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산림과학원에서 열린 품질관리제에 대한 설명회를 통해 방부목 H1, H2 등급을 삭제한다는 방침이 발표된 바 있다. H1, H2 등급이 불량방부목의 주범이 되므로 아예 등급을 없애는 것이 관리적인 차원에서 바람직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대한 반대여론도 상당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 10월1일 본격시행을 앞두고 돌연 H1, H2 등급이 그대로 존속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산림청에서는 ‘애초에 고시 개정이 없었으니 기존 고시대로 가는 것 뿐’이라는 답변이다. 이에 대해 업계는 어떤 생각들을 가지고 있을까?

캐나다우드 정태욱 소장

H1, H2등급을 삭제하지 말자는 것은 불량방부목을 퇴치하지 말자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 환경에 맞게 관리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불량방부목 문제는 등급에 맞게 방부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가 아니라, 적절하게 방부된 방부목을 현장에서 잘못 시공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그러므로 현장에서의 관리감독이 있지 않으면 소용이 없는 거다. 그런데 관리감독이 어렵다고 아예 등급을 삭제한다는 것은 애초에 말이 안되는 거였다. 이제라도 본래 고시대로 H1, H2 등급을 존치시킨다니 다행이다. 그러나 현행 등급 기준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해외의 사례들을 살펴보고 국내 실정에 맞는 기준의 개발이 시급하다.

중동 김태인 대표

처음 산림과학원에서 H1, H2 등급을 삭제한다고 했을 때 나도 반대를 했었다. 그러나 불량방부목 문제가 H2가 무분별하게 잘못 쓰이는 데에서 주로 발생했기 때문에 그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H1, H2 등급을 삭제하면 완전히 정리가 될 것이라고, 산과원에서 업계의 이해를 구했었고, 다소 무리수가 되더라도 우선 불량 방부목 문제부터 해결하고 그 후에 보완을 하자고 의견 합치가 된 부분이었다.

헌데 시행 직전에 와서 갑자기 H1, H2 등급을 살려둔다니 허탈하다. 세간의 얘기대로 산림청이 수입방부목업체나 캐나다공사 등 여러 민원 때문에 뒤로 물러앉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등급에 맞게 제대로 시공이 됐는지 현장단속을 할 수 있는 여건도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H1, H2를 존치시켰으니 불량 방부목 문제가 여전히 반복될까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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