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에서 목제품에 관련된 크고 작은 하자 분쟁은 끊이지 않고 발생합니다. 목재 전문가조차도 하자의 원인을 밝혀내기 어려운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목재 자체가 복잡한 유기체이고 하자에 영향을 주는 인자가 여럿이고 시간의 경과에 따라서 하자의 원인이 희석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목재는 균일한 물질이 아닌 복합물질로 돼 있고 방향성(횡, 방사, 접선)을 가지고 있어 수분의 침투나 이탈로 나타나는 영향이 방향마다 다르고 강도적 성질과 열적 성질 등등도 달라지는 복잡한 재료입니다. 또 수종마다 다르고 같은 수종에서도 산지에 따라 다르고 수령에 따라서도 달라지는 등 목재는 매우 복잡한 재료임은 분명합니다. 마치 사람의 생김새와 성격의 차이가 있는 것처럼 유사합니다. 전체적 한계는 있지만 부분적으로는 차이가 많이 존재하는 재료라 볼 수 있습니다. 본 ‘목재과학 카페’에서는 목재가 가지고 있는 성질을 잘 이해해서 제품생산과 유통 그리고 시공 및 관리상의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또한 시중에서 막연히 알고 있거나 잘 못 알려진 상식을 바로 잡는데 조그마한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그림은 목재공학개론(184p) 및 목재역학(15p)의 것을 사용.
수분이 목제품에 미치는 영향
■목재의 수분
물을 밀어내는 소재는 ‘소수성을 띤다’하고 물에 젖는 소재는 ‘친수성’이라고 합니다. 플라스틱은 소수성이고 목재는 친수성입니다. 목재는 수분의 증감에 의해 수축이나 팽윤을 하는 전형적인 친수성 재료입니다. 목재를 구성하고 있는 성분 중에 물분자와 수소결합을 하는 수산기(-OH)가 있어 그렇습니다.

수분은 목제품에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때로는 심각한 영향을 미칩니다. 과도한 수분 침입으로 실내경기장의 스포츠용 마루가 1m 이상 솟아올라 파도가 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또 과도한 수분이탈로 손가락이 들락거릴 정도로 마루 사이의 간격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심지어는 마루가 늘어나 약한 벽을 무너뜨리기도 합니다. 애써 만든 조각품이 갈라져 낭패를 보기도하고 정교하게 만든 가구가 휘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큰 바위를 쪼갤 때 바위에 구멍을 내고 목재를 그 안에 채워서 물을 부어주면 목재가 부풀어 오르는 힘으로 큰 바위를 둘로 나누기도 했습니다. 수축과 팽창에 관련된 힘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우리는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지 목재와 수분의 관계를 알아야 하고 이방성(방향에 따라 물리기계적 성질이 달라지는 특성)에 대한 이해도 필요합니다.

■수축과 팽윤
나무가 벌채돼 각재나 판재로 제재되면 마르기 시작합니다. 벌채되기 전 통나무의 함수율은 30~200%에 달합니다. 침엽수의 변재의 함수율은 심재보다 3~4배 정도 크지만 활엽수의 경우 차이가 작습니다. 목재에서 수분이 빠져나간다 해서 무조건 수축이 일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일정 함수율 이하로 내려가야 목재가 수축하기 시작합니다.

목재세포는 베틀의 실북처럼 생긴 세포들로 주로 구성되어 있는 데 마치 파이프처럼 속이 비어있는 구조를 하고 있습니다. 목재 세포는 세포벽의 섬유소(셀룰로오스)와 다분자 층(섬유소-물분자-물분자-물분자-섬유소)을 이루면서 결합된 물(결합수)과 내포내강에 결합되지 않은 물(자유수)가 존재합니다. 수축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세포내강의 자유수가 사라지고 세포벽 내에 결합돼 있는 물이 빠져나와야 됩니다. 수축과 팽윤이 발생해도 세포내강의 사이즈변화는 거의 없고 세포벽의 두께가 줄었다 늘었다 합니다. 세포내강에 물이 존재하지 않고 세포벽에만 물이 포화돼 있는 상태를 섬유포화점(Fiber Saturation Point)이라 합니다.

즉, 섬유포화점(FSP)을 넘으면 자유수가 존재하고 섬유포화점 이하로 내려가면 결합수가 빠져 나오면서 수축을 하게 됩니다. 통상적으로 섬유포화점이 되는 함수율 28%를 전후에서 수분을 잃으면 수축을 일으킵니다. 섬유포화점보다 낮은 함수율에서 28%가 되는 지점까지 수분이 증가하면 팽윤하게 됩니다. 수종마다 섬유포화점이 다릅니다. 티크는 18%, 로즈우드는 15%, 서부적삼목은 18%로 낮습니다.

목제품이 통상 주변의 온도와 습도에 적응되어 변화가 매우 적은 평형상태에 이르면 평형함수율(EMC, Equilibrium Moisture Content)에 다다랐다라고 하는 데 대략 13~15% 전후 정도입니다. 건조한 기후를 갖는 나라는 10~12% 전후, 습한 나라의 경우 15~17% 전후가 됩니다. 어떤 목제품을 생산하더라도 사용될 나라나 지역적 기후 특성을 고려해야 치수적으로 가장 안정된 목제품을 만들게 됩니다. 이는 수출과 수입에서도 적용됩니다. 그러나 이런 부분도 목제품이 놓아지는 환경을 좀 더 면밀하게 체크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공항, 박물관, 가정집 등 공기 중의 습도와 온도조건이 다른 경우가 있으니 반드시 참고해야 합니다. 실내도 계절에 따라서 상대습도와 온도가 변하기 때문에 목제품의 치수변동이 발생합니다. 이러한 습도와 온도 변화에 완벽히 적응하는 목제품을 찾는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대부분의 목제품은 도장 또는 랩핑이나 오일처리를 통해서 수분의 과도한 유입을 막아주기 때문에 크게 염려할 수준은 아닙니다.

실내의 목제품은 시간이 지나면 수분에 덜 민감해 지게 됩니다. 목재의 수분은 많아질수록 강도적 성질은 약해집니다. 통상 많이 마르면 더 강해집니다. 목재의 강도는 수분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목제품에 사용된 수종의 강도가 절대적 기준이 아니며 수분의 양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다음호에 연재됩니다>
한국목재신문 발행인 농학박사 윤 형 운

저작권자 © 한국목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