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은 이미 공룡이 됐다. 보잘 것 없고 매우 작은 정부조직처럼 보이지만 그들이 하는 일은 상상 이상이다. 작은 조직이라 무시해선 안 된다.
산림청은 산림환경보호, 산불방지, 조림 및 육림, 등산, 휴양, 산림문화, 산림교육, 숲가꾸기, 산나물재배, 산양삼, 해외조림, 백두대간, 목재이용, 산림병해충, 도시숲, 국유림관리 등의 많은 산림정책을 만들어 낸다. 산림청은 정책개발의 달인 집단이다. 그런데 일에 일을 만들다 보니 한 발짝도 쉽게 못 움직이는 ‘살찐 공룡’이 됐다.
‘살찐 공룡’은 목재산업을 본체만체 한다. 목재업계는 산림청이 목재산업정책을 마지못해 하는 시늉만 낸다고 강도 높게 비판한다. 조림-육림-생산-가공-재조림으로 이뤄지는 순환이용사이클의 중요성을 말로만 외치고 정작 그들은 생산-가공에 눈을 돌리지 않고 있다. 심각한 직무유기다. 수종갱신 한다고 개벌해서 싼 값으로 펄프공장, 보드공장 원료로 주면 큰 일 한 것으로 안다. 그 때문에 소외된 목재업계는 눈물겨운 생존의 몸부림을 치고 있는 데도 말이다.
더 심각한 것은 30조가 넘는 목재산업이 백억 원도 안 되는 산양삼보다 못하는 대접을 받고 있는 것이다. 목재산업보다 산양삼이 중요한 이유를 산림청장은 명쾌하게 설명해 줘야 한다. 산양삼에 쏟은 인력과 예산이 목재산업보다 더 커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 줘야 한다. 국민의 세금이 올바르게 쓰인 것이라고 증명해 보여야 한다.
산양삼에는 생산이력제를 실시하고 품질인증관리제도를 도입하고 연구용역을 주는 등 아주 발 빠르게 대처해 주고 목제품 인증에 관련된 내용은 빈약하기 짝이 없는 이유를 설명해 주길 바란다. 전국 산에 삼양삼을 심어 나무도 못 베게 할 셈인가? 산양삼으로 임업부국을 만들 셈인가?
아울러 최근 국립산림과학원의 부분법인화 일환으로 ‘한국임업진흥원’을 설립해 인증관련 업무도 한다고 들려온다. 이 진흥원에도 목재제품관련인증 비중은 빈약하기 짝이 없다 한다. 누가 ‘목재산업진흥’을 하라 했지 산양삼이나 인증하는 업무를 위해 ‘한국임업진흥원’을 세우라 했는가? 우리는 임업을 하라 했지 농업을 하라 하지 않았다. 산양삼을 키우느니 차라리 멧돼지를 키운다고 하는 게 더 낫겠다. 이는 축산이라 좀 쑥스러운가? 
매년 수백만 입방미터씩 벌채돼 나오는 국산재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목제품의 인증만큼 중요한 사안도 없다. 계속 정신 못 차리면 오물을 뒤집어쓰거나 돌팔매질 당할 수도 있다. 산림청장은 산양삼보다 못한 목재정책을 지속하려면 대학으로 돌아가는 게 나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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