지만 업계의 미온적 대처가 낳은 결과로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방부업계는 이미 SPF방부목이 방부효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일하기 쉽고 색상도 만족하고 가격도 저렴해 계속 찾는다는 등의 이유들로 SPF그룹 방부목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목재산업의 발전은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품질표시 제도 정착에는 아픔이 따르기 마련이다. 고통의 과정없이 진전을 기대할 수 없다. 현실적인 문제는 과감하게 결단하고 다음 대안을 찾아 긍정적인 변화의 의지를 보여야 한다. 그렇게 해서 쌓은 신뢰는 모두에게 이익을 줄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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