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펠레코리아 박영규 이사
우리나라 속담에 ‘싼 게 비지떡’이란 말이 있다. 값싼 제품은 그만큼 품질도 나쁘게 마련이라는 뜻으로 쓰는 말이라는 것쯤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더 싼 것만을 찾는 것이 소비자의 심리다.

‘싸고 좋은 제품이란 말’은 제조를 아는 사람이라면 넌센스라고 당장 외칠 것이다. 품질을 좋게 하기 위해서는 원료의 선택에서부터 제조기술과 생산공정까지 엄격한 품질관리를 거쳐야만 가능하다. 그만큼 더 많은 정성이 쏟아져야 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가격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유사한 제품과의 상대비교가 아닌 그 제품 자체의 가치(기술, 디자인, 기능, 용도, 내구성, 품질 등) 속성을 기준으로 적절한 가격인가 아닌가 하는 것이 평가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다.

작지만 중요한 것을 간과(看過)하고 품질 나쁜 부품을 사용하다가 엄청난 위험과 피해를 입었던 사건들은 우리 주변에도 흔히 있다. 1,520명이 수장(水葬)된 타이타닉호 참사(慘事)의 원인도 성분불량인 리벳이 그 원인이었고, 우주왕복선 챌린저호가 발사된 지 75초 만에 공중폭발로 사라진 것도 작은 O-Ring의 불량이 그 원인이었다고 한다.

우리가 흔히 하찮게 여기는 작은 나사못 하나도 자세히 살펴보면, 엄청난 노하우와 기술이 담겨져 있다. 나사산의 높이와 각도, 나사머리의 구조, 금속의 성분 등… 비슷해 보이다 보니 별 생각 없이 싼 것을 찾는다. 나중에 발생하는 A/S문제는 당장 손해가 아니라는 판단이다. 유사모조상품도 문제다. 겉으로는 그럴싸하게 비슷해 보이지만, 오리지널이 갖고 있는 기술과 노하우는 쉽게 복사하지 못한다. 결국 싼 만큼 싼 값을 치르게 된다. 그 피해는 오롯이 소비자가 떠안게 된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물론이고 건설사와 가구제조사의 입장에서도 나중에 하자보수가 적게 발생해야 이익을 보전할 수 있다.

해외 가구전시회를 살펴보면 다양한 기능의 가구들이 매년 쏟아져 나온다. 요즘은 가구의 기능이 깜짝 놀랄 정도로 경쟁적이다. 결국 하드웨어의 전쟁이다. 기능적인 하드웨어들은 가격이 비쌀 것이다. 그러나 엄정하게 계산을 해 보면 전체 가격에서 그리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오히려 가구의 가치를 올려 소비자를 만족시키고 좋은 가격에 많은 판매를 할 수 있게 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마감이나 장식부분도 중요하겠지만, 숨어서 큰 일을 하는 하드웨어는 더더욱 중요한 것이다. 가격 때문에 섣불리 품질 나쁜 싼 하드웨어를 사용할 일이 아니다. 하드웨어가 고장 나면 A/S비용이 많이 드는 것은 물론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잃게 될 것이니까…

“싼 맛의 달콤함은 금방 잊혀지나 그 저질(低質)의 쓴 맛은 오래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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